인용시
정권교체론 프레임 탄력
‘文 대세론’ 확산 전망
제3지대 결집 움직임 ‘변수’
기각시
바른정당 등 야권 ‘역풍’
거센 반발에 혼란 장기화
대통령 하야 선택 가능성도
◇인용시 : 조기 대선 국면 돌입…‘정권교체’ 프레임 탄력 받을 듯
헌재가 탄핵 인용 판결을 내릴 경우 정국은 곧바로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다. 촛불이 만든 ‘정권교체’ 프레임이 탄력을 받으며 더불어민주당의 독주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론분열을 막기 위한 재판관 만장일치 인용 판결’이 현실화할 경우 ‘민주당 독주’ 구도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 당사자이자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만큼 집권여당인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앞선 가운데,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지율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상대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만큼 문 전 대표 ‘대세론’이 더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종인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을 ‘신호탄’으로 여야의 개헌 공조, 반 친박·친문 패권주의와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또는 ‘비문 연대’ 결집 움직임도 본격화할 조짐이어서 문 전 대표도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제3지대의 규모가 개헌 공감대를 형성한 한국당, 또는 당내 ‘반 친박’세력으로 확산될 경우 향후 대선구도가 민주당 대선 후보와 비 민주 세력 후보간 ‘양자대결’로 굳어지면 조기대선이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구도로 전개될 수도 있다.
조기 대선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 대통령에게 주어진 ‘형사소추 불가’ 특권도 사라진다. 때문에 검찰이 곧바로 구속 수사 등 강도 높은 수사에 들어가거나 추가적인 국론분열과 갈등을 막기 위해 대선 전까지 수사속도를 조절하며 분위기를 관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야와 차기 정부의 ‘대승적 합의’로 박 대통령에 대한 사면 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기각시 : 정치권 대혼란…朴, 한국당 기사회생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심판이 ‘기각’으로 결론날 경우 정국은 대혼란에 빠져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야권은 ‘책임론’에 휩싸이며 동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정당이 탄핵 기각시 ‘의원직 전원 사퇴’를 선언했고, 민주당 등 다른 야권 의원들 또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정국 혼란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과 한국당은 기각을 명분으로 특검 등에서 제기된 각종 국정농단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주장하며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까지 ‘탄핵 인용’ 쪽이 국민 다수의 여론인만큼 진영 대결로 비화될 경우 거센 역풍에 휘말릴 수 있어 야권과 촛불민심을 포용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국정수행 업무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도 관측이 엇갈린다. 먼저 탄핵 기각을 통해 대통령으로서 직무 수행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한만큼 내년 2월말까지 남은 임기를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버티기’가 계속될 경우 촛불민심의 반발 등으로 국가 혼란이 장기화되고 박 대통령 또한 정상업무를 계속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탄핵 기각으로 명분을 지킨 박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하는 ‘질서 있는 퇴진론’을 수용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장원규·강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