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 발전 조언 요청
“평창올림픽, 北 참여 희망”
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곧장 다음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수뇌부 등 한국을 방문한 외빈들을 만나 주요 외교·대북 현안을 주제로 환담하는 등 ‘접견 외교’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접견하고 40여분간 환담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달 30일(미국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소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시키기로 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한-미 동맹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많은 조언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와 압박을 해 나가되 대화를 병행키로 했다”며 “지금은 북한이 대화의 문으로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은 여·야를 떠나 한·미 동맹에 대해 초당적, 전폭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미국민의 지지가 있고, 한국 교민의 강력한 지지가 있는 만큼 한·미 관계는 굳건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선일보 주최 ‘제8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초청돼 대통령 재임 기간 경험과 리더십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며, 한국에는 지난 2일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 두 딸과 함께 입국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방한은 지난 2014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3년2개월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일행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 우리 정부 측 인사,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바흐 위원장에게 “북한이 만약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하면 올림픽 정신 고취에 기여할 뿐 아니라 우리 지역과 세계평화, 인류화합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남·북 개막식 동시 입장을 이끌어낸 김대중 대통령과의 회동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이것이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남·북 외교에서 우리 정부의 주도권을 지지 받은 지난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한 측에 보낸 첫 ‘대북 메시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