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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종합

“기대에 못 미쳤지만 의미 있는 첫 걸음”

기사전송 2017-07-13, 21: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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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공기업 첫 인사청문
홍승활 도시철도사장 후보자
자질·도덕적 흠결 등 검증
법적·제도적 장치 부족 지적
무자격자 임명 악순환 견제 계기
작년 성과급 과다 지급 추궁
“광주와 함께 전국 최저 수준”
후보 사퇴했다 번복 문제는
“적격자 없어 주변 권유로 용기”
도시철도공사사장 인사청문회
13일 대구시의회에서 진행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인사청문회에서 홍승활 사장 후보자가 청문회에 앞서 선서를 하고있다. 대구시의회 제공


후보자는 긴장 속에서도 시종 여유로왔다. 반면 후보자 검증에 나선 청문위원들은 날 선 질문들을 함부로 쏟아내지는 못했다.

13일 대구시의회에서 진행된 대구 최초의 공기업 사장 인사 청문회는 부실해질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넘지 못했다. 결국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출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된 형식을 처음으로 갖췄다는 평가는 이끌어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대구시의회 청문위원들은 제대로 검증할 시간적 여유도, 보장된 법·제도적 장치도 부족했던 이번 청문시스템에 대한 자조 섞인 질문부터 시작했다.

임인환 시의원은 후보자에 대한 질문에 나서기 직전 “그래도 첫 청문회인데, 시간이 없어 큰 문제였다. 지금 확보한 자료 중에는 어젯밤에 입수한 것도 있는데, (전문가 자문 한 번 제대로 받지못한)이걸로 지금 무슨 질문을 할 수 있단 말이냐”며 제대로 된 검증을 할 기회도, 여유도 없었다고 운을 뗐다. 앞서 정용 의원도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에 나서면서 “현재의 청문시스템에서 면책특권이 없는 청문위원들이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을 검증하는 일은 대단히 힘든 것”이라고 질문 수위에 선을 그었다. 심지어 이경애 위원은 후보자에게 “답변이 힘드시면 안해도 됩니다”라고까지 말해야 했다.

이귀화 청문위원장은 오전 청문회를 잠시 정회하기 직전 “우리 청문위원들은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시의회 본래의 명분 아래 후보자의 적격성 검증에 (짧은 준비기간과 법적 한계 등의)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긴 했지만...”이라며 첫 청문회의 원초적 한계를 애둘러 표현했다.

이번 청문회는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상위법인 지방공기업법과 지방자치법 등에 관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사실 법적 근거는 없다. 단지 시장의 공약에 따라 시와 의회 간 맺은 협약에 의존해 진행될 뿐이어서 후보자의 적격 여부에 관한 청문위의 최종 의견도 단체장이 거부하면 사실 그만이다. 게다가 급시에 시가 도입해 실시한 이번 청문회는 그야말로 준비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된 검증’이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 했다.

경영능력·자질·전문성과 도덕성 검증이라는 청문회 본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진 못했지만 비로소 자치단체 산하 공기업 수장의 낙하산 식 인사와, 무자격자 임명의 악순환을 견제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형식을 갖춘 첫걸음을 뗐다는 의미는 적잖았다는 게 중론이다.

◇업무 역량 검증= 대구도시철도공사의 두둑한 성과급 지급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경애 위원은 2016년 성과급 현황 자료를 들추며 “성과급 총지급액이 후보자가 사장으로 재임할 당시 경영수지상 당기순손실액 증가 등 악재가 많았는데도 매년 증가한 것은 공사의 돈잔치가 아니었나”고 날카롭게 추궁했다.

이에대해 홍 후보자는 “이는 현 제도상 가슴 아픈 문제이긴 하다. 공무원과 달리 공사 직원들은 체력단련비 등 제수당의 지급이 없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 들에게 지급된 성과급을 다 합해봐야 대전보다 낮은 수준이며 광주와 함께 전국 최저 수준”이라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수했다. 스크린도어 사고 당시 기술본부장에게 지급된 성과급에 대해서도 성과급은 전 해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것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박상태 위원은 홍 후보자가 후보 사퇴를 했다가 이를 번복한 문제를 짚었다. 홍 후보자는 “사실 도시철도공사 사장을 두 번 할 마음은 전혀 없었다. 개인적으로 다른 방향을 설정해 놓고 있었는데 후보 적격자가 없어 주변의 권유에 따라 용기를 냈다”고 대답했다.

박 위원은 이어 도시철도 위탁역사에 대해 질문했고, 홍 후보자는 민간위탁역사는 ‘경영합리화’와 ‘안전’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상충하고 있으며 시대의 추세에 맞춰 적절히 운영해 가고있다고 답했다. 이어 박 위원이 무임승차 손실에 대한 보전방안에 대해 질문하자 홍 후보자는 “국비 지원으로 이를 충당하는 방안과 무임승차 가능 연령 상향조정으로 메꾸는 방안 등 2개의 해결방안이 있는데, 국비 지원을 늘리는 것이 맞다고 본다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라면서 무임승차 증가에 따른 순효과도 많다고 말했다.

조재구 위원은 3호선 하늘열차가 본래의 운송 기능 외 대구시의 관광자원화를 위한 기능에도 일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고 물었고, 홍 후보자는 열차 내 인문학 강의, 계추 모임 개최 같은 문화연계 사업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호응도 좋다고 즉시 답했다.

◇도덕성 검증의 한계 =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내정자가 동구 용계동에 공시지가 35억원인 건물을 부인과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고, 아들은 병무신체검사에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위원들은 이 문제를 극히 조심스럽게 다룰 수 밖에 없었다.

정용 위원은 “용계동의 건물 시가가 시장의 대체적 흐름으로 봐서는 현재 시세의 두세배는 될 것”이라면서도 ‘면책특권이 없는 질문의 한계’를 들어 더 깊숙히까지 추궁하지는 않았다. 이에대해 홍 후보자는 “처의 명의이긴 하지만 시가보다 싸게 처분할 용의도 있다”고 했고, 정 위원은 “토지매입 과정과 여러은행을 전전하며 대출을 진행해오는 등 재산형성 과정에 의구심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조선시대 공직자들에게 3가지 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었는데 첫째가 부업을 하지말 것과 둘째, 땅을 매입하지 말것. 셋째가 집을 늘리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환기시키며 3가지 모두가 다 해당이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추궁은 이어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0일 시와 시의회는 도시철도공사, 도시공사, 시설공단, 환경공단, 대구의료원 5개 공공기관장 후보 인사청문회 도입에 합의했으며 이날 청문회 이후 시의회는 오는 17일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최연청기자 cy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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