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발표문 나왔지만, 갈길 먼 협치
공동발표문 나왔지만, 갈길 먼 협치
  • 강성규
  • 승인 2017.09.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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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여야 4당대표 회동
발표문 ‘추상적·선언적’ 문장
중대현안 이견 좁혀지지 않아
한국당 ‘마이웨이’ 행보 고수
두야당사이에서
여당과 두 야당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운데)가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왼쪽), 바른정당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잇단 도발과 북·미 갈등 격화로 정국이 엄중한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가 국가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협치’를 도모하기로 했지만, 이를 온전히 실현하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 4당 대표들은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안보문제 해결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과 여야정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동발표문을 도출했다.

그러나 5개항으로 이뤄진 발표문은 추상적·선언적 문장에 그쳤고, 실체적인 합의사항은 사실상 전무했다. 오히려 안보 등 중대현안을 둘러싼 각론에서의 이견은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8일 전날 회동을 긍정적으로 평하며 협치 실천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야권은 오히려 여야정 협의체 구성 방안과 안보 인식에 대해 청와대와 뚜렷한 인식차를 보였다고 재확인했다며 각을 세웠다.

협치에서 또 하나의 걸림돌은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행보다. 홍준표 대표가 전날 회동에 불참한 것을 두고 문 대통령 및 여당과 한국당은 ‘네 탓 공방’을 벌였다.

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참석하지 않은 제1 야당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함에도 대통령조차 제1 야당을 왕따이자 보복·청산의 대상으로 보고 있어 유감”이라며 “제1야당을 왕따시키고 정국이 안정되고 국민통합이 될 수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홍 대표가 ‘자진 불참’ 한 것을 꼬집어 “초당적 안보 협치를 기대한 국민 앞에서 셀프왕따를 자랑 행세하는 한국당과 홍준표 대표가 이성을 찾길 바란다”고 반격했다. 문 대통령도 전날 회동에서 “우리가 거북한 공격을 받게 될 안보 의제로 좁혀서 하면 자유한국당도 오실 것으로 생각했다”며 ‘안보 정당’을 자처하는 한국당의 불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의 한국당과의 향후 관계설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에 계속해서 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은 한국당을 ‘패싱’할 것인지, 타협점을 찾아 협치 도모에 계속해서 나설 것인지 큰 방향을 정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한국당의 마이웨이 행보에 대해선 여당뿐 아니라 타 야당들 또한 공히 우려를 표하고 있는만큼 각종 현안과 여야정 국정협의체 구성 논의 및 추진 과정에서 ‘대한국당 공조’에 나설 가능성이 우선 점쳐진다. 그러나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 논의 급물살, 국민의당 안철수 호의 ‘선명한 야당’ 노선 추진 등 변수가 많아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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