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選 의원·단체장 대거 출동 ‘본선 보다 험난한 예선’
多選 의원·단체장 대거 출동 ‘본선 보다 험난한 예선’
  • 채광순
  • 승인 2018.01.0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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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지사 출마예상자 분석
저마다 “金心 이어갈 적통 후보”
<김관용>
“정부 요직 경험”vs“현장 중심 도정”
여당 바람·통합 파급력 효과 관심
<국민의당-바른정당>
‘제2청사’ 공약 등 환동해권 잡기 주력
지자체 운영 경험·지역 지지세 ‘강점’

경북은 6.13지방선거에서 가장 빠르게 ‘선거시계’가 돌아가는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고공행진 지속 여부,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추진 양상 등 정계 동향에 따라 선거판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다른 지역에 비해, 경북도지사 선거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절대 강세가 여전히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에 따라 한국당 도지사 후보들은 사실상 본선과 다름없는 예선을 위해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하고 선거전선에 뛰어 들었다.

특히 김관용 현 경북도지사가 3선 제한으로 지방선거 출전이 불가능한 가운데, 중앙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낸 다선 현역 국회의원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며 ‘별들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역 의원들, 화려한 경력·연륜…‘고령’ 우려도

경북도지사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은 하나 같이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3선의 김광림 의원(안동)은 최근을 포함해 2번의 당 정책위의장, 6번의 국회 예결위원을 맡아 지역 현안 추진 및 국비 확보의 최대 공신으로 꼽힌다. 14회 행정고시 출신인 김 의원은 국회 입성 전부터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등 경제 부처 및 주요기관을 두루 거쳤으며 재정경제부 차관까지 지낸 정치권의 대표적인 ‘경제·예산 통’이다.

재선의 박명재 의원(포항 남·울릉) 또한 16회 행정고시 합격 이후 주요 부처 등을 거친 뒤 청와대 행정비서관, 경북 부지사를 거쳐 노무현 정부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행정·자치 전문가’다.

두 인사는 이같이 출중한 경력과 연륜을 내세워 선거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박명재 의원은 47년생, 김광림 의원은 48년생으로 칠순을 맞이한 ‘고령’이라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3선의 이철우 의원(김천) 또한 공직자 출신이긴 하지만, 두 인사와 걸어온 길은 다소 결이 다르다. 국가정보원 출신인 이 의원은 경북도 부지사 등을 거쳐 김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국회 정보위원장 등 원내 요직을 거쳤으며, 지난해 7월 한국당 전당대회에서는 득표 1위로 당 최고위원에 당선된 바 있다. 이 의원은 자타 공인 자신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주민들과의 ‘스킨십’, ‘현장 중심 도정 운영’을 통해 경북도 발전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내세우고 있다.

◇기초단체장·공직자들, 탄탄한 지역 기반으로 도청 입성 노린다.

3선 기초단체장, 공직자 출신 후보들도 탄탄하게 쌓아 온 지역 지지세를 바탕으로 도지사 선거전에 나선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19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자신의 출판 기념회에서 출마를 공식화했다. 남 시장은 내년 초 도지사 출마를 선언함과 동시에 구미시장 직에서 사퇴하고 선거전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남 시장은 22회 행정고시를 거쳐 청송군수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역시 3선인 김영석 영천시장도 도지사 선거에 나선다.

김 시장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장성 출신으로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나이지리아·불가리아 한국대사관 참사관을 지낸 뒤 3선 영천시장을 역임했다.

김장주 현 경북도 행정 부지사도 조만간 현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으로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지사는 3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북도 보건국장 행안부 일자리추진단장,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을 거쳤다.

구미 갑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성조 한국체육대 총장도 도지사 선거를 통해 정치적 재기를 노린다. 김 총장은 구미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경북도의원 등을 지내 오며 지역 정치권에서 뼈가 굵은 인사다.

◇도지사 경선은 ‘지역싸움’?…‘환동해’ 표심이 승부처?

도지사 경선 초반 양상은 ‘지역 대결’ 구도다. 공교롭게도 현역 의원 3명의 정치적 기반 지역은 북부(김광림), 중부(이철우), 동부(박명재)로 각각 나뉘어 있다. 김광림 의원과 이철우 의원은 경선 초반부터 후보들은 경북 인구의 40%가량이 분포한 환동해권을 최대 승부처로 보고 지역 민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 지역을 기반으로 둔 박 의원은 ‘절대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직 의원과 현 기초단체장 및 공직자 출신 후보들의 경우는 김성조 전 의원(구미 출신), 남유진 구미시장, 김영석 영천시장,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시장(영천 출신) 등 현역 의원들과 달리 지역 기반이 중부 내륙 지역에 쏠려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 또한 한국당 경선과 도지사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동해안 지역 표심 확보가 절실하다.

경선전에서 ‘소 지역주의’프레임이 작동할 경우 인구수가 가장 많은 포항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역대 전국선거뿐 아니라 당내 주요 선거에서도 지역 기반 후보에게 지역 표심이 고스란히 쏠린 사례는 오히려 드물었다. 이의근·김관용 전 지사의 출생지도 각각 청도·구미로 중부 내륙 지역이었다는 점 또한 고려할 지점이다.

환동해권 주민·당원들 또한 출신이 아닌 ‘실속’을 따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환동해본부 확대’ 내지 ‘동해안권 경북도청 제2청사 건립’ 등 동해안 지역 발전 비전 및 공약에 상당한 비중을 두며 환동해권 표심 잡기에 열중하고 있다.

◇홍준표·김관용·강석호 ‘킹 메이커’?

도지사 경선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반면, 한국당 내 공천 룰 및 절차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러나 한국당 경선 과정서 홍준표 당 대표의 영향력이 크게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정가의 대체적 견해다.

특히 대법원 상고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 짓고 ‘성완종 뇌물 혐의’를 완전히 벗어버리며 홍 대표 중심 지도부 체제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는 가운데, TK(대구·경북) 자신의 향후 ‘큰꿈’ 실현의 발판으로 삼기로 사실상 결정한 홍 대표에게는 지역 의원들의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인만큼 홍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관용 도지사의 의중 또한 관건이다. 3선 구미시장 및 경북도지사를 지낸 김 지사가 지역 정치와 관가에 미치는 영향력으로 미뤄 내년 도지사 선거에서 김 지사의 복심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한국당 후보들은 이 때문에 저마다 자신이 ‘김 지사의 계보를 잇는 적통 후보’라고 내세우며 ‘김(金)심(心)’에 어필하고 있다.

도지사 불출마를 선언한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의 의중도 큰 변수다. 3선 중진이자 향방을 알 수 없는 환동해권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강 의원의 지지 확보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강 의원이 현재까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후보자들은 저마다 강 의원이 자신을 밀어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는 모양새다.

경북도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지세가 누구를 향할지도 관심사다. 당내 경선에서는 의원들의 지지 확보가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은 물론 의원들의 지역구 표심 장악을 위해서도 각 의원들의 지지확보가 중요하다.

이와 관련 최경환 의원의 거취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경북 최다선인 4선으로 지역의 맹주격이자 친박계 좌장인 최 의원이 누구 손을 들어주는가가 의원들의 지지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최 의원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로 구속 위기에까지 몰려 있으며, 당내 친박계의 입지도 상당히 위축된만큼 최 의원이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더라도 선거기간 동안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한국당 아성 깨트릴 ‘바람’ 불까

한국당 초강세 지역인 경북도지사 선거 초반 구도는 한국당 내 ‘집안싸움’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도전자들도 넋놓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모양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촛불정국 이후 고공행진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세에 힘입어 불모지인 경북도까지 ‘여당 바람’을 확산시키겠다는 심산이다. 최근 통합 드라이브를 본격적으로 밟기 시작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실현 여부 및 이에 따른 파급력이 경북도 선거에까지 미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에선 오중기 현 청와대 선임 행정관이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 행정관은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포항 북구 지역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지역에서 줄곧 활동해오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비서실 선임행정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도 출마가 예상된다. 이 전 차관은 지난해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후 올해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후보 경북도 선대위원장을 지내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영태 민주당 상주·군위·의성·청송 지역위원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그는 영남·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민주당 상주 지역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성로 안동대 교수 또한 후보군이다. 이 교수는 민주당 안동시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12년과 2016년 총선에서 범야권으로 후보로 안동에 출마한 바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후보군으로는 안동 3선 국회의원 출신인 바른정당 권오을 최고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권 최고위원은 “도지사 ‘을(乙)’이 도민을 ‘갑(甲)’으로 확실히 모시겠다”고 밝혔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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