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급속 해빙…전면 화해는 미지수
남북 급속 해빙…전면 화해는 미지수
  • 강성규
  • 승인 2018.01.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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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판문점 대화 채널 복원
청와대 즉각 ‘환영’ 표명
평창 北 참여 가능성 높아
‘국면 전환용 ’ 우려도 여전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오는 2월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고리로 해빙 모드로 전환됐다.

북한 당국은 3일 오후 3시30분부터 남북간 판문점 연락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에 반발해 끊었던 남북간 연락채널이 1년11개월만에 복원됐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입장 발표를 통해 “평창올림픽 경기대회 대표단 파견 문제를 포함해 해당 개최와 관련한 문제들을 남측과 제때연계하도록 3일 15시(한국 시간 오후 3시30분)부터 북남 사이 판문점 연락통로 개통에 대한 지시를 주셨다”고 밝혔다.

리 위원장은 이날 발표에서 우리 정부가 전날 내놓은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 제안’에 대한 입장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에서 남조선 측과 긴밀한 연계를 취할 것” 이란 리 위원장 발언으로 미루어 시기 등은 변경될 수 있지만 회담개최 자체는 기정사실화해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이번 판문점 대화 채널 복원,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가 남북간 전면적 ‘화해 국면’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이번 남북 회담에서도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위한 실무 협상’ 이상의 논의나 성과를 내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고위급 회담 의제와 관련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리 위원장은 3일 발표에서 이번 회담의 성격을 ‘평창올림픽 우리 측 대표단 파견을 위한 북남 당국간 회담’으로 규정했다.

한·미 군사훈련이나 북 핵·미사일 등 핵심 문제를 당장 다루기는 양측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만큼, 올림픽 참가를 위한 회담을 시작으로 이산가족 상봉, 경제협력체제 복원 등으로 단계를 높여가야 한다는 지적도 여권·진보진영 내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간 관계 회복이 필수조건이지만, 미국은 여전히 ‘대북 강경압박’ 태세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북한 또한 미국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북·미 사이 중재 노력 없이 북한과의 대화에 섣불리 나설 경우 보수진영의 비판대로 북한의 ‘국면전환용’ 전술에 이용당하고 국제사회의 고립과 국내갈등 격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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