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당·민평당, 향후 변수 남아
현안별로 ‘이합집산’ 가능성
사전 주도권 싸움 벌써부터 치열
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창당으로 ‘신(新) 4당 체제’가 막을 올리며 국회 구도가 복잡해졌다. 특히 ‘범여권’과 ‘범야권’ 의석수가 사실상 동수를 이룰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양 신당의 ‘캐스팅보트’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양상이다.
이날 국민의당에서 탈당 의사를 밝힌 통합반대파 의원들의 숫자는 15명이다. 국민의당은 39석에서 24석으로 줄었고 9석을 가진 바른정당과 합당해 창당하는 미래당은 33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는 변수가 있다. 우선 민평당은 15명의 의원으로 출범하게 되지만 조만간 거취를 명확히 하지 않은 이용호, 손금주 의원 등이 추가 합류하는 등 의석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통합반대파 비례 의원인 박주현, 이상돈, 장정숙 의원의 경우 탈당시 의원직을 잃을 수 있어 당적을 미래당으로 두면서도 향후 행보는 민평당에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각각 148석으로 정확하게 양분된다. 범여권은 민주당 121석, 민평당 15석+4석, 정의당 6석, 민중당 1석, 정세균 의장 1석이며, 범야권은 한국당 117석과 미래당 29석, 대한애국당 1석, 무소속 1석 등이다.
다만 범여권이나 범야권에 포함되는 정당들이 모든 현안에서 민주당 또는 한국당과 행보를 같이 하지 않고 현안별 ‘이합집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변수다. 국회 관계자는 “미래당이 야당을, 민평당·정의당이 무조건 여당의 편에 서지는 않으리라고 본다”면서 “이들 3당은 사안에 따라 협력과 견제를 적절히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캐스팅보트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미래당과 민평당의 사전 주도권 싸움도 벌써부터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통합파는 “바른정당과 통합을 거쳐 탄생할 미래당이야말로 진정한 대안세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어떤 표결이든 국민의당은 국민을 위해 도움이 될지, 미래를 위해 올바른 일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되면 여당에 협조하고, 그렇지 않다면 저희가 대안을 내놓고 대안정당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창당을 하루 앞둔 민평당에서는 “캐스팅보트는 바로 민평당”이라며 맞섰다. 민평당 조배숙 창준위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 의석을 보면 2명이 구속됐기 때문에 과반 기준은 147석이 된다. 지금 (민평당을 제외한) 범여권 의석이 129석이니 우리 당에서 18석만 투표를 같이하면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며 “결국 저희에게 정국을 주도할 힘이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