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사유에 ‘태영호’ 언급…말 아끼는 靑

관련 부처 北 의중 파악 주력

북한이 한·미연합공중훈련(맥스선더)을 비난하며 16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무기연기한 가운데, 중단 결정 이유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비난하며 이날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앙통신은 다른 이유 하나를 더 내놨다.

통신은 “특히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으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기 이틀전 태영호 전 공사가 국회에서 저서 출간기념회를 가진 것을 지적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지난 14일 오후 국회에서 그의 첫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외교적 행보가 ‘쇼맨십’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에서는 북한의 뜻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벽에 상황이 발생했고,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외교·국방 관련 부처와 전화통화를 하는 등 긴밀히 논의를 했다”며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일단 정확한 뜻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시기상 봤을때 (맥스선더)훈련보다 오히려 태 전 공사의 세미나에 자극했을 수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건 저희들이 말씀드릴 사항은 아닌것 같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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