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보이고 보자” 여전한 줄서기 유혹
“잘 보이고 보자” 여전한 줄서기 유혹
  • 김주오
  • 승인 2018.05.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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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잇단 관권선거 논란 속
“누가 당선될까” 추이 촉각
현직 공무원들 암암리 지원
당국 적극적 관리감독 필요
#1. 문경경찰서가 지난 14일 문경시청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일부 부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일부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경북도선관위는 문경시장 업적을 SNS를 통해 선거구민에게 홍보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혐의로 공무원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2. 같은 날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예비후보도 선관위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권 예비후보는 현직 시장 신분으로 같은 당 기초단체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해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3. 지난 3월 대구시의 예산 지원을 받는 A관변단체가 권 대구시장 예비후보의 출판기념회에 회원 참석을 독려한다는 문자메시지가 나돌아 대구시선관위로부터 서면 경고를 받았으며 앞서 지난해 10월엔 예천군으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는 한 단체 대표가 예천군수를 위해 왜곡된 여론조사 내용을 수백 명에게 발송했다가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공직자가 선거에 관여하는 행위는 관련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TK(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관권선거’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현 기초단체장과 부구청장 출신의 예비후보들 캠프에는 전직 공무원 출신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현직 공무원들도 선거판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에서 전·현 기초단체장이 출마한 곳은 동구청장 선거에 강대식 예비후보, 서구청장 선거에 류한국·서중현 예비후보, 북구청장 선거에 배광식 예비후보, 달서구청장 선거에 이태훈 예비후보, 달성군수 선거에 김문오 예비후보 등 6명이며, 서중현 예비후보를 제외하곤 모두 현 기초단체장으로 재선이나 3선에 도전하고 있다. 또 부단체장 출신이 출마한 곳은 동구청장 선거에 배기철 예비후보, 남구청장 선거에 권태형 예비후보, 수성구청장 선거에 김대권 예비후보 등 3명으로 이들 역시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상태다.

경북에서도 전·현 기초단체장이 출마한 곳은 포항시장 선거에 이강덕 예비후보, 울릉군수 선거에 최수일, 경주시장 선거에 최양식, 안동시장선거에 권영세, 영주시장 선거에 장욱현, 상주시장 선거에 이정백·성백영, 문경시장 선거에 고윤환, 예천군수 선거에 이현준, 경산시장 선거에 최영조, 청도군수 선거에 이승율, 고령군수 선거에 곽용환, 칠곡군수 선거에 백선기, 군위군수 선거에 김영만·장욱, 의성군수 선거에 김주수, 청송군수 선거에 윤경희, 영덕군수 선거에 이희진, 봉화군수 박노욱·엄태항, 울진군수 선거에 임광원 등의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무소속 등으로 출마한 상태다.

이처럼 전·현직 기초단체장이나 부구청장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무원들도 누가 단체장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지 여론의 추이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 기초단체장 선거를 위해 묵시적으로 후보자의 치적을 유권자들에게 공공연히 알리는 등 현직 공무원들도 뒤에서 암암리에 선거를 돕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당국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 구청 공무원은 “지방선거 때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자들의 치적을 알리고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며 “특히 공무원들은 기초단체장이 인사권자이기 때문에 누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지 파악해 줄을 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공무원은 “공무원 출신들이 후보자 캠프에서 사무국장이나 선거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울 수 밖에 없다”며 “선거법 위반인지 알지만 상급자로 모신 사람인데 거부할 수 있겠냐. 묵시적으로 정보를 교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주오기자 kim-yn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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