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조우가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판문점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와 T3(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 사이의 군사분계선(MDL)을 지나 남측으로 넘어오는 김 위원장을 직접 맞았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앞에서 감격스러운 듯 밝은 표정으로 악수 하며 첫 인사를 하고 환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측에서 북측 판문각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했으며,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문 대통령이 MDL 북측 지역으로 잠시 월경해 사진을 찍는 '깜짝 이벤트'도 벌어졌다. 문 대통령은 약 10초간 북측으로 월경한 뒤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다시 남측으로 넘어왔다.

두 정상이 판문점 남쪽 지역 차도로 이동하자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안에 있는 마을인 대성동의 대성초등학교 5학년 남녀 어린이 2명이 김 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뒤 두 정상과 화동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이 어린이들의 환영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어 두 정상은 전통의장대 도열의 중간에 서서 자유의 집 우회도로를 걸어서 판문점 자유의 집 주차장에 마련된 공식 환영식장까지 130m를 걸어서 이동했다. 두 정상 일행의 선두에는 전통악대가 서고 호위 기수가 뒤따랐다. 두 정상의 양쪽으로는 호위 무사가 함께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장방형의 모양을 이뤘다. 이는 두 정상이 우리의 전통 가마를 탄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다.

두 정상은 오전 9시40분께 사열대 입장 통로 양 옆으로 도열하고 있는 전통기수단을 통과해 사열대에 올랐다. 이어 의장대장의 경례를 받은 후 의장대장의 '사열 준비 끝' 구령에 맞춰 단상 아래로 내려가 의장대를 사열했다. 사열에서 연주된 곡은 '4성곡'과 '봉황곡'이다.

문 대통령은 사열대 끝에서 의장대장의 종료 보고를 받은 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우리측 수행원을 소개했으며, 이어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측 수행원을 소개받았다.

환영행사를 마친 두 정상은 회담 장소인 평화의 집 1층까지 함께 걸어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평화의 집 1층에 도착한 뒤 방명록을 작성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 - 김정은 2018.4.27"이라고 적었다. 

두 정상은 이어 1층 로비 벽면에 걸린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촬영 한 뒤 작품을 감상하며 대화를 나눴다. 이 그림은 역사상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는 북측의 최고 지도자를 서울의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 정상과 양측 수행원은 이후 회담장으로 이동해 사전환담을 가졌다. 본행사라 할 수 있는 확대정상회담은 오전 10시30분부터 진행된다.

판문점공동취재단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