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곳곳 ‘지뢰밭’…사전 철저한 대비가 최선이다
사회 곳곳 ‘지뢰밭’…사전 철저한 대비가 최선이다
  • 윤부섭
  • 승인 2015.09.0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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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없이 행복없다> 우리 사회의 현실은…
다양한 현장의 실상 통계화 정부 정책 결정 기초 자료로
수십년에 걸쳐 자료 축적해 각종 산업·자연재해에 대비
교통
전국 기초지자체별 교통분야 안전지수.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다.

지난해 ‘안전사고’는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가장 포악한 적군이었다. 세월호 참사를 위시한 각종 대형사고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면서, 국민들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끊이지 않는 대형사고들로 소중한 생명의 불꽃들이 안타깝게 스러져갈 때마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금언은 더욱 선명해져만 갔다.

우리는 보다 나은 안전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궁리하며 애써 왔고, 여전히 애쓰고 있다. ‘안전 대한민국’을 위한 지피지기의 작업은 어느덧 괄목할 만한 성과들을 여럿 이뤄냈다.

◇참사로 얼룩진 2014년

지난 한 해는 그야말로 끊이지 않은 안전사고들로 얼룩진 해였다.

2014년 첫 여명의 순간이 뇌리에서 채 사라지기도 전, 청춘들이 모여 앉아 신입생 환영회를 하던 체육관 천장이 무너진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가 일어났다.

부실하게 지어진 체육관이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내려 안에 있던 학생과 이벤트업체 직원 등 10명이 숨지고 120여명이 다쳤다.

그리고 불과 두 달 뒤 전라남도 진도 앞바다를 지나던 세월호가 수백명의 승객들과 함께 차가운 바닷물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후 ‘세월호’는 안타깝게 사그라진 이들의 넋과, 소중한 이들 뒤에 남겨진 존재, 그리고 무능하디 무능했던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세월호 참사 한 달 뒤인 5월에는 갖가지 대형사고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국민들의 마음에 근심을 더했다.

5월 2일 서울메트로 2호선 상왕십리역 역차 충돌 사고, 같은 달 26일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28일 28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 화재 등이 바로 그 사고들이다.

또 7월에는 광주 수완지구에서 주택가 한복판에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달 태백역과 문곡역 사이 구간에서 영동선 여객열차끼리 충돌한 사고도 일어났다.

결코 아물지 않을 상처를 남긴 사건·사고들이 봄과 여름을 거쳐 줄줄이 터지고,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는 가을이 왔지만 대형사고는 그치지 않았다.

이처럼 손에 꼽기도 어려울 만큼의 대형사고들이 겹겹이 발생한 2014년은 우리 사회에 ‘안전’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됐던 해였다.

사회 전 분야에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재차 부각됐던 것은 물론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계, ‘원칙’과 ‘기본’의 준수가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던 것이다.

화재
전국 기초지자체별 화재분야 안전지수.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고 나나…주목받는 ‘통계’

사회 곳곳에 산재해 있는 ‘안전 위험요소’들과 ‘안전불감증’이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매커니즘을 낱낱이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통계’에 주목했다.

안전보건공단은 지난해 12월 한 해를 마무리하며 발간한 월간지 ‘안전보건’에서 안전과 통계에 대한 보고서를 게재했다.

‘통계로 흐름을 보고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제목의 글에 따르면, 산업재해통계의 주된 목적은 업무상사고와 질병의 효과적인 예방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에 두고 있으며 이러한 목적 아래 세계 각국은 자국의 경제적·사회문화적·정치적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산업재해 통계제도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된 산업재해통계는 정부와 기업 등 안전관리 책임자가 어떤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고, 어떤 곳에서 더욱 주의를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가령 2013년 전체 재해 발생유형에서는 바닥에서 미끄러지거나 돌출물 등에 걸려 넘어지는 재해가 가장 높은 점유율인 19.2%를 차지했는데, 이를 통해 근로자 보행로를 미끄럼을 방지하는 장치를 한다거나 근로자의 신발을 교체하는 등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또 사망사고를 유발하는 주요 기인물이 혼합기, 프레스 등 일반동력기계, 굴삭기, 로드로울러 등 건설용기계, 동력크레인, 동력운반기 등이라는 점에 착안해 이들 기계를 생산하는 단계에서부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통계를 통한 안전사고 예방 대책 마련은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수십년에 걸친 통계자료 축적을 통해 화재나 감전사고, 붕괴사고 등 각종 사회재해는 물론 태풍, 홍수, 가뭄, 황사 등 다양한 자연재해에도 다소나마 대비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별 안전지수’…전국 안전등급 매긴 첫 성과

국민안전처는 지난 7월 전국 시·도와 시·군·구의 화재, 교통사고 분야의 안전지수 등급을 공개했다.

안전지수 등급은 국민안전처가 매년 전년도 안전관련 주요통계를 위해지표(사망·사고건수), 취약지표(위해지표 가중), 경감지표(위해지표 경감)로 구분해 산출식에 따라 계산한 것으로, 시·도, 시·군·구 등 지역 유형별로 그룹을 지어 최고 1에서 최저 5까지 등급을 부여했다.

안전지수는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통계들 중 지역의 안전 수준을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38개 핵심지표로 구성돼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하고 비중이 높은 지표는 인구 1만명당 사망자수다.

국민들은 국민안전처 홈페이지(www.mpss.go.kr) 및 생활안전지도 홈페이지(www.safemap.go.kr)를 통해 전국 지자체의 안전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대구경북 각 지자체 중 화재 분야에서 1등급을 차지한 지자체는 대구 중구가 유일했고, 교통 분야 1등급은 대구 달성군과 경북 울릉군만이 이름을 올렸다.

대구시의 경우 화재와 교통 분야 모두 3등급이 나왔고 경북도는 화재 분야는 2등급, 교통 분야 4등급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 지자체 중 화재·교통 분야에서 5등급을 기록한 경우도 다수 눈에 띄었다.

경북 영천시와 상주시, 고령군, 성주군, 봉화군, 대구 동구가 화재 분야 5등급의 오명을 썼고, 경북 경주시와 영천시, 상주시, 문경시, 군위군, 대구 중구와 동구 등이 교통 분야 5등급에 머물렀다.

이어 화재 분야 4등급에는 경북 김천시, 안동시, 영주시, 의성군, 예천군, 울진군, 대구 남구, 북구, 수성구가 이름을 올렸고 교통 분야 4등급에는 경북 김천시, 안동시, 영주시, 청송군, 청도군, 고령군, 예천군, 봉화군, 대구 북구 등이 올라 낮은 수치를 보였다.

각 분야 안전지수가 1등급에 오른 경우는 적은 반면 상당수의 지자체가 최악의 화재·교통 분야 안전지수를 보인 셈이다.

특히 경북 상주시는 화재와 교통 분야 모두에서 5등급을 기록해 전국 지자체 중 안전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지역의 안전수준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알 수 있는 지역안전지수 도입을 계기로 지자체의 지역안전에 대한 노력과 책임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정부에서도 재정지원, 컨설팅 제공 등 지역안전 수준을 높이는데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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