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의 힘으로 자리매김
시민 500여명 열띤 자유 토론
사회자 “시간 더 필요하냐” 묻자
대다수 테이블서 시간 요구
문화인프라 구축 최우선 꼽아
‘대한민국 문화 인프라를 선도하는 도시 대구에서 시민 모두 골고루 함께 일하며 살고 싶다.’
원탁회의에 참여한 시민 500여명은 도시계획과 관련,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구의 미래상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50개 테이블에 앉은 시민들은 퍼실리테이터(소통 디자이너)의 진행 아래 자신이 구상하는 대구의 청사진을 자유롭게 진단하고 토론에 나섰다.
특히 각 테이블마다 진행된 원탁회의는 협치와 소통의 전형을 보여줬다. 500여명이 제시한 다양한 의견은 일사분란하게 정리돼 현장에서 곧바로 시민들에게 다가갔다. 회의장 앞쪽과 뒷쪽에 설치된 빔프로젝트에는 50개의 테이블에서 논의된 다양한 의견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토론이 끝난 뒤 연단의 사회자가 “시간이 더 필요한 테이블이 있느냐”고 묻자 대다수 테이블의 퍼실리테이터가 손을 들어 시간을 더 요구했다. 그만큼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반증이다.
이같은 ‘집단지성’을 통해 대구의 미래상에 대한 의견을 취합한 결과, 기반시설 분야에서는 ‘골고루 함께 일하는 도시’가 19.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관광 도시’(18%), ‘향토기업을 살리는 도시’(15.6%), ‘공원 많고 잘 정돈된 깨끗한 도시’(13.6%), ‘노후주택 정비 및 아파트 투기 없는 도시’(12.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시민들은 ‘소득 격차 없는 도시’, ‘사통팔달의 대중교통 도시’, ‘안전한 도시’ 등을 대구의 미래상으로 제시했다.
대구의 미래상 비기반 시설 분야의 경우, 시민들은 ‘대한민국 선도 문화인프라 도시’(33%)를 첫손에 꼽았다. 이어 ‘누구나 배려하고 함께하는 공동체 도시’(29.7%), ‘생애주기별로 따뜻한 복지 도시’(20.3%), ‘자긍심 높은 교육 도시’(16.3%) 등의 순이었다.
그 결과 시민들은 대구 미래상 실현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등 공연산업을 중심으로 한 ‘문화 인프라 구축’(16%)을 첫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지역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지역할당제 및 가산점 등의 확대’(15%)를 꼽았으며, ‘도시교통 인프라 구성’과 ‘산업용지 확보를 통한 기업 유치’가 각각 14.5%로 동률을 이뤘다.
이날 원탁회의를 통해 대구시민들이 내놓은 화두는 일자리와 문화, 복지, 교육 등이었다. 토론에 참여한 시민 우종오씨는 “상생과 융합이 필요한 시대, 이같은 행사가 자주 열려 시민 대통합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대구시는 이날 수렴된 의견들을 2030년 대구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하는 한편 도시계획 분야의 시민 참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앞으로도 시민원탁회의를 통해 환경, 교통, 청년문제 등에 대해 시민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직접 듣겠다”며 “이같은 소통의 장이 대구시의 미래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청·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