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대구봉무초등학교 교장 "아름다운 환경이 아름다운 인격을 만들죠"
이동우 대구봉무초등학교 교장 "아름다운 환경이 아름다운 인격을 만들죠"
  • 남승현
  • 승인 2015.12.1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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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미술교육분야 남다른 애정

행복한 미술수업 저변확대 노력

아름다운 학교 만들기사업 박차

타지역 학교서 벤치마킹 줄이어

1인 1식물 키우기 등 다양한 체험

자연 닮은 교정엔 웃음꽃이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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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봉무초 교장은 교사경력 43년이 지난 지금에도 학생들은 교사의 말과 행동 한마디에 따라 인생이 바뀔수 있다고 강조했다.

작은 씨앗이 싹 트고 풍성하게 자라 열매를 맺으려면 주위에서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교육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가진 미래 인재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교육환경과 교사의 열정 속 따뜻한 보살핌 없이는 불가능하다. 학생들이 학교에 입학해 졸업하는 동안 어떤 환경에서 어떤 교사와 성장하느냐에 따라 이들의 미래도 바뀔 것이다. 화가가 아닌 교육자의 길을 선택한 이동우 봉무초 교장은 교직에 들어온 후 미술지도교사, 미술연구교사로서 열정을 바쳤다. 그래서 미술 교육의 황무지였던 학교를 미술 최우수 학교로 만들기도 했고, 그림에 무관심하던 아이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화가의 꿈을 갖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학생을 바라볼 때면 여리고 작은 싹을 틔우는 마음으로 배움이 즐겁고 집처럼 편안한 환경 속에서 교사의 열정이 있는 학교를 꿈꾼다. 봉무초 이동우 교장을 만나 그의 얘기를 들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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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무초는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가 주최하는 아름다운학교교육상 대상을 받았다.(사진 오른쪽 이동우 교장)

◇미술과 함께 아름다운 학교 만들기

이동우 봉무초 교장은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면 행복했고 아름다운 작품을 보면 그림 속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교사가 되고부터 줄곧 그림 지도에 힘썼다.

대구달서초와 대구옥산초 교사 시절 크로키 및 미술지도로 수업발표 대회에서 지원청 및 시단위 1등급을 받아 미술과 연구교사가 됐다.

이 때 지도한 학생들이 미술 분야로 진학을 많이 했다. 특히 사대부설초 재임시절 크로키 및 그림지도를 받은 학생이 미대를 진학했고 지금은 서울에서 유명한 갤러리를 운영하며 미술활동을 계속해 미술계의 떠오르는 샛별이 됐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가슴이 뿌듯하고 교사로서 보람도 느낀다고 했다.

또 대구초등미술교육연구회 회장으로서 아동 미술교육의 이론 및 지도방법, 행복한 미술 수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 많은 미술지도상을 받았다.

이처럼 그는 아동 미술 교육 분야에 남다른 애정과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했고 대구교육미술협회(현 한국교육미술협회), 초등미술교육협회 및 여러 그룹전에도 참가하는 등 작품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대구동원초 재임 시절 학교 건물 내부 및 외부를 어느 학교에서도 볼수 없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색으로 도색해 학부모 및 인근 주민으로부터 동화 속에 나오는 학교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도 했다.

이같은 소식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대구뿐 아니라 타지역 학교에서도 벤치마킹하러 오기도 했다.

이후 그는 동부교육지원청에서 색채연구위원으로 위촉돼 신설학교 설립 시 학교 건물 내·외부 디자인 및 색채를 선정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때부터 학교 건물들은 밝고 아름다운 색과 디자인으로 변해갔다고 한다.

이동우 교장은 “학교라는 건축물은 다른 건축물보다 더 아름답고 예쁜 모양으로 구성해 학생들이 머무르고 싶고 그 속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느낄 수 있게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감수성이 민감한 학생 시절에는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아름다움이나 미적 감수성을 느끼기보다는 편의성과 경제성을 더 강조해 무난한 색, 평이한 구조, 딱딱한 콘크리트로 속에서 생활하고 있음을 아쉬워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하루 종일 생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다른 건축물보다 더 포근하고 아름다운 디자인과 색깔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이런 교육적 철학을 바탕으로 대구율원초, 대구봉무초 등 두 학교 초대 교장으로 역임하면서 학교 전체를 미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하드웨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부분까지 노력한 결과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가 주최하는 아름다운학교교육상 대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는 전국 유일무이한 경영자로서의 성과를 보였다.

현재는 전국 여러 학교에서 아름다운 교내 환경 및 디자인,쾌적하고 편의적인 시설 환경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하고 있다.

그는 팍팍한 세상에 모든 학생들이 편안하고 포근한 학교에 와서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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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무초는 전교생이 1인 1식물을 키우면서 자연의 소중함과 수확의 기쁨을 느끼게 한다. 직접 키운 방울토마토를 이동우 교장과 학생들이 먹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학교 만들기

바람직한 교사의 자질이 무엇인지도 모를 젊은 나이에 교사가 된 후 그는 한 학생으로부터 ‘선생님은 편애하지 않아서 좋아요.’라는 제목의 편지를 받는다.

그후 그는 ‘제자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편애하지 말아야지. 제자들을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해줘야지.’ 하며 다짐을 했다.

이는 그의 교육 인생 43년 동안 항상 바른 교육자의 길을 가게 해주는 등대가 됐다.

학교의 경영자가 된 지금도 그는 편애하지 않고 누구나 똑같이 사랑하고 모든 학생의 인격을 존중하라며 교사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이 선생님을 좋아하고, 신뢰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생겨나서 비로소 진정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금도 교사가 학생을 사랑하고, 학생이 선생님을 믿고 따르는 그런 따뜻한 교실, 포근한 공간이 바로 학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학생들에겐 기본이 바로 된 사람, 예절이 바른 사람이 되라고 한다.

기본이 바로 선 학생은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적 양심이 살아있고, 상식이 인정되므로 정의가 바로선 가치관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때문에 그는 밥상머리 교육을 강조한다.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가정에서는 부모님과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마련하도록 한다.

한 달에 한 번 실시하는 도시락데이를 통해 부모님과 학생들 간에 사랑을 느끼도록 하며 이런 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본적인 예절교육, 인성교육, 사회성교육 등이 이뤄지며,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며 공경할 수 있는 공감을 만들도록 노력 한다.

그는 “다양한 방법의 책읽기를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져오게 함으로써 건전한 인성을 지닌 올바른 인간으로 성장할수 있다”며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혜, 감동, 감성 등은 아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실천의 중요성을 항상 훈화해 서로 소통하고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학교 만들기

십여 년 동안 학교 경영자로서 그가 스쳐간 학교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학교가 자연을 닮아간다는 것이다.

생태 연못을 조성하고 그 속에 수중 동식물을 키워 공원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전교생이 1인 1식물을 키우면서 자연의 소중함과 수확의 기쁨을 느끼게 한다.

학교 구석구석 여러 종류의 식물이 자라 계절별 아름다운 꽃을 피워 보는 이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벼와 보리가 자라고, 방울토마토, 옥수수, 배추와 무, 수세미와 여주, 조롱박, 고구마 등이 자란다.

이처럼 여러 종류의 수확물을 학생들 스스로 키우고 관찰함으로써 자연의 소중함과 농부의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학교 울타리엔 교화인 장미를 심어 5월이면 학교가 붉은 장미 꽃 속에 묻혀 등·하굣길을 행복하게 한다. 학년별로 동물을 길러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교내엔 대추, 감, 사과, 매실, 살구 등 과실수들이 자라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풍성하게 한다. 그리고 환경뿐 아니라 교육에서도 자연을 강조한다.

녹색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지도하고,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자연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한다.

그는 자연과 인간의 올바른 관계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이 자라난다고 말한다. 자라나는 학생들의 꿈과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식을 자연스럽게 학교 속 자연에서 배우게 한다. 도심 속 학교지만 학생들의 눈에 보이는 모든 환경은 자연을 닮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학교 환경은 학생들이 의식하지 않아도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름다운 환경이 아름다운 성격의 소유자를 만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교육 경력 43년을 돌아보며 동료 교사들이 편애와 차별 없이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차이를 고려한 적절한 지도를 당부했다.

그는 학생들은 교사의 등판을 보고 자라기 때문에 교사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학생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본보기임을 인식하고 항상 신중하고 사려 깊은 언행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길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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