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원숭이 해 떴다 역사의 새 章 열린다
붉은 원숭이 해 떴다 역사의 새 章 열린다
  • 김가영
  • 승인 2015.12.3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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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丙申年’ 과거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본다

1896년 ‘민중의 목소리’ 깨우다

서재필, 독립신문 창간·독립협회 설립

일제강점기, 국민 애국심 고취 큰 역할

총선·지하철 1호선 연장…변화는 계속된다

나사 우주선 ‘주노’ 목성에 도달

美 새대통령 누가될까 이목집중
‘청양의 해’ 2015년 을미년이 저물고 ‘원숭이의 해’ 2016년 병신년이 우리 앞에 다가왔다. 이웃한 중국과 일본과는 달리 한반도에는 원숭이가 서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원숭이는 12지 동물의 하나로 우리 생활 곳곳에서 길상(吉祥)의 소재로 등장했다. 원숭이띠를 두고서는 원숭이의 생태적 특징에 빗대어 ‘재주가 많고 영리하다’고 한다.

회화와 문방구, 도자기 등에 등장하는 원숭이는 ‘모정·출세·벽사(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를 상징하고, 시가(詩歌)에서는 ‘고독’, 설화와 가면극에서는 ‘꾀·흉내·재주꾼’ 등을 상징했다. 특히 창자가 끊어질 정도의 지극한 모정을 의미하는 고사성어 ‘단장(斷腸)’의 유래가 원숭이에 있을 만큼 이 동물의 모성애는 매우 강하다. 재주가 많고 모성애가 강한 원숭이의 해, 병신년. 역대 병신년, 그 시간 속에서는 역사의 전환점을 이룬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어났다.

특히 병신년은 우리 신문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념비적 ‘일대 사건’이 일어난 해이기도 하다. 한국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이 세상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것이다. 또 ‘독립협회’가 결성돼 조국 광복의 염원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모성이 강한 원숭이의 기운 때문이었을까. 어머니날(어버이날)이 처음 제정된 해도 병신년이었다. 또 병신년, 그 굴곡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인물들이 쓰러지고 또 탄생했다.

◇한국신문사상 획기적 기념비, 독립신문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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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신문을 창간하고 독립협회를 결성한 서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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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중인 독립신문.

병신년의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1896년이다. 그 해 4월 7일 미국에서 귀국한 서재필은 정부로부터 4천400원의 자금을 지원 받아 독립신문을 창간한다.

이 신문은 여러 가지로 한국 신문사상 획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19세기 말 한국사회의 발전과 민중의 계몽을 위해 지대한 역할을 수행한 ‘한 시대의 기념비적인 신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립신문은 창간사에서 “전국 인민을 위해 무슨 일이든지 대변자가 되고, 정부가 하는 일을 백성에게 전하고 백성의 정세를 정부에 알릴 것이며, 부정부패 탐관오리 등을 고발할 것”을 천명했다. 필진으로는 유길준, 윤치호, 이상재, 주시경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독립신문이 정부의 탄압을 받는 한편 수구파의 미움을 사게 되자 창간의 주역 서재필은 1898년 5월 14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 후 윤치호가 주필 겸 실질상의 관리자로 운영을 맡았다. 이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다 정부에 매수돼 1899년 12월 4일자로 폐간됐다.

이처럼 독립신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민중을 위해 알기 쉬운 신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이었다. 또 신문의 중요성을 일반에 널리 인식시켜 그 후에 여러 민간 신문이 창간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1957년부터 언론계는 독립신문 창간일인 4월 7일을 ‘신문의 날’로 지정해 독립신문의 창간 정신을 잇고 있다.

◇“조선의 자주독립을 위해”…독립협회 결성

고종 33년이던 1896년 병신년. 그 해 4월 7일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은 같은 해 7월 2일 내부적으로는 민중 스스로 인권과 참정권을 주장 하고, 대외적으로는 자주국을 표방해 독립문 건립과 독립공원 조성을 목적으로 독립협회를 설립한다. 한국 최초의 근대적인 사회정치단체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서재필은 독립협회의 참여자 수가 늘면서 각지의 백성들이 참여하는 만민공동회를 개최했고, 학생들에게 토론과 타협을 가르치는 협성회를 산하 기관으로 조직, 후원했다.

독립협회는 아관파천으로 궁을 떠난 고종의 환궁을 성사시켰고, 1896년 11월 영은문(迎恩門)을 헐고 독립문을 세웠으며, 그 옆에 있던 모화관(慕華館)을 독립관으로 개칭했다.

1897년부터는 종로에서 각계각층이 참가한 만민공동회를 열어 국민들의 애국심을 높였다.

1898년 10월 한성부 종로네거리에서 만민공동회를 조직, 시국에 관한 6개 조의 개혁안을 고종에게 건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혁신운동을 전개했다.

이처럼 독립협회는 한국 최초의 근대적인 사회정치단체로 민권과 참정권을 주장하던 서재필 등 개화파와 정부의 외세 의존 정책에 반대하는 지식층 등이 참여해 조선의 자주독립과 민중의 정치 참여, 내정개혁 등을 주장하고 활동했다.

특히 백성들의 인권을 최초로 주장한 점과 정치 참여를 최초로 주장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훗날 일제의 주권침탈과 식민통치과정에서 항일독립운동과 국민국가수립운동 등 한국민족운동의 내적 추진력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새해 병신년, 변화 시작됐다

2016년의 병신년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역사는 예측하고 재단할 수 없다. 하지만 예측 가능한 2016년의 모습도 있다.

먼저 1월 1일부터 신규계좌 개설 또는 2천만원 이상 일회성 금융거래 등에서 금융회사가 실제 소유자에 관한 사항을 확인해야 하는 등 고객확인제도(Customer Due Diligence·CDD)가 강화된다.

1월 12일에는 미국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 XP 임베디드, 윈도우 8, 인터넷 익스플로러 8, 9, 10의 모든 지원을 중단할 예정이다.

또 3월 중에는 2013년 11월 진수한 ‘니미츠’급 항모의 차세대 기종인 제럴드 포드호(CVN-78)가 성능시험과 시험운항을 마치고 미해군에 인도돼 실전 투입될 예정이다. 3월 14일에는 유럽 우주국과 러시아 연방 우주국이 화성궤도위성(tgo)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어 4월 13일에는 대한민국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뤄질 예정이다.

5월 9일에는 수성 일면통과가 발생할 예정이다.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 동부, 서유럽에서 전 과정을 볼 수 있고 오스트레일리아와 동아시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일부 과정을 볼 수 있다.

6월 4일은 대한민국과 프랑스가 수교를 맺은 지 130주년이 된다. 또 6월 10일부터 한달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이 프랑스에서 개최된다.

특히 올해 상반기 중으로 대구도시철도 1호선 대곡-설화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7월 4일에는 나사의 우주선 ‘주노’가 목성에 도달하고, 같은 달 중으로 인천도시철도 2호선과 수도권고속철도가 개통될 예정이다.

8월 5일부터 8월 21일까지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31회 하계 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이다. 9월 중으로는 서울화력발전소가 800mw 규모의 지하 복합화력발전소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는 지하발전소로는 세계 최초다. 10월에는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며 11월 8일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다시금 언급하지만 역사의 예측은 불가능하다. 역사 앞에 가정이란 없고 예측도 불가능하기에 기대도 그만큼 큰 법이다. 2016년 병신년 원숭이의 해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역사적으로 또 어떤 희·비극적 장면을 연출하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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