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원년’…대구 서구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재도약 원년’…대구 서구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 정민지
  • 승인 2016.01.30 14: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단 재생·도심 재정비로 묵은 숙원 풀고 새사업 본격화
방치된 서대구화물역 부지
KTX서대구역으로 건립
올해 실시설계…2019년 완공
달성토성 둘레길 조성
서문시장·인동촌 골목 연계
지역 특색 살린 관광코스 개발
염색산단보건센터 들어서
통합건강증진사업 추진
프랜차이즈거리 개장
지난해 개장한 대구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는 올해 남측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는 생물(生物)’이라는 말이 서구만큼 적확한 곳이 있을까. 성장기 활력 넘치던 도시의 한 부분은 중후하게 변해가지만 또 한 부분은 흉물처럼 늙어가기도 한다. 노후화된 도시는 사람들이 떠나가고 종국에는 도시의 기능을 잃게 된다. 관심과 사랑만이 도시 노화를 늦추거나 막아낼 수 있다. 사랑을 받은 도시는 재생불가능해 보였다가도 우연한 계기로 생명력을 회복하기도 한다. 그래서 도시는 살아있는 생물(生物)이다.

대구경제를 견인했던 섬유산업 쇠퇴 후 오랜 기간 대구 대표 낙후지역이었던 대구 서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살랑’ 불던 미풍이 주민들의 바람을 등에 업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재도약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 KTX서대구역과 산단 재생사업, 평리 재정비사업 등 기존 도시의 묵은 고민뿐 아니라 달성토성 정비, 무침회 디자인거리, 원고개 날뫼마을 등 생각치도 못했던 시도들이 올해 본격화된다. 새로운 서구의 원년이 될 2016년이 시작됐다. (편집자주)

◆대구의 교통섬 서구, KTX로 뻗어나가다

대구 서구 이현동 서대구화물역 부지의 역사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5년 대구시와 한국철도공사(현 코레일)가 대주주인 ‘대구복합화물터미널’ 주식회사의 민자사업으로 시작, 서구 이현동 경부선 철도변 21만 9천여㎡ 부지에 10년간 486억원을 투자, 화물역사, 내륙컨테이너 기지, 야적장, 철강재하치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당시 영남권 내륙화물기지가 생기기 전이었기에 화물역 사업의 가치는 높았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사업자인 (주)청구가 부도를 맞게 되면서 이 부지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됐다. 이후 대구시는 사업 전면 백지화를 발표하게 됐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져 갔다.

서대구화물역 부지가 다시 회자된 것은 이곳에 KTX 서대구역으로 건립하자는 논의가 나온 2012년부터다. 서구지역을 중심으로 서대구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위한 움직임이 일었지만 다소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비춰졌었다.

하지만 지역 균형발전 측면과 기존 철로 재활용의 경제적 측면이 부각되면서 국토부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 올해 KTX 서대구역사 설립 예산을 확보했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KTX 서대구역사는 사업비 433억원을 들여 올해 기본 및 실시 설계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특히 KTX 서대구역이 대구 서·남부지역 주민 148만명과 산업단지 종사자의 접근성을 높여 철도교통 불편 해소와 산업단지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향후 복합환승센터 건립과 역세권 개발 등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서구지역은 수년 내 획기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서대구화물역부지
대구 서구 이현동 옛 서대구화물역부지에 오는 2019년까지 KTX서대구역이 건립될 예정이다.

◆도심 되살리기와 새로 만들기

원도심의 속성을 살린 재생사업과 노후 도심을 갈아엎고 새판을 짜는 재정비사업이 서구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시작해 올해 4년차를 맞는 서구 비산 2·3동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 사업’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라 달성토성 둘레길과 골목길 조성, 커뮤니티센터 건립 등 굵직한 사업만을 남겨두고 있다. 특히 달성토성이 문화재인 까닭에 주변 정비사업 방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비산 2·3동과 달서오성 서편외곽을 연결하는 탐방로 조성이 가능해지면서 관광자원화의 길이 열렸다. 오는 2019년까지 사업비 12억원을 들여 토성 연접 옹벽 200m를 제거, 탐방로 및 둘레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일대 둘레길과 옛길 등을 연결, 지역 특색을 살린 거리를 만들면 인근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와 서문시장, 인동촌 골목 등과 연계한 관광코스가 될 수 있다.

올해부터 추진될 ‘원고개 날뫼마을 재생사업’은 비산1동과 평리1동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마을재생사업이다. 날뫼(비산)의 전설이 살아있는 이 곳에 스토리길을 조성하고 구릉지대인 특성을 살린 도심재생을 목표로 총 7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편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평리재정비 촉진사업’은 7개 구역 중 5개 구역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평리 5, 6동 총 8천193세대가 포함된 평리재정비사업은 오는 2022년까지 진행, 인구 유입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디자인리뉴얼센터
서구 평리동 옛 가정법원을 리모델링한 디자인리뉴얼센터가 최근 공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5월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먹거리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서구에는 독특한 거리가 있다. 전국 최초로 프랜차이즈 업체를 한 곳에 밀집된 서부시장 특화거리가 그것이다. 지난해 문을 연 ‘프랜차이즈 특화거리’는 기대와 우려 속에 순항하고 있다. 새로운 실험의 성공여부를 재단하기에는 이르지만 현재 140여m에 불과했던 특화거리는 10·11·14·15상가 동을 포함, 남측 확장을 꾀하고 있다. 내년까지 진행될 남측확장 사업은 먹거리 업종 다양화를 통해 재방문을 유도하고 기존 상인들과의 상생에 초점을 맞춘다. 조만간 공영주차장을 개소, 고질적인 주차문제도 해결해 침체된 서부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반고개 무침회 골목도 보행환경 개선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 지난해 대구시의 ‘테마가 있는 디자인 시범거리’로 선정된 무침회 골목은 20여곳의 무침회 업소가 밀집된 서구의 대표 먹거리 골목이다. 달구벌 대로 등에 맞닿아 접근성이 좋은데도 불구, 불법 주정차와 인도가 확보되지 않은 점 등 도로환경이 열악했다. 대구시는 320m 무침회골목에 사업비 5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가로환경을 개선, 보행하기 좋은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보도와 차도를 분리 조성하고 한전 지중화, 쉼터 및 상징조형물 등을 설치해 먹거리 중심의 명물특화거리로 재정비해 지역상권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건강한 주민=행복한 도시

염색공단과 서대구공단이 위치한 서구에 지역민을 위한 보건센터가 들어선다. 올 하반기 착공예정인 ‘염색산단보건센터’는 비산7동 북부정류장 인근에 자리잡을 예정이다. 총 6층 건물의 1~3층에 자리할 보건센터는 공단 인근 건강 취약지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 금연·절주 등 통합건강증진사업을 추진, 공공보건의료 안전망으로 기능한다. 나머지 4~6층은 ‘행복나눔발전소’로 운영될 예정이다. 서구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도시경제기반형 재생사업 지원센터 등이 입주해 종합복지시설로 운영된다.

올해 준공돼 문을 여는 곳들도 있다. 서구의 교육·문화 취약지에 공공도서관이 들어선다. 첫 구립도서관(어린이도서관 제외)이 될 ‘비산동 도서관’은 지난해 공사를 시작, 오는 5월 지상 3층의 아담한 도서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서구청 옆 옛 가정법원 건물을 리모델링한 ‘디자인리뉴얼센터’도 개관한다. 폐자원에 디자인을 입힌 업사이클링 상품 개발을 중심으로 15개 기업이 입주, 오는 5월께 개관한다. ‘달서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도 올 연말께 마무리돼 금호강을 잇는 자전거길 이용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