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자긍심 높이고 자신감 심었다
대구의 자긍심 높이고 자신감 심었다
  • 남승렬
  • 승인 2016.03.2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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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협력 롤모델 ‘대구사랑운동’ 20돌
1996년 태동…현재 139개 단체 참여
금모으기·담장허물기·나눔장터 등
다양한 운동 펼쳐 대구 인지도 높여
올해 20주년 맞아 시민소통의 장 마련
도심올레길·학생 골든벨·경진대회
6천여명 대상 맞춤 탐방 프로그램도
담장허물기 사진 2
담장너머愛 운동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대구의 많은 주택과 시설들이 타 지역에서는 좀체 보기힘든 담장이 없는 소통의 공간 역할을 해냈다. 대구시 제공

대구지역에 들불처럼 번진 ‘대구사랑운동’의 불씨를 지핀 지 어느덧 20년.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가 전국 최대, 명실상부한 ‘거버넌스 협치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대구사랑운동의 트레이드마크로 정착한 ‘담장 허물기 사업’은 담장을 허물고 가로공원을 조성함으로써 ‘대구 = 녹색도시’라는 등식을 성립시켰으며, 이웃간 벽을 없앰으로써 지역 공동체 문화 형성에 자양분이 됐다.

◇대구사랑운동의 태동

1990년대 중반, 대구지역은 경기침체와 정치적 소외로 시민들이 자긍심과 자신감을 잃어가던 시기였다. 지역비하 의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시민 스스로가 대구를 사랑하지 않으면 지역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생겨났다. 결국 대구를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이에 민관은 1996년 3월 학계와 시민단체 등 82명이 참여하는 대구사랑운동 추진기획단을 출범시켰다. 기획단은 같은 해 10월 대구사랑운동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지역 115개 기관과 단체 등이 참여하는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를 창립했다. 특히 세계통화기금(IMF) 환란이 우리 사회를 휩쓴 1998년 1월 전국 최초로 나라사랑 금 모으기 운동을 추진해 눈길을 끌었다. 비약적 발전을 거듭한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에는 현재 시민단체 55곳, 직능단체 38곳, 행정기관 26곳, 언론사 7곳 등 총 139개 기관·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는 창립 후부터 현재까지 △대구자랑운동 전개 △선진질서확립 시민운동 추진 △담장너머애(愛) 운동 전개 △대구사랑나눔장터 운영 △이웃사랑창구 운영 △대구사랑운동지원기금 조성 △대구시민발전소 운영 등 7대 공동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역사와 전통 지키기 △문화와 예술 사랑하기 △녹색도시 가꾸기 △지역경제 살리기 △지역사회 인재 키우기 △건강한 사회 만들기 등 6대 실천과제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경북대학교 담장 허문 자리에 거리 숲 조성  사업 후
담장 사업으로 경북대학교 담장을 허문 자리에 거리 숲이 조성됐다.
◇사라진 담장에 녹색이 자리잡다

대구사랑운동을 대표할 수 있는 시민운동은 ‘담장너머애(愛)’ 운동이다. 이는 199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담장허물기 시민운동이 업그레이된 것으로 담장안하기 시민운동과 함께 추진 중이다. 특히 이 운동은 녹색도시 조성과 이웃 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주택, 보육시설, 종교시설 등 소규모 민간시설을 대상으로 담장과 대문 등을 허물고 그 자리에 나무와 정원석 등을 설치, 조경공간으로 조성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지난 20년 동안 관공서 123곳, 개인주택과 아파트 449곳, 상업시설 76곳, 보육·복지·종교시설 119곳, 공공의료시설 24곳, 학교 50곳, 기업체 17곳, 기타 6곳 등 모두 864곳이 참여해 30.8㎞의 담장을 허물었다. 담장을 허문 자리는 가로공원으로 바뀌었다. 전체 면적은 36만3548㎡에 이른다.

대구발(發) 담장 허물기 시민운동은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지자체들은 물론 전국의 시민단체들이 벤치마킹을 해 가고 있다. 2002년에는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는 2005년 대구시로부터 담장 허물기를 배워 현재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일본의 대학원생들도 대구시를 찾아와 담장 허물기를 주제로 논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 운동은 국내외적으로 대구의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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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10월27일 열렸던 대구사랑운동의 비행기(비우는 행복 나누는 기쁨) 벼룩시장 모습.
◇이웃과 지역 사랑의 이정표가 되다

이웃사랑창구 및 대구사랑나눔장터 운영도 대구사랑운동을 취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웃사랑창구는 갑작스런 실직이나 부도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생계곤란에 처한 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1998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대한적십자 대구지사와 연계해 제도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생계가 곤란한 서민을 실사를 통해 지원하고 있는 것. 생계비와 무료치료 알선 등 세대별로 30~40만원이 지원된다.

대구사랑나눔장터는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자원 재활용과 근검절약 의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대구문화예술회관 앞 주차장에서 운영됐다. 총 262회, 524만명이 이용하는 등 실효를 거뒀다. 2012년 10월에는 나눔장터 운영의 개선점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연 뒤 ‘아나바다’ 정신 함양을 위해 장소와 참여단체, 물품, 가격 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카부츠 벼룩시장’을 운영해 수익금액을 기부하고 북한 아동을 위한 분유 보내기 운동에도 나섰다.

이밖에도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가 개발, 운영한 ‘대구올레’는 팔공산의 자연생태자원을 절묘하게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민들에게 쾌적한 녹색 여가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킨 것.

선진질서확립 시민운동은 대내외적으로 컬러풀한 대구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세계물포럼, 대구국제마라톤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단합된 정신과 친절, 화합된 질서의식은 성숙된 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더욱 도드라지게 했다.

◇대구사랑운동, 올해는 어떻게…

2016년은 대구사랑운동 태동 20돌이 되는 해다. 대구사랑운동의 그간의 성과를 시민 모두와 공유해야 하는 공론이 형성되고 있다.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는 올해 대구사랑운동의 성과와 발자취와 관련된 사진 전시회를 여는 등 이 운동 20주년 성과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구의 어제와 오늘, 담장 허물기 사업, 대구자랑하기 운동, 나눔장터 운영, 이웃사랑운동 전개와 관련, 시민들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는 대구사랑운동의 취지인 공생과 협치의 컨퍼런스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국내외의 다양한 협치 모델 사례를 연구하는 한편 민·관·기업과 지역사회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시민단체와의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는 것. 이를 위해 세대 및 정책 갈등 극복과, 지역사회 발전, 지역경제 성장, 광역간 협치모델 연구 등과 관련된 기조강연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대구자랑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역 명소 탐방 △대구바로알기 경진대회 △대구사랑 골든벨 퀴즈대회 △도심 올레길 운영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지역 명소 탐방의 경우 시민 뿐만아니라 전국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명소 탐방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신청 그룹에 따라 문화, 경제, 환경 등 맞춤형 탐방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참여 목표 인원은 6천명이다.

대구사랑 골든벨 퀴즈대회의 경우, 지역 중·고등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청소년들에게 애향심을 고취시켜 줄 계획이다. 또 도심 올레길의 경우는 각 구·군별 특색 있는 인물, 문화, 예술 등 대표 거리 8개를 오는 연말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 권영진 공동의장은 “대구사랑운동은 경제, 환경,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지역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며 “이 운동을 통해 ‘더 젊고 역동적인 대구’를 만드는데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청기자 cyc@idaegu.co.kr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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