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찾아 대구 떠나거나 공무원 시험 올인
일자리 찾아 대구 떠나거나 공무원 시험 올인
  • 김가영
  • 승인 2016.09.0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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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등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토로

부담감에 SNS 탈퇴 택하는 청년도

김광석 길·근대골목·두류공원 등

대구 인증샷 명소 많아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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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문 창간 20주년 기념 대시민 앙케트. 전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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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포스트잇에 응답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근로시간이 가장 긴 울산(195.1시간)보다 불과 5시간 적다. 단순히 월급이 적은 수준이 아니라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 탓에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었다. 심지어 아르바이트 자리도 ‘헐값’이다.

20대 여성은 “최근 집 근처 피씨방에 알바를 구하러 갔는데 시급 4천원을 주겠다고 했다”며 “대구에선 최저임금만 줘도 좋은 알바 자리”라고 꼬집었다.

◇대구, 차라리 떠날래

대구는 ‘청년 탈출’의 도시다. 동북지방통계청이 지난 4월 21일 발표한 ‘2015년 대구·경북 인구이동’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총전입자 수는 35만1천424명, 총전출자 수는 36만4천364명으로 1만2천940명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대구의 순유출은 지난 10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2005년 2만4천여명 순유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06년 2만5천여명이 대구를 떠났고 2012년 1만여명으로 순유출이 줄어드는가 싶더니 다시 2014년 1만5천여명, 지난해 1만2천940명이 대구를 ‘탈출’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가 6천51명으로 가장 많은 순유출을 보였다. 가히 대구 청년 ‘엑소더스(Exodus)’의 시대라고 칭할 만하다.

청년들의 탈(脫)대구는 단연 ‘괜찮은 일자리’ 부족이 원인이다.

서울 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대구 출신 박정열(32)씨는 “서울에서의 생활이 고달플 때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커지지만, 대구의 평균 연봉이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과 비교해 1천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상황에 발목이 잡힌다”고 말했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

온라인 상에서 ‘인간관계’와 연결돼 가장 많이 검색되는 말들은 어떤 것일까. ‘인맥’으로 대변되는 긍정적인 단어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초록색 포털 검색창에 ‘인간관계’와 함께 자동완성되는 단어 대부분은 부정적인 것들이었다. ‘정리’부터 시작해서 ‘스트레스, 회의감, 무서운, 상처, 끊기, 단절, 거리’ 등.

대구의 청년들도 ‘관계’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간관계’ ‘연애’ 등을 언급했다.

10대와 20대 여성은 각각 “최근 귀찮아져서 카톡과 페이스북을 끊었다”며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올해 초 643명의 20대 남녀를 대상으로 ‘인간관계 인식 및 실태조사’를 한 결과, 4명 중 1명은 관태기(관계+권태기)를 겪고 있었다.

많은 20대들이 인맥 유지·관리에 피로감과 회의감을 느끼고 새로운 관계 맺기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도 우울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접촉하는 사람의 수가 50명 이하일 때는 연결망의 크기가 클수록 우울 수준이 낮아졌지만, 50명 이상에서는 오히려 우울감이 커졌다.(사회적 연결망의 크기와 우울, 이민아, 2013)

◇인증샷, 다음은?

동성로 현장 앙케트에 나서기 전, 막창이나 치킨 같은 먹거리가 상당수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막창이 맛있다’가 1건, ‘사진찍을 곳도 많고 먹을거리도 많다’가 1건 나오는 등 먹거리에 대한 응답은 거의 없었다.

그에 반해 ‘볼거리’에 대한 응답은 쏟아졌다. ‘사진 찍을 곳이 많다’, ‘가볼 만한 곳이 많다’, ‘관광지가 많다’ 등 대구에 눈이 호강할 만한 장소가 많다는 이야기는 청년 200명 중 41명이 꺼냈다.

이를테면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나 대구근대골목, 두류공원 같은 명소는 물론 SNS에 ‘인증샷’올리기 좋은 예쁜 카페, 식당이 많다는 생각일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처럼 볼거리에 대한 긍정적 응답들이 쏟아진 것에 비해 ‘놀거리’가 많다는 응답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놀 곳이 한정돼 있다’, ‘놀 곳이 없다’ 등 이를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답변도 있었다.

특히 대구에서 연중 펼쳐지는 수많은 축제 중에서 앙케트에서 언급된 지역 축제는 ‘치맥페스티벌’이 유일했다.

대구에서 3~12월에 열리는 주요 축제는 31개에 달한다. 약령시 한방문화축제나 동성로축제 등 지역 특색을 살린 축제부터 전국적 관심을 끈 치맥페스티벌, 국제뮤지컬페스티벌, 글로벌게임문화축제까지 대규모 축제뿐 아니라 각 지자체별 크고 작은 축제까지 따지면 수십개가 넘는다.

대구지역 직장인 김 모(31)씨는 “다른 지역에서 대구로 여행 온 친구들이 ‘대구에 오면 꼭 가봐야 할 곳은 어디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곤란하다”며 “부산이나 광주, 경주 같은 도시들과 달리 대구는 ‘한 번쯤 둘러볼 만한 곳’에 그치는 곳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민지·김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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