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바다를 닮아 푸근하고 정겹구나
넉넉한 바다를 닮아 푸근하고 정겹구나
  • 남승렬
  • 승인 2016.09.1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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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신창2리 어촌체험마을
과메기 기름 녹인 비누 만들기
방파제서 즐기는 가두리 낚시
향긋한 성게·돌미역·전복 등
기호따라 요리체험 인기만점
슬픈 어부 사연 담은 우는 바위
제 올리면 장군되는 장군바위
돌밑김씨바위·옥녀바위 등
마을 앞바다 곳곳 전설 깃들어
포항신창2리
신창2리는 포항지역 유일한 어촌체험마을로 맑고 푸른 바다를 코앞에 둔 바닷가 벽화마을이다. 마을 앞 해변에는 1km가 넘은 백사장이 있고 앞바다는 전체가 암반으로 이뤄져 있으며 크고 작은 바위섬들이 여행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골목 사이사이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벽화들이 낯선 손님을 반긴다. 꼬불꼬불 골목길 담벼락마다 그려진 벽화를 찾는 재미에 마을을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다.

마을 앞 탁 트인 푸른 동해바다는 9월의 늦더위를 날려버릴 만큼 청량감을 준다. 포항지역 유일한 어촌체험마을인 신창2리 어촌체험마을은 그렇게 낯선 취재진을 맞았다.

신창2리는 포항시 남구 장기면 동해안로에 자리 잡고 있다. 포항 구룡포와 감포 중간 즈음에 자리한 이곳은 맑고 푸른 바다를 코앞에 둔 바닷가 벽화마을이다. 2012년 어촌체험마을로 조성돼 여행객을 맞고 있는 신창2리는 총 가구 수 65호, 주민 100여 명이 살고 있다. 주요 특산품으로는 돌미역, 돌문어, 성게, 전복, 해삼, 소라 등이 있으며 공기 좋고 인심이 훈훈한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마을 앞 해변에는 1km가 넘는 백사장이 있고 앞바다는 전체가 암반으로 이뤄져 있으며, 크고 작은 바위섬들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주민들은 앞바다에서 잡히는 수산물과 마을의 지리적 특색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파도가 쳐도 잔잔해서 안전한 방파제 안 바다에서는 가두리 낚시, 창경보트 및 투명카누, 후릿그물, 통발 체험, 고둥 잡기, 어선 승선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밖에도 포항 과메기 기름에 비누 베이스를 녹여 해초가루를 첨가해 만든 천연비누 만들기 체험 등이 있다.

마을 특산물로 만든 요리는 여행객들에게 단연 인기다. 특산물인 성게, 돌미역, 돌문어, 전복 등을 기호에 따라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갖춰 미식가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요리는 솜씨 좋은 마을 부녀회 아낙들이 나섰다. 타고난 손맛에 요리 전문가에게 전수 받은 비법이 더해져 웬만한 식당보다 맛깔나는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 중에서도 별미는 성게를 듬뿍 올린 성게국수다. 그 맛이 깔끔하고 담백해 훌륭한 영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또 깨끗한 바다에서만 자란다는 돌미역을 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2012년 6월 어촌체험마을 선정과 함께 준공된 어촌체험센터는 이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센터는 당초 2층 규모의 건물이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더 수용하기 위해 3층으로 증축됐다. 이 센터 1층에는 특산물 판매장, 요리 체험실, 체험 교육장이 들어섰으며, 2~3층에는 숙박시설 등이 조성돼 단체 및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먹고 잠자며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마을 안쪽에 자리 잡은 바위들은 흥미로운 전설을 품고 있다. 바위가 품은 전설을 알아가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마을 안내소 뒷편에 위치한 ‘우는바위’는 높이가 20m가 넘는 암벽이다. 바위에 깃든 전설은 이렇다. 청어를 잡던 40대 어부가 어여쁜 딸과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몹시 불던 날 고기를 잡으러 나갔다 돌아오지 못한다. 그 딸과 아내는 매일 이 바위에 올라 애비를 기다리며 애타가 울다 죽고 만다. 그 이후 바람만 부는 날이면 이 바위에서 울음소리가 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마을 뒷산 정상에 있는 ‘장군바위’는 통일신라를 이룩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김유신 장군이 사냥을 마치고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부하 장수들과 왜적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병법을 논의했던 장소로 전해진다. 장군바위에서 제를 올리면 자식이 장군이 된다는 전설이 있어 최근까지도 무속인들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돌밑김씨바위’, ‘옥녀바위’가 있으며, 마을에서 멀지 않는 곳에는 장기읍성이 있다.

장기읍성은 동해안을 지키는 중요한 군사 요충지였다. 삼국시대에는 서라벌을 침공하는 왜구를 방어한 군사기지였고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같은 역할을 했다.

김태섭 신창2리 어촌체험마을 운영위원장은 “신창2리의 해저는 전체가 암반으로 이뤄진 물이 맑고 깨끗한 곳”이라며 “작은 어촌마을 마을이지만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옛부터 전해오는 전설이 많아 여행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수산업과 해양에 대한 체험을 원하는 청소년과 지친 삶 속 치유의 시간을 원하는 도시인들이 언제든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어촌체험과 동네 곳곳 소소한 볼거리가 있는 신창2리에서 추억을 쌓고 싶은 여행객은 어촌체험마을 안내소(054-276-5588)로 문의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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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은…

“신창2리 어촌체험마을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시골 바닷가 마을의 정취를 품은 인심 좋은 곳입니다.”

포항 신창2리 어촌체험마을 김태섭(사진) 운영위원장의 말에선 마을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는 “신창2리는 포항지역에선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어촌체험마을”이라며 “어촌체험마을 지정은 다소 늦었지만 짧은 시간 내에 기반을 잡아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운영위원장은 “앞으로 더욱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동해의 쪽빛 바다의 멋을 살려 더욱 편안하고 정감 있는 관광어촌마을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을 골목마다 그려진 다양한 주제의 아기자기한 벽화에 대해 묻자 그는 “벽화가 그려진 이후 마을 이미지가 더욱 좋아졌다”고 했다.

김 운영위원장에 따르면 신창2리 벽화는 ‘어촌벽화마을 조성사업’의 한고리로 조성된 것으로 2013년 9월 기초 도안을 작성한 후 사업비 5천만원을 들여 같은해 11월 마무리됐다.

김 운영위원장은 “벽화마을이 조성되기 전까지 신창2리 어촌체험마을은 낡은 주택이 밀집해 미관상 좋지 않고 마을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대체적으로 어두웠다”며 “하지만 벽화가 그려진 이후부터는 동네 이미지도 개선되고 관광객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신창2리는 작은 어촌마을이지만 가까이에 경주관광단지, 포항제철산업단지, 해맞이의 명소 호미곳 등이 있어 연계관광이 가능한 곳”이라며 “다양한 이야기와 체험거리, 특히 성게톳밥, 성게국수 등 이색적인 먹거리가 있는 이곳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했다.

장기향교
장기향교

◇가볼만한 곳

포항 신창2리 어촌체험마을은 가까이 북쪽으로는 구룡포항, 호미곶, 남쪽으로는 감포항이 있다. 마을 바로 아래쪽은 관광어항인 양포항이 있다. 특히 양포항은 다기능 어촌항으로 어항시설 외에도 해양레저, 공연장을 갖추고 있는 등 해양 휴식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신창2리 일대를 포함한 장기면은 벽지 중의 벽지로 조선시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귀양지였다. 유교의 대가인 우암 송시열이 이곳에 유배돼 왔고, 실학파의 태두인 다산 정약용 역시 이곳에서 귀양살이를 했다.

이들은 장기에 머물면서 학문 등 다양한 분야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후대 사람들은 이들을 기리기 위해 사적비를 세웠다. 우암은 조선 숙종 원년인 1675년 장기현에서 4년 동안 유배생활을 했으며 다산은 1801년 신유년 천주교도 박해사건으로 유배왔다가 이곳에서 7개월간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송시열·정약용 유허비는 현재 장기초등학교 교정에 세워져 있다.

장기면 읍내리에 있는 장기향교는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327호로 지정됐다. 장기향교는 1405년(태종 5)에 건립됐으나 임진왜란 때 불에 타 1600년(선조 33)에 중건됐다. 이어 1785년(정조 9) 지방의 학문을 부흥시키기 위해 현감 황익진(黃翼振)이 마현행단(馬峴杏壇)으로 이건했다.

글=김기영·남승렬기자

사진=전영호기자·신창2리 운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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