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풍광·평온한 지세 “여기가 천하명당”
수려한 풍광·평온한 지세 “여기가 천하명당”
  • 김지홍
  • 승인 2016.09.0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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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장생이녹색체험마을
정감록에 실린 십승지 ‘금선정’
눈떼기 어려운 기암괴석 절경
소백산 능선따라 노을 내리고
해마다 5월엔 능금꽃 향기 듬뿍
열대야·모기없는 ‘최고 피서지’
농촌체험활동에 방문객 줄이어
영주-장생이
경북 영주시 풍기읍 금계리 장생이녹색체험마을 주변에는 십승지(十勝地) 중 으뜸인 일승지 ‘금선정’이 자리잡고 있다. 명당 중에 명당인 이 곳은 제멋대로 휘어지고 굽어진 노송과 함께 절경을 이루고 있다.

전쟁이나 천재가 일어나도 안심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조선시대 이래 민간에 널리 유포되어온 예언서 ‘정감록(鄭鑑錄)’에는 ‘십승지(十勝地)’가 소개돼있다. 안전한 열 군데의 땅이다. 승지(勝地)란 경치가 좋은 곳, 또는 지형이 뛰어난 곳을 말하는데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흔히 굶주림과 전쟁을 면할 수 있는 피난처를 의미한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 금계리 장생이녹색체험마을 주변에 있는 ‘금선정(錦仙亭)’은 십승지 중 으뜸인 일승지로 명소다.

정조 5년(1781년) 이한일 풍기군수가 금선계곡의 금선대에 정자를 세우고 금선정이라 붙였다. 금선정은 신선이 놀던 정자라는 뜻이다. 이곳은 조선 중기의 문신인 금계 황준량 선생이 ‘금선대(錦仙臺)’라 명명하고 학문을 궁리하던 장소였다. 영조 33년(1757년) 송징계 풍기군수가 암벽에 ‘錦仙臺’라고 크게 새긴 글씨가 남아있다.

금계 황준량 선생은 퇴계 이황 선생의 제자다. 금선계곡 또한 그의 호에서 유래됐다. 금선계곡은 소백산의 비로봉에서 남쪽으로 1.5㎞에 걸쳐 형성돼 있다. 시원한 물소리와 이리저리 길에 솟은 기암괴석(怪石)이, 제멋대로 방향을 잡아 휘어진 오래된 노송이 멋을 풍긴다. 소나무 숲에 있노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십승지를 낀 명당 중에 명당인 곳에 장생이마을이 있다. 마을 지형이 긴 배(船) 모양 같다해 ‘장선(長船)’이라 불렸다. 마음씨 좋은 착한 사람들이 많이 나서 번성하라는 뜻에서 ‘장선(長善)’이라고도 했다. 예전엔 마을이 있는 풍기읍에서 열리는 오일장을 ‘풍구장’이라고 했는데, 교촌교를 가운데 두고 ‘윗 장시(場市·위쪽 장사하는 곳·시장)’, ‘아래 장시(아래쪽 시장)’로 나눴다. 마을은 이같은 음이 바뀌면서 ‘장선이’ ‘장시이’ ‘장생이’라고 불려왔다.

장생이마을로 들어가는 길의 또다른 명물은 사과밭이다. 영주는 이름난 사과의 고장이다. 일교차가 심한 소백산 자락의 지형적인 특성과 독특한 점토질 토양이 맛과 향이 뛰어난 사과를 생산한다.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부터 어김없이 빨간 사과들이 탐스럽게 영글어져 줄지어 있다. 지난 2009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된 장생이마을은 4~5월에는 사과꽃 따기 체험을, 11월 하순까지는 사과 따기 체험이 가능하다.

마을의 풍경은 더 근사하다. 초가집 형태로 지은 황토방 3곳 주변에 원두막 7채가 세워져있다. 들판을 바라보기 더할 나위 없는 자연 그 자체다. 소백산 능선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운치를 더한다. 황토방 외 한번에 100명도 수용할 수 있는 2곳의 숙소를 더 갖추고 있다. 한여름에도 열대야가 없고 모기를 찾아볼 수 없는 최적의 피서지로 꼽힌다. 마을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방문한 사람은 찾기 힘든 정도다. 이미 체험객들에게 입소문이 퍼져 휴가철이나 연휴 기간에는 2개월 전부터 예약해야 할만큼 인기를 끈다. 대부분 대학생 동아리, 동창 모임 등 단체 손님이 많다. 해마다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고 가는 손님만 6천명이 훌쩍 넘는다.

마을에는 10가지의 체험 프로그램이 눈여겨볼만하다. 우수한 품질로 ‘풍기 인삼’을 활용해 이곳에서 한방 백숙과 단호박 식혜 등을 맛볼 수 있다. 마을 뒷산 젖소 목장에서 송아지에게 우유를 주거나 직접 짠 신선한 우유로 수제 치즈와 두부를 만들 수 있다. 우유두부는 일반 치즈와 달리 시유를 원료로 식초를 사용해 만든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계곡에서 물놀이도 가능하다. 더위를 많이 타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좋은 ‘풍기 인견’ 체험도 있다. 풍기 인견에 천연 염색도 입혀볼 수 있다. 가을 즈음엔 풍기인삼이나 고구마·감자·옥수수 캐기도 진행된다.

산책로 ‘풍기인삼개삼터길’도 조성 중이다. 금계천부터 금계호~금선정~영천고개~금강사~진밭골~용천지~장선까지 2시간 10분 정도가 걸리는 약 7㎞ 거리를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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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성 영주봉화낙농협회장 겸 장생이녹색체험마을 위원장
◇ 우리 마을은…

권오성(56·사진) 영주봉화낙농협회장 겸 장생이녹색체험마을 위원장은 “전국의 1천곳 넘는 체험마을 중에서 활발하게 운영되는 마을 중 5% 안에 들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운 좋게 지인들이 좋다고 오가면서 재방문율이 높아 예약하고 와야될 상황까지 왔다”며 자랑했다.

체험 마을은 현재 ‘영농조합법인’ 형태로 23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권 위원장은 “마을에 관심 있고 마을 운영에 참여하는 주민에 의해,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며 “체험 마을의 이익은 모두 원주민들과 함께 나눠 화합을 이끌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산림에서 힐링하는 음식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영주시 봉현면에 개장한 국립산림치유원 건강증진센터 ‘다스림’과 더불어 ‘힐링, 영주’를 꿈꾼다. 컨셉은 ‘테라 푸드(음식 치료)’다. 이는 테라피(Therapy·치료)와 푸드(Food·음식)의 합성어다. 그는 “체험 마을에서 먹거리로 인한 ‘힐링’을 사람들이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욕심을 내자면 체험 마을의 프로그램 중 음식과 관련해 전국 최우수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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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이마을체험관을 찾은 아이들이 치즈만들기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 가볼 만한 곳

풍기장(3·8일장)은 전국 최초 인삼시장으로 알려져있다. 1965년 동부리 시내 도로변에 정기 시장이 개설돼 지금까지 열린다.

영주 풍기인삼축제는 10년 동안 문화관광체육부 지정축제로 선정될 만큼 풍성하고 내실있는 축제다. 올해는 10월 15일부터 23일까지 영주시 풍기읍 남원천변에서 열린다. 행사에는 인삼 캐기부터 인삼 깎기·웰빙 인삼 요리 만들기 전시·체험, 전국 우량인삼선발대회 등까지 다양하게 펼쳐진다.

지역 특산물 장생홍삼은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다량 함유된 풍기인삼만을 주원료로 80도 이하에서 72시간 이상 추출해 만든 제품이다. 장생이 사과주스 ‘36.5’는 소백산맥에서 재배한 통사과 100%로 씨를 뺀 사과주스로 유명하다. 풍기인견 ‘아이리스 22.3’는 땀 흡수가 빠르고 정전기가 거의 없어 촉감이 차고 상쾌하다. 054-633-6461.

글=김교윤·김지홍기자

사진=전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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