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 사람 냄새…“정겹고 훈훈했네”
시끌벅적 사람 냄새…“정겹고 훈훈했네”
  • 강나리
  • 승인 2016.10.0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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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마을 수상자들 2016 경북도 마을이야기 박람회 우수마을(버금상) 수상자들이 김상섭 대구신문 사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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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함창 명주예술마을 ‘대상’ 2016 경북도마을이야기 박람회에서 마을이야기 대상을 수상한 상주 함창 명주예술마을 허호 추진위원장(오른쪽)이 김장주 경북도행정부지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삶의 터전인 마을을 주제로 마을의 역사를 소개하고 대표 먹거리를 경연을 펼친 ‘제 2회 마을이야기 박람회’는 경북의 대표 축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보다 더욱 풍성해진 마을 이야기와 공연 등은 마을 발전이 곧 경북의 미래임을 대변했다는 평이다.

○…전국 각지에 사는 사람들이 옛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고향’ 부스를 찾았다. 부스 곳곳에서 고향의 옛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고향 부스를 찾은 이들은 들뜬 목소리로 “아이고 말도 마소. 이 길이 내가 옛날에 쌀가마니 짊어지고 뛰어 다니던 그 길 아입니꺼” “내가 어릴 때 이 마을 대장 노릇 좀 했었지예”라며 지나가던 이에게 마을 특산물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뜻밖의 유명인사도 다녀가 눈길을 끌었다. 영양 두들마을 출신 소설가 이문열씨가 박람회장을 찾아 도내 각 시군 부스를 둘러봤다. 이씨의 행보에는 문학팬들이 뒤를 이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외국인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남편과 함께 나들이 온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 불가리아에서 온 유학생, 방글라데시에서 온 관광객 등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이 마을 부스 곳곳을 둘러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고령 가얏고마을 부스를 둘러보던 외국인 관광객 아리푸(38·방글라데시)씨는 “한국의 국악기는 소리부터 모양까지 정말 독특하다”며 “가야금을 만들고 함께 연주했던 우륵 선생의 마을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가야금 소리가 더 새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조각된 목재에 색을 칠해 만드는 팬시우드 열쇠고리와 호박 모양 브로치, 장수 팔찌 ‘장명루’ 등 실용적인 제품을 직접 만들어 가져갈 수 있는 체험 부스가 인기를 끌었다. 함창 명주 예술 마을 부스에서 손녀와 함께 호박브로치 만들기 체험을 한 서승희(여·65)씨는 “바느질을 곧잘 하는 편이라 자신있게 도전했지만 생각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실이 잘 터져서 만들기가 꽤 어렵다”며 “바느질을 한 번도 안 해본 손녀에게 이것저것 가르쳐 주기도 하고 직접 만든 브로치를 공짜로 가져갈 수 있어서 더 좋다”고 말했다.

○…갖가지 체험부스는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명주를 짜던 전통 베틀을 직접 작동해 볼 수 있는 부스는 체험을 하기 위해 모여든 초등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베틀을 직접 움직여 본 안동 일직초등학교 3학년 신아람 양은 “책에서만 보던 베틀을 직접 만져보게 될 줄 몰랐다”며 “베틀을 쓸 때는 실을 팽팽하게 당기면서 걸어야 헝클어지지 않고 옷감이 잘 짜진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실내체육관 한 쪽에 마련된 무대에서 각 마을이 준비한 대표 공연들이 30분 단위로 쉴 새 없이 펼쳐져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주시 장생이녹색체험마을의 ‘마당놀이 덴동어미’가 큰 호응을 얻었다. 영주 순흥 비봉산의 화전놀이를 배경으로 과부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60대 노파가 등장해 자신의 산전수전 인생 이야기를 신명나게 풀어냈다. 특히 노파와 비슷한 나이의 어르신 관람객들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네 차례나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마저 ‘덴동이’(불에 덴 아이)가 된 노파의 사연을 듣고 함께 울고 웃었다.

평소 보기 힘든 전통 무예 공연도 펼쳐졌다. 무예단이 궁시진, 기창, 환도배기 등 절도 있는 동작을 선 보일 때마다 관중석에서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각 마을을 대표하는 먹거리들이 관람객들의 입맛을 사로 잡으며 박람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날 포항 신창2리 어촌체험마을 부스의 성게톳밥·국수가 큰 인기를 끌었다. 신창마을 주민들은 관람객들에게 ‘제대로 된 성게 맛’을 보여주기 위해 신창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직접 채취해 온 성게를 현장에서 바로 요리했다고.

지현기·강나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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