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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카페서 맛본 ‘천상의 香’…융드립의 풍미에 빠지다

기사전송 2017-03-23, 21: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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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의 커피 이야기(4)
도쿄 스기나미구 ‘카페 두와조’
카페 드 란브르·11방 커피점 등
긴자 유명 커피점 이력 살려 개업
잇단 이국 손님 방문에 당황않고
한결같은 손놀림의 융드립 선봬
적은 좌석·다소 불친절 ‘옥에 티’
카페두와조의소다카오씨
카페 두와조의 소 다카오씨가 융드립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카페 두와조(CAFE DEUX OISEAUX)’는 ‘두 마리의 새’라는 뜻을 가진 일본의 커피점이다. 도쿄의 스기나미구 아사가야키타에 위치한 아주 앙증맞은 작은 커피집. 일본의 커피 전문가들에게 소개를 받아서 기대 속에 카페 두와조를 찾았다.

나는 그날 그곳에서 내가 커피장인으로서 진정한 프로가 되려면 어떤 마음자세를 가져야하는지, 마음 속 깊이 새기는 기회가 되었다. 카페 두와조의 주인은 ‘소 다카오’씨. 그는 긴자에서 유명한 커피점인 ‘카페 드 란브르(カフェ-ド-ランブル)’와 ‘11방 커피점’에서 일하면서 커피를 배우고 카페 두와조를 개업했다. 그의 경력으로 볼 때, 이미 커피는 마스터의 경지에 있는 커피장인이었고, 그에게는 독보적인 커피세계가 정립돼 있었다.

우리들과 소 다카오씨와의 첫 만남은 좀 어색했다. 우리는 일본의 커피를 둘러보려고 커피 마니아 15명이 팀을 구성해서 여행 중이었다. 계획된 일정에 따라 전날 가이드를 통해 전화로 예약을 했다.

카페두와조를 소개받을 때, 이미 이곳의 장소가 협소하기 때문에 동시에 들어가려면 일찍 예약을 해야 한다고 언질을 받았기에 예약한 시간에 맞춰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카페 두와조에 도착했다. 그곳은 번화한 동경에서 약간 비켜선 듯, 도로는 한적함을 느낄 정도로 조용했다. 가게의 입구는 여느 곳과 다를 바 없었지만, 유독 눈에 띄는 것은 50센티미터 정도의 정육면체 형태의 간판이었다. 아크릴로 만든 듯 우유 빛 반투명에 ‘CAFE DEUX OISEAUX - カフェドゥワゾル’라는 알파벳과 가다가나로 병기해 놓은 상호명이 매우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이었다.

낮이었는데도 간판은 노르스름한 전구색 색상의 조명이 켜 있어서 황옥으로 만든 것처럼 고급스럽게 보였다. 우리는 그곳에 도착해서도 모두 버스 속에서 대기를 했고, 예약을 확인하기위해 가이드가 먼저 카페 두와조에 다녀왔다. 그런데 다녀온 가이드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아마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 같았다. 가이드는 그곳의 상황을 우리에게 설명했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가게에는 이미 다른 손님이 와있어서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좌석은 7석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일본의 장인들이 운영하는 커피 점의 규모는 매우 작았다. 그렇기에 많은 우리 일행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가게는 흔치 않았다. 결국 우리는 두 팀으로 나누어 2교대로 들어가기로 했다. 나는 두 번째 팀에 배정되어 버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카페두와조내부-3
카페 두와조 내부.
20여분이 흐르자, 앞서 들어 간 사람 몇 명이 나왔다. 이어서 대기하던 사람이 교대해서 들어가고 앞에 들어간 마지막 사람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나는 마지막 순서로 그곳에 들어갔다.

가게 안은 정말 작았다. 입구에서 통로를 끼고 낮게 위치한 바의 좌석은 7석이었다. 그리고 여분의 공간에 사각테이블 2개가 있었다. 의자의 크기도 미니급. 가게의 모든 좌석을 다 합쳐도 15석. 그런데 우리들이 오기 전 두 팀의 손님들이 이미 와 있어서 남은 좌석은 바의 7석 뿐이었다.

이국의 커피 문화를 직접 체험코자 바다를 건너 온 커피 마니아들의 기대는 차분히 앉아서 장인의 면면을 느끼면서 궁금한 것도 질문하고 커피도 분위기 있게 마시고 싶었는데 예상을 빗나갔다. 나는 준비된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바텐의 분위기가 매우 무거워 보였다. 우리들이 동시에 여러 종류를 주문해서 그런지, 그는 매우 피곤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아마 주문받은 커피를 혼자 추출해야하는 부담 때문이었다고 추측을 했지만, 커피를 추출하면서도 소 다카오씨의 표정은 밝질 않았다.

그만의 날카롭고 차가운 인상에 경직된 모습, 내가 들어가기 전에 소 다카오씨와 우리들 간에 어떤 해프닝이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저 말없이 모두 커피만 마시고 있는 상황이었다. 고요와 정적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도 소 다카오씨의 융드립이 시작되면,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의 14개의 검은 눈동자는 소 다카오씨의 추출과정을 긴장하며 지켜보았다. 그는 뜨거운 시선이 부담되는지, 주전자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가끔씩 가볍게 흔들리곤 했지만, 그의 드립은 한결같았다. 물주전자를 오른손에 고정하고 물방울을 떨어뜨리면서 융드립 필터를 왼손에 잡고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이동을 하는 그의 추출법은 전통적인 일본이 융드립 추출방식이었다. 물방울 입자가 자유낙하를 하면서 커피의 입자 속에 충격 없이 스며들게 하는 방식의 기술. 질문을 하지 말라는 가이드의 부탁과 기다리는 동료에게 자리를 넘겨줘야한다는 강박관념까지 모두 심드렁해 하면서 마셨던 커피는 소 다카오씨가 지향하는 커피 맛과 향미를 느낄 수 없었다.

카페 두와조는 대략 50㎡정도의 협소한 공간이었다. 그곳에는 유리로 구획된 작은 공간에 로스터실도 같이 있었다. 너무 좁아서 로스팅은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이나 영업 외 시간이나 가능할 것 같았다. 나는 향이 좋다는 인도네시아 만델링을 주문했다. 바의 높이가 낮아 소 다카오씨의 행동 하나하나를 모두 볼 수 있었다. 특히, 바 안은 한 발짝의 여유 공간도 없었다. 소 다카오씨 곁에서 그를 보조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나중에 물어 보니 부인이었다.

나의 주문이 마지막이어서 만델링 커피를 끝으로 추출을 마친 그가, 마음에 여유가 생겼는지 우리들을 한명씩 바라보면서 겸연쩍어하는 모습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오면 앉을 자리도 없고 서비스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다음번에는 이렇게 오지 마세요.”라고. 그리고 “다음에 올 때는 꼭 한 두 명씩 오세요.”라고 덧붙였다.

소 다카오씨도 이국에서 찾아 온 커피 마니아들에게 자신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과 서비스를 잘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생각을 전하는 것 같았다. 나는 경직된 분위기가 조금 풀려서 명함을 건네고 그에게 명함을 부탁했다. 깔끔한 백지에 ‘카페 두와조(CAFE DEUX OISEAUX)’와 ‘소 다카오’라고만 적혀 있었다. 나는 얼른 그에게 그의 사진을 기념으로 간직하고 싶다고 하고 사진 찍기를 부탁했다. 아마도 분위기상 우리의 일행들은 그곳의 사진을 한 장도 찍지 못한 것 같았다. 그는 나의 부탁에 커피 추출하는 모습을 기꺼이 다시 연출해 주었다.

환경과 정서가 다른 문화를 접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 날 카페 두와조의 상황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우리는 고객이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간 것은 분명히 우리의 생각이 짧았다. 하지만, 그날 우리들이 받은 느낌은 많이 불편했다. 그날 카페 두와조의 주인 소 다카오씨는 분명 최선을 다했다. 좋은 커피 맛을 보여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고, 맛있는 커피를 우리들에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꼭 그런 분위기로 우리를 대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저녁, 우리들은 그곳의 커피 맛은 기억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이름 난 명인들에게도 무명의 시절이 있다. 무명의 시절에는 찾아오는 손님에게 극진하게 대접하고 커피도 최선을 다해서 추출한다. 보통사람들이 장인으로 인정받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아 부어야하는가?

그러나 그 때까지 흘린 수많은 땀의 결과로 얻은 명성을 지킨다는 것은 명성을 얻기보다도 어렵다. 특히 커피의 장인으로 산다는 것. 어느 분야의 프로로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찾아오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한 잔의 커피로 사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을 넓은 아량과 포용력을 갖추는 인간이 먼저 되어야할 것 같다. 그렇기에 진정한 커피의 장인은 커피의 맛과 향기뿐만 아니라 커피의 잔속에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담아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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