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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 할 때마다 원전 걱정…국민은 불안하다

기사전송 2017-04-05, 21: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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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가는 ‘탈핵’ 목소리
영남권에 원전 76% 집중
경주 강진 이후 불안감 확산
사용후 핵연료 반입 사실
5년간이나 비공개 드러나
안전에 대한 불신 기름 부어
탈핵캠페인3
한반도 잇단 지진 발생으로 원전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면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자는 ‘탈핵’ 주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7일 대구 동성로에서 ‘핵없는 세상을 위한 대구시민행동’이 일본 후쿠시마 핵 사고 6주기를 맞아 노후 원전 폐쇄와 신규 원전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펼치는 모습. 대구신문 DB
경주인근주요시설현황
한동안 잠잠하던 경주지진의 여진이 최근 잇달아 발생하면서 원전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지난해 9월 12일 경주 지진 이후 국내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탈핵(脫核)’ 주장이 민간영역과 정치권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탈핵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과제”라며 “대한민국도 탈핵 국가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 불붙는 ‘탈(脫)원전’…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사례도

원자력 사고 불안감은 특히 경북지역에서 고조되는 상황이다. 경북 동해안은 원자력 발전시설이 집중돼 핵과 관련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높고 2016년 ‘9.12 경주 강진’ 이후 여진이 계속 발생하면서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5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 동해안에는 국내 원전 25기 가운데 경주와 울진 각각 6기 등 총 12기가 운영 중이다. 울진에는 신한울 1·2호기를 추가 건설 중이다. 또 경주에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이 있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본사도 서울에서 옮겨왔다. 또 부산의 고리원전 4기와 신고리 3기도 경주와 가까운 곳에 있다. 국내 원전 25기 중 76%인 19기가 영남권 동부해안 지역에 몰려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원자력 발전시설은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에선 지진 등 대형재난에 노출된 ‘화약고’와도 같다. ‘탈원전 정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높아지는 이유다.

실제 경북지역에선 탈원전 움직임이 이미 시작됐다. 영덕군은 지난해 잇단 지진 발생과 주민 안전을 이유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전면 백지화했다. 영덕군은 지난 2010년 신규원전 사업을 신청한 이후 2012년 정부로부터 신규원전 부지로 지정고시돼 2026~2017년까지 원전 2기(천지 원전)를 건설할 계획까지 수립된 상태였다. 이에 따라 일부 주민들은 최근 몇 해 동안 핵 사고 발생 우려 등을 이유로 원전 사업 철회를 줄기차게 주장했지만 영덕군은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경주 강진 이후 여론은 급속하게 돌아섰다. 계속되는 수백여 차례의 여진과 활성단층이 존재한다는 게 알려지자, 민심은 원전 건설 반대로 기울었다. 결국 주민 찬반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군정 자문기구인 영덕발전소통위원회가 원전 중단을 건의하자 이희진 군수는 지난해 11월 원전사업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지난 주말 발생한 경주 지진으로 여진의 횟수가 600번을 넘어섰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증명된 이상 우리도 독일과 같이 전면적인 탈핵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최근 원전 냉각수 누수, 철판부식, 핵연료 추락 등의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여진까지 계속돼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국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노후 원전은 즉각 폐쇄하고 신규원전 건설 계획은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밀실적’ 핵 물질 안전관리…주민 반발 키워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는 정부의 원자력 안전관리도 주민들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 핵 관련 시설과 물질의 위험성을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채 “일단 숨기고 보자”는 식의 업무 처리는 주민 반발을 ‘님비(Not in my backyard·NIMBY) 현상’만으로폄하할 수 없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대전에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능 누출 위험이 큰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해 온 사실을 30년 동안 주민들에게 숨겼다. 사용후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타고 난 뒤의 핵폐기물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로 분류된다. 원자력연구원은 사용후 핵연료의 손상 원인 규명과 연구개발 등을 이유로 국내 원전으로부터 옮겨왔지만 이를 지역사회에 알리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사용후 핵연료 보관 사실이 알려지자 대전 지역사회는 들끓었다. 특히 한국원자력연구원 인근에는 초등학교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어 주민 반발은 더욱 거셌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중저준위 폐기물 1만9천600여 드럼은 2035년까지 경주중저준위방폐장으로 이송할 계획이지만, 사용후 핵연료는 고준위 폐기물이어서 중저준위 방폐장으로 보낼 수도 없다. 정부는 2035년까지 고준위 방폐물 중간저장시설을 설치·운영한다는 방침이지만, 주민 반발 등이 커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탈핵운동가 김익중(전 원자력안전위원) 동국대 교수는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 중 하나로 꼽히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 계기가 돼 독일과 이탈리아, 벨기에, 대만 등이 잇따라 탈핵을 선언하고 있다”며 “선진국처럼 풍력이나 태양열 이용을 시급히 늘려서 원자력을 대체하는 등 에너지 수요관리만 잘해도 탈핵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7일 월성1호기 인근 지역인 경주 주민 등 국민 2천여 명이 국무총리 직속 산하기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를 상대로 낸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위한 운영변경 허가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허가처분은 위법해 취소한다”고 주민 손을 들어줬다. 30년 수명 만료로 가동이 멈춘 이후 원안위가 2015년 2월 27일 10년 수명연장을 결정한 지 2년여 만, 국민들이 소송을 낸지 1년8개월 만이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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