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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묘사 감동”vs“잔잔한 전개 지루”

기사전송 2017-04-13, 22: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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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 갈리는 영화 ‘어느날’
아내의 죽음에 절망하는 강수
교통사고 후 영혼이 된 미소
서로의 깊은 상처 공유·치료
감독 특유의 심리묘사 돋보여
힐링·감동 위한 군더더기 많아
뻔한 스토리·억지 눈물 지적도
어느날
강수(김남길)가 미소(천우희)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모습.


결론부터.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영화.

이윤기 감독의 ‘남과 여’, ‘멋진 하루’를 본 관객이라면 감독 특유의 영화 전개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등장 인물들의 내면과 심리묘사를 통한 영화의 흐름이랄까.

이러한 부분에서 지루함을 느끼는 관객이 다소 많을 수 있다. 뻔한 스토리와 눈물을 짜내는 듯한 연출은 불편을 호소하는 관객이 생기기도. 이 때문에 영화가 끝난 뒤에도 별다른 감동이나 잔잔한 여운은 없다.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가 풀어지는 과정에서 짜깁기 한 듯한 억지(?)스런 상황 설정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예고편을 통해 가졌던 기대감이 되레 거북한 느낌으로 돌아오니 배우들의 연기력이 아쉬울 뿐이다.

특히 영화 중반 부분에서 다뤄지는 ‘두용’(윤제문)의 가족사는 전반적인 분위기와 별개로 또 하나의 감동을 전하려 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강수와 미소 둘 사이에서 펼쳐지는 삶과 죽음에 관한 스토리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느낌. 전반적인 영화 흐름에 어색하게 끼워진 ‘박힌 돌’이 된 셈이다.

병원을 주요 배경 장소로 설정하면서 ‘치유’와 ‘치료’, 힐링을 자처한 이번 영화는 군더더기가 너무 많았다.

후기. 영화 속에는 큰 복병이 있었다. 삐뚤어진 마음이다. 미소의 사고가 자살인지 아닌지 파헤쳐나가는 과정에서 강수를 쪼아대는 상사는 자살로 몰아가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소 대리인이던 ‘호정’(박희본)이 보험사와의 합의를 거부하고, 평소 미소와 친했던 시각장애인 ‘범진’(정순원)과 결혼을 한다. 미소는 강수에게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며 결혼식장에 참석해 호정과 범진을 보며 눈시울을 붉힌다.

이 대목에서 영화 흐름을 다소 어긋나게 유추해버렸다.

소위 ‘막장 드라마’처럼 호정이 범진과의 결혼을 위해 미소를 일부러 사고 당하게 만들지 않았을까라는.

게다가 마지막 장면에서는 ‘아! 저것은 범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에 몰입하지 못했다.

극장 안에서 훌쩍훌쩍 눈물을 훔치던 관객에게 마음을 들키지 않은 게 다행이다.

“제가 보여요?” 어느날, 내 눈에만 그녀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내의 유품을 태우던 날, ‘강수’(김남길)는 같은 시각 다른 곳에서 방황한다. 아내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한 강수는 삶의 희망을 잃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미소’(천우희)의 사건을 맡게 되면서 황당한 일을 겪게 된다.

보험회사 과장인 강수는 사고 조사를 위해 찾아간 병원에서 한 여성을 만난다. 스스로 누워 있는 환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미소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강수는 그녀가 자신에게만 보이는 영혼임을 알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 깨어난 미소는 자신이 누워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 영혼이 됐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시각장애인이었던 미소는 처음 보는 낯선 환경에 유일하게 자신을 볼 수 있는 강수를 만나게 되고, 마지막 부탁을 전한다.

“처음보다 마지막이 더 기억에 남는거겠죠? 잊혀지는 것 보다 슬픈건 없잖아요.”

영화 ‘어느날’은 단순 멜로물이 아니다. 등장인물 강수와 미소의 인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내를 잃고 상심에 빠져 지내던 강수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의 영혼과 만나면서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공유, 치유하는 과정을 그렸다.

시각장애인이던 미소가 영혼을 통해 세상을 처음 구경하는 장면에서 언뜻 미소의 치유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지난날의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치유를 받는건 강수다.

이처럼 결과적으로 영화는 강수의 아픔을 다루는데 미소의 인생을 접목시켰다.

무뚝뚝한 성격의 소유자 강수가 미소를 만난 어느날부터 닫혔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다.

아내의 죽음으로 삶의 이유를 잃었던 강수는 미소를 만나면서 자신을 회복, 성장해 나간다. 반면 미소는 마지막을 준비하는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강수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미소, 이들에게는 각자의 이유가 있었다.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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