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18일 금요일    단기 4350년 음력 6월27일(丁丑)
기획/특집기획/특집

캐릭터간 캐미 만점…느와르 탈을 쓴 ‘아재 코미디’

기사전송 2017-05-11, 21:21:26
독자한마디 폰트 키우기폰트 줄이기 프린트 싸이로그 구글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 ‘보안관’
5년 전 파면당해 낙향한 전직 형사
‘나홀로 수사’로 동네 마약사건 해결
중년배우 슬랩스틱 등 웃음 포인트
이성민 등 흥행 보증배우 연기 일품
수사극 특유의 긴박감 부재 아쉬워
보안관
동네반장 대호와 그의 패거리들.


부산의 작은 어촌 마을 기장. 동네 얼뜨기 반백수 무리를 이끄는 동네반장 대호(이성민)는 자율방범대 컨테이너를 아지트로 삼으며 기장의 평화를 수호하는 자칭 보안관이다.

대호는 5년 전까지만 해도 경찰서 마약 수사반에서 활약하던 형사였다. 하지만 아시아 마약계의 대부 일명 ‘뽀빠이’의 연결책이던 일식(정만식)을 잡기 위해 무리한 검거 작전을 펼치면서 범인을 놓치고 동료마저 잃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대호는 결국 파면당하고 고향 기장으로 내려온다.

세월이 흐른 뒤 평화롭던 어느날 기장에 돌연 비치타운이 조성된다는 소문이 돈다. 대호는 오합지졸 군단을 이끌고 시위에 나서려 하는데, 5년 전 자신이 감형해준 종진(조진웅)과 마주하게 되고 비치타운 계획자가 종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상하게도 종진이 기장으로 내려온 직후 인근 해운대에서 마약 사건이 돌기 시작하고, 대호는 5년 전 ‘뽀빠이’ 운반책으로 감옥살이를 한 종진이 범인임을 직감한다. 하지만 동료를 잃었던 자책감으로 감행한 무리한 수사는 동네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어쩔 수 없이 처남 덕만(김성균)과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데….

◇배우들의 연기력이 살린 영화

‘보안관’은 가족과 함께 볼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영화다. 작품의 심오한 세계관이나 철학적 의미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배우들의 맛깔나는 사투리 구사능력까지 더해지니 서울 토박이들이 얼추 따라하는 거북함을 덜었다. 특히 미남형 인기배우가 등장하지 않고 오로지 중년 배우들이 펼쳐내는 아재식 개그는 극중 자연스럽게 녹아내리면서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다.

본격적인 내용은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한 종진이 대호의 고향 기장에 비치타운을 건설하겠다며 나타난 시점부터 시작된다. 5년 전 마약 운반책이었던 종진이 싫지는 않지만 수상한 기운을 직감한 대호는 종진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 그러던 중 기장의 소피마르소 희순(손여은)의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마약을 발견하게 되고 5년 전 동료를 잃은 사건 ‘뽀빠이’가 연루돼 있음을 확신한다.

종진이 내려온 직후 마약 사건이 터지자 대호는 뽀빠이의 연결책이던 일식(정만식)이 부산에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일식을 잡기 위해 덕만을 시켜 종진에 대한 뒷조사를 실시하는데 다소 무리하고도 무례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자연스러운 코믹한 상황 연출에 덧대어진 연기력은 관객을 사로잡는 웃음 포인트로 작용된다. 타이밍과 상황을 고루 섞은 우스꽝스런 연출은 영화를 살려내는 데 한 몫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어눌한 말투, 아재 특유의 말장난, 제법 수위가 높은 슬랩스틱에 이르기까지 지루할 뻔한 영화를 가까스로 살려내는데 성공했다. 박장대소까지 이어지지는 않지만 짧게 짧게 단타를 치는 듯한 느낌으로 영화의 후반부까지 웃음을 이어나간다.

대호와 덕만의 캐미 넘치는 코믹한 연출에 소름끼치는 종진의 연기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또 동네에 있을 법한 아재들을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겨낸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조연들의 연기 또한 빛났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긴박한 상황이 없다는 것. 수사극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코믹한 상황 연출은 긴장감을 전혀 찾을 수 없게 만들었다. 권선징악이라는 말 처럼 악은 징계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악을 대함에 있어 징계보다는 대호의 가오(?)를 살리는데 급급했다.

결국 동네 주민들에게 영웅이 되고 싶었던 대호의 본색인 드러난 셈이다. 영화 군데군데서 물씬 풍기는 ‘영웅본색’의 느낌은 이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전하고자 했던 것일까. 왕따를 당하면서도 마을 주민을 지키고자 했던 대호와 덕만의 애달픈 의리였을까.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독자한마디 폰트 키우기폰트 줄이기 프린트 요즘 싸이로그 구글
제9회 경주관광해변가요축제
2016포항해변전국가요제
<이명철 교수의 맛기행>
 월남쌈 전문점 '쌈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