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그루 노송의 솔향…일상 피곤 씻어주는 ‘치유 마을’
200여 그루 노송의 솔향…일상 피곤 씻어주는 ‘치유 마을’
  • 남승렬
  • 승인 2017.06.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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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솔향기마을
주봉 비로봉은 ‘야생화 보고’
전국 최고 휴양지 명소 30곳에 선정
소백산 자락이 빚은 ‘천혜 자연환경’
산림욕·눈꽃 등 계절별 즐길거리
친환경 식재료 다양 ‘녹색농촌체험’
밤엔 구슬 같은 별 초롱 ‘주성골’
주민 ‘도시민과의 교감 공간’ 결실
‘의상-선묘의 애틋한 사랑’ 설화
“도시민들에게 쉼표 선물하는 도농 상생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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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시 봉현면 대촌2리. 수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소나무와 그 향기로 ‘솔향기마을’이라고 불리는 이 마을은 수령 350년이 넘는 송림 약 200 그루가 우거진 녹색농촌체험마을로써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장군봉 아래 산으로 둘러싸여진 전형적인 농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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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기마을은 지난 날에는 밤이면 구슬같은 별이 초롱초롱 빛난다고 해 ‘주성골’이라고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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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350여년을 맞은 보호수.
부석사전경
부석사

포근한 대지, 맑은 물과 상쾌한 공기 속에서 노송의 향기를 맡으며 바쁘고 피곤한 일상을 벗어버릴 수 있는 경북 영주시 봉현면 대촌2리. 수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소나무와 그 향기로 ‘솔향기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 마을은 녹색농촌체험마을로써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장군봉 아래 산으로 둘러싸여진 전형적인 농촌이다.

특히 영주 풍기IC(인터체인지)에서 접근성이 좋으며 마을 어귀에 수령 350년이 넘는 송림 약 200 그루가 우거진, 수려한 소나무 군락이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이 마을은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안식처가 돼는, 마을 전체가 그야말로 ‘치유의 숲’이다.

◇ 그윽한 솔향 감도는 최고 휴양지

풍기IC에서 불과 2km 거리에 있는 농촌체험마을 솔향기마을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사업비 2억원을 지원받아 펜션 3동과 정자, 물레방아, 디딜방아, 식당 등을 완공해 2008년 7월 31일 문을 열었다.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는 각종 농산물을 식재료로 하므로 도시인의 농촌체험관광 최적지로 각광받고 있다.

농식품부는 2014년 전국 최고 휴양지 명소 30곳을 선정하면서 소백산 자락의 솔향기마을을 우리나라 최고의 휴양지라고 소개했다

취재진이 솔향기마을을 찾은 날은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풍기IC를 거쳐 마을 초입에 들어섰을 때는 이상하리 만큼 시원했다.

무엇보다 오감을 자극한 것은 솔숲에서 은은히 풍겨지는 그윽한 솔향이었다. 푸른 숲이 산길을 따라 이어지는 가운데 솔향기 가득 실은 바람 한줄기는 초여름의 더위를 말끔히 날려주었다.

마을에 들어서자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수령 500여년 됐다는 아름드리 느티나무였다.

마을은 작은 실개울과 물레방아, 매년 음역 정월대보름 때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는 성황당, 영주시 보호수이자 마을 주민들이 수호신으로 여기는 350년된 동나무 등이 소나무 군락과 절묘하게 어울려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사방에서는 실개울의 물소리와 새소리가 들려왔다.

◇주민들의 땀…빈촌, ‘구슬 같은 별들이 빛나는 마을’이 되다

솔향기마을은 지난 날에는 ‘주성골’(주송골)이라고 불렀다. ‘구슬 주’(珠), ‘별 성’(星). 마을이 높은 산 아래 있어서 밤이면 구슬 같은 별들이 초롱초롱 빛난다고 해 불려진 이름이다. 또 한편으론 약 350년 전 광산 김씨의 선조인 쟁현이라는 사람이 다래 덤불을 헤치고 마을을 개척하면서 주송골이라 불렀다는 설(說)이 전해진다.

솔향기마을의 자랑거리는 소백산맥 자락이 빚어낸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마을 주변의 산에서 봄에는 산나물을 채취할 수 있으며, 여름에는 피서를 즐길 수 있다.

또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으로 눈이 즐겁고 사과와 송이 채취가 가능하다. 겨울에는 눈 쌓인 소나무의 절경에 빠지는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이같은 자연환경을 활용한 체험프로그램은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봄에는 산나물 캐기, 야생화 관찰, 여름에는 산림욕, 가을에는 사과 따기, 겨울에는 눈꽃축제, 눈썰매 타기, 두부 만들기 체험이 있다.

여기에 더해 영주의 문화관광지인 부석사, 소수서원, 선비촌을 둘러보는 문화체험프로그램도 마련돼 방문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먹거리도 풍성하다. 곤드레밥, 가마솥 나물밥, 솔잎 칼국수, 두부전, 감자전, 직접 담근 인삼 막걸리, 백숙 등은 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운데 곤드레밥은 솔향기마을의 특미 중의 특미다. 곤드레밥에 비빔장을 쓱쓱 비벼 먹으면 곤드레 향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부드럽게 혀에 착착 감기면서 체면 차릴 새 없이 꿀떡꿀떡 넘어간다.

솔향기마을의 오늘이 있기 까지는 오로지 주민들의 땀과 노력이 밑거름이 됐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솔 숲 가꾸기와 약수터 복원, 펜션 조성 등에 힘을 모았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변변한 논도 없이 산비탈에 과수농사를 짓는 ‘빈촌’이었지만 산골 자연환경을 활용, 도시민들과 교감을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주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자연의 향기에는 사람을 평온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전국에 수많은 명산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소백산의 솔숲은 깊고 솔향은 다른 어떤 그것보다 그윽하다. 높고 경외로운 소백산이 곱게 빚어 놓은 산맥 능선의 아름다움을 닮은 공간. 솔향기마을은 이제 더 진한 솔향기로 도시민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글=김교윤·남승렬기자

사진=전영호기자
솔향기마을은 소백산국립공원이 가깝고, 부석사와 소수서원, 무섬마을 등 문화관광지와 인접해 몸과 마을을 치유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소백산국립공원

소백산은 봄에는 철쭉꽃, 겨울에는 설화가 만발하는 산이다. 1987년 12월 국립공원 제18호로 지정됐으며 여성적인 산을 상징하기도 한다.

소백산국립공원은 한반도의 등뼈와도 같은 백두대간의 줄기가 서남쪽으로 뻗어내려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와 경상도를 갈라 영주 분지를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다. 비로봉(1천439m), 국망봉(1천421m), 제1연화봉(1천394m), 제2연화봉(1천357m), 도솔봉(1천314m), 신선봉(1천389m), 형제봉(1천177m),

묘적봉(1천148m)등의 많은 영봉들이 어울려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산세로 수려한 경관을 보여 주고 있다.

주봉인 비로봉은 수많은 야생화의 보고로 희귀식물인 왜솜다리(에델바이스)가 자생하고 있는 지역으로 봄이면 철쭉이 만개하여 그 은은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부석사

신라 문무왕 16년(서기 676)에 의상조사가 창건한 화엄종찰 부석사는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을 비롯해 국보5점, 보물4점, 경북도 유형문화재 2점 등 많은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10대 사찰 중 하나다. 사찰 앞으로 펼쳐진 자연경관을 품안에 끌어안은 모습은 마치 부처님의 온화한 자비심처럼 모든 이의 마음을 무아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한국 화엄종(華嚴宗)의 근본도량(根本道場)으로 의상조사(義湘祖師)가 왕명을 받들어 창건하고, 화엄의 대교(大敎)를 펴던 곳으로, 창건에 얽힌 의상과 선묘(善妙) 아가씨의 애틋한 사랑의 설화는 유명하다.

◇소수서원

조선 중종 38년(1543)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웠다. 서원의 효시이자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공인된 사립고등교육기관이 된 이 서원은 수많은 명현거유를 배출한 한편 학문탐구의 소중한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다. 1871년 대원군이 서원을 철폐할 때에도 훼철하지 않고 존속한 서원 47곳 중의 하나로, 1963년 사적 제55호로 지정됐다.
“쉼이 있고 치유가 있는 힐링의 숲, 솔향기마을로 오세요.”

박현미(50·사진) 솔향기마을 사무장은 올해 4월 솔향기마을 사무장으로 왔다. 영주 출신의 박 사무장이지만 본인 역시도 솔향기마을을 잘 몰랐다고 입을 떼었다.

“영주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이렇게 편안한 안식처가 있다는 걸 몰랐어요. 솔향기마을은 도시민과 농민들이 서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넉넉한 인심과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마을입니다.”

박 사무장은 솔향기마을의 자랑으로 천혜의 자연풍광과 함께 사과를 꼽았다. 그는 “소백산맥 자락의 일교차가 큰 지리적 특성 때문에 사과가 특히 달고 맛있다”며 “이곳을 찾으면 싱싱하고 아삭한 과일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곳의 사무장으로 일하게 돼면서 ‘지루하지는 않을까’ 걱정아닌 걱정도 있었지만 기우였다”며 “좋은 경치 속에서 들리는 새소리, 비오는 날엔 운치있는 빗소리가 마음의 안정을 줬다. 특히 마을을 아끼는 주민들의 마음이 느껴져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물 맑고 인심 좋은 고향의 품 같은 가족나들이를 원한다면 이곳만한 휴식처가 없다”며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더 다양한 체험거리를 마련해 도농이 상생하는 농촌마을로 가꾸는 게 바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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