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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떨어진 자리 선비의 격조와 기개가 꽃피었네

기사전송 2017-07-24, 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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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매원마을
영남 3대 반촌으로 손꼽히던 곳
급제자 많아 ‘장원방’ 불리기도
한국전쟁 때 북한군 주둔지
고택 300여채 파손 등 아픔
2009년 전통마을보존회 꾸려
옛 모습 복원 관광자원화 추진
칠곡 (23)
경북 칠곡군 왜관읍 매원리 매원마을.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조선시대 ‘영남 3대 양반촌’으로 꼽혔던 곳이다. 매원(梅院)이라는 마을명(名)은 ‘매화꽃 모양처럼 생긴 마을’이라고 해서 붙여졌다. 드론 촬영
매원마을 연꽃02
매원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백연지에 핀 연꽃을 배경으로 카메라에 추억을 담고 있다.

지난날의 영광을 간직한 고즈넉한 반촌(班村)은 조선 선비의 곧은 절개를 상징하는 ‘매화’를 닮았다. 하지만 역사는 낡은 돌담길이 한국적 정취를 풍기는, 고고한 매력을 가진 이 마을을 질투했을까. 안타깝게도 마을은 씻기 어려운 전쟁의 상흔도 간직하고 있다.

매화를 닮은 전통한옥마을 ‘매원마을’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매원리에 자리 잡고 있다. 안동의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조선시대 ‘영남 3대 양반촌’으로 꼽혔던 곳이다. 매원(梅院)이라는 마을명(名)은 ‘매화꽃 모양처럼 생긴 마을’이라고 해서 붙여졌다.

매원마을은 조선 선조 때 낙향한 석담(石潭) 이윤우(李潤雨)가 입향조로, 이조판서·대사헌 등을 배출했다. 장원급제한 사람이 많아 ‘장원방’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마을의 최대 번성기였던 1905년 무렵에는 가옥이 400여 채에 이르렀고, 이수목과 이두석 등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애국지사도 6명에 달한다.

◇ 반촌, 전쟁의 화마에 휩싸이다

한국전쟁 당시 매원마을은 전쟁의 한가운데 있었다. 전쟁의 화마는 마을을 송두리째 집어삼켰다. 격조 높은 전통미를 자랑하던 마을은 포탄 속에 그렇게 속절없이 폐허가 됐다.

1950년 8월 ‘낙동강 방어선’의 요충지였던 칠곡은 다부동전투 등 6·25 전쟁사에서 치열한 격전이 벌어진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전투가 계속되던 상황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군사들은 낙동강에서 한국군의 저항에 발이 묶이게 된다. 당시 북한군이 주둔지로 택한 곳이 매원마을이다. 비극의 시작이었다.

북한군이 박곡종택에 사령부를 설치하고 광주이씨 문중의 주택인 지경당을 야전병원으로 운영하면서 매원마을도 전쟁의 한복판으로 빨려들고 만 것이다. 가만히 있을 미군이 아니었다. 미군은 피란을 가 주민들이 거의 없는 텅 빈 마을에 집중 폭격을 가했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마을을 지켜온 대부분의 고택이 이때 소실됐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포탄은 장소를 가려 떨어졌다. 고택 300여 채는 처참한 피해를 입었지만 재실과 사당 등은 대부분 화를 면했다

현재 마을에 남아있는 재실로는 광주이씨 재실인 관수재(觀水齋)와 석담 이윤우를 추모하는 귀후재(歸厚齋), 아산(雅山) 이상철(李相喆)을 추모하는 아산재(雅山齋), 그리고 덕여(德汝) 이동유(李東裕)를 추모하는 용산재(龍山齋)가 있다.

매원마을의 고택 중에서 건립 연대가 가장 오래되고 규모도 잘 갖춰진 주거 건축물로는 해은고택(海隱古宅)이 있다. 1788년(정조12) 이동유가 건립했다. 사랑채는 1816년(순조16)에 건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감호당(鑑湖堂)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선시대 경성판관, 담양부사를 지내고 후학 양성에 힘쓴 석담이 매원마을의 자연 풍광에 매료돼 만년에 강학하며 거처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광주이씨 후손으로 마을을 지키고 있는 이장 이효석(63)씨는 “감호당의 정확한 창건연대는 알 수 없으나 광해군 2년인 1610년께 석담 어르신이 사직 후 향리에 돌아온 때부터 1624년 담양부사로 도임한 시기인 1610~1624년 사이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칠곡 (18)
매원마을의 고택과 재실은 한국적 미를 간직하고 있다.


◇ 전통 양반촌 옛 모습 복원 추진

주민들은 2009년부터 ‘매원전통마을보존회’를 구성해 마을의 옛 모습을 복원하는데 힘쓰고 있다. 취재진이 찾은 날도 마을 곳곳에서는 한옥 복원 공사가 한창이었다.

150년 넘은 옛 토담과 1950년대에 쌓은 토석담, 고택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최근에 축조된 담이 공존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매원마을은 해마다 7월이면 마을을 수놓은 수련한 연꽃이 고택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취재진이 찾은 날도 백연지의 연꽃이 인상적이었다.

주민들 스스로가 소득을 창출하기 위해 마을 앞 논에 심은 연은 이제 매원마을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연밥·연차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들어섰다.

주민들은 이 모든 게 선비문화가 서린 매원마을을 체험형 전통한옥마을로 정비하기로 한 데 대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며 최근에도 체험형 전통한옥마을 복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한국전쟁 때 폭격만 당하지 않았어도 안동의 하회마을이나 경주의 양동마을처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을 텐데 안타깝다”며 “우리나라가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을 딛고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듯이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매원마을도 조만간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칠곡군 관계자는 “옛 모습 복원을 위해 ‘한옥집단마을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며 “지속적인 지원으로 고택 문화재 지정과 한옥체험 운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최규열·남승렬기자

사진=전영호기자

◇ 칠곡호국평화기념관

6·25 한국전쟁 동안 일어난 수많은 전투 가운데 55일간의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통해 전세를 역전시키고 대한민국을 지켜낸 낙동강 방어선 전투의 최대 격전지인 칠곡에 위치한 기념관이다. 지하 2층, 지상 4층의 건물과 넓은 규모의 야외 기념관에 다양한 기록과 유물이 전시돼 있다. 특히 실감나는 연출모형과 체험시설을 통해 호국안보 의식과 나라사랑 정신을 기를 수 있는 호국평화체험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5년 10월 15일 개관했다.


가실성당
가실성당

◇ 가실성당

칠곡군 왜관읍 낙산리에 있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소속 천주교회다. 대구 계산성당에 이어 경북지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성당이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낙산마을은 치열한 전투로 황폐화됐지만, 가실성당 건물만은 인민군의 병원으로 사용한 관계로 그대로 남을 수 있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새로운 전례에 따라 1964년 제대 쪽의 구조를 많이 바꾸었고, 제의방을 만들기 위해서 약간의 확장 공사를 했다. 2000년 대희년을 맞이해서 동양화가 손석희가 가실성당의 14처를, 독일 화가가 감실 및 색 유리화를 작품으로 내놓았다.



◇ 가산산성

칠곡군 가산면 가산리에 있는 산성으로 1974년 3월 사적 제216호로 지정됐다. 산골짜기를 이용해 쌓은 석성(石城)으로 내성은 1640년(인조 18), 외성은 1700년(숙종 26), 중성은 1741년(영조 17) 각각 완성했고 칠곡도호부(漆谷都護府)를 설치했다. 성 안에 객사·인화관(人和館)을 비롯한 관아와 군관청·군기고·보루·포루(砲樓)·장대(將臺) 등이 설치된 점으로 보아 행정적 목적보다 군사적 목적으로 축성했다. 자연지형을 이용해 성을 쌓는 조선 후기 건축기법의 전형을 보여준다.
“매화 꽃잎이 떨어진 모양새의 땅이라고 해서 매원이라는 이름이 붙었지요. 5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매원마을을 찾는 이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랍니다.”

이효석(63·사진) 매원마을 이장은 광주이씨 집성촌인 경북 칠곡군 매원리에서 20년 넘게 이장을 맡아 오고 있다. 이 이장 역시 광주이씨 후손으로 매원마을에 대한 애착이 대단했다.

그는 “매원마을은 조선 시대엔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더불어 영남 3대 반촌이었다”며 “비록 전쟁통에 고택은 대부분 소실됐지만 선비의 기개는 여전히 살아있는 땅이다”고 했다.

이 이장에 따르면 현재 매원마을에는 약 200호가 살며 참외, 포도, 벼농사 등을 짓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한옥 민박체험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게끔 한옥 복원에 나서고 있다.

매원마을의 또다른 자랑거리를 물어보았다. 그는 “매원마을에선 세시풍속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세시의례와 세시음식, 세시놀이로 구성해 마을 주민과 체험관광객이 한데 어울려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은 우리 마을만의 특화된 자랑거리다”고 말했다.

이 이장은 “지방정부의 행정적, 제도적 지원이 더욱 강화돼 매원마을이 명실상부한 영남 3대 반촌의 명성을 되찾기를 바란다”며 “특히 마을 전체를 ‘민속마을’로 지정받기 위해 주민 모두가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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