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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론 알 수 없는 나만의 특성·자질·노력 부각시켜라

기사전송 2017-08-01, 21: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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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5>나만의 자기소개서 쓰기-1
개성없는 자소서는 경쟁력 없어
담아낼 소재 ‘선택과 집중’해야
같은 활동이라도 디테일 중요
구체적 서술이 강한 인상 효과
거점국립대학공동대입전형설명회'경청'
25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2018학년도 거점국립대학 공동 대입전형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각 대학 대입전형을 설명 듣고 있다. 이날 설명회는 부산대를 비롯해 경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경상대, 전북대, 전남대, 강원대 등이 공동 개최했다. 연합뉴스

◇너무 비슷한 자기소개서들

학생들이 긴 시간을 투자하고 나름 애를 써서 작성해온 자기소개서를 보면 ‘시간을 채우기 위한 봉사활동이 아닌 진정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복습과 예습을 철저히 하는 자기주도적 학습태도를 바탕으로 학교에서 모든 공부를 해결했다’, ‘기숙사 생활하면서 학원에 갈 수 없어 학교와 기숙사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했다는 천편일률적인 내용만 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의예과등 의학계열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지원동기는 ’본인 또는 가족이나 친척들중 중환자가 있어 이를 지켜보면서.....‘, 또는 ’가족이나 친척의 직업이 의료계에 있어 자주 찾아가다......‘등 이다. 또한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 인성관련 항목에서는 학반 친구나 선후배 중에 누구 하나는 아주 나쁜 사람의 역할을 하고 그것을 대화와 진실 된 솔선수범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대학 입시는 나 혼자 원서를 내고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심사를 받는 것이 아니다. 어느 대학이나 매년 수천 명의 학생이 응시하고 자기소개서를 제출한다. 우리나라 대학 중에서 입학사정관 인원수가 제일 많은 대학은 서울대일 것이다. 26명의 전임입학사정관이 서류평가 1단계와 2단계를 담당한다. 그 다음 단계에서 각 단과대학의 교수들로 구성된 110명의 위촉사정관이 선발과정에 참여하는데, 한명의 지원자에 2인 이상의 위촉사정관이 평가한다. 그러면 한 명의 사정관이 읽어내는 자기소개서는 몇 장이나 될까?

입학사정관들은 첫 문장만 봐도 그 다음 내용이 무엇인지 떠오른다고 한다. 그것이 싫다고 한다. 우리학교 교내행사는 다른 학교에서도 다 하는 것이라면? 자기소개서는 이미 정해진, 누구에게나 똑같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차별화는 가능하기는 한 것인가?

◇차별화는 비전으로부터

학생이 어떤 일을 했다고 하면 교육적으로 궁금한 것은 그 일을 하게 된 ‘동기나 이유’일 것이다. 그 다음은 그 일을 하는 과정이나 완료한 다음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배웠느냐? 하는 것이다. 즉 그 일에서 어떤 영향(influence)을 받았는가 하는 점이다. 극단적으로는 누가 시켜서 강제로 그 일을 한 경우와 스스로가 궁금하거나 하고 싶어서 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각성하게 되어서 한 것과는 의미가 전혀 다른 것이다. 같은 활동이라도 학생들은 서로 다른 동기와 목표를 가지고 시작할 수 있고, 그에 따른 활동 과정도 다르기 마련이다. 학교 안에서만 한 학생과 이를 학교 밖에서 주말이나 휴일, 방학을 이용하여 연속적으로 계속 활동한 것과는 동기와 목표 열정(관심)의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또한 결과도 상반될 수 있고, 이를 통해 느끼고 배운 점들도 다를 것이다.

고등학교 재학 기간의 학습이나 활동이 외관상 남다를 것이 없더라도 의미나 느낀 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 ‘비전’은 온전히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의미부여의 결합체’라고 하는 것이다. 학생부가 객관적 사실의 근거라면 자기소개서는 주관적으로 의미부여를 하는 ‘자기주장서 또는 자기서약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착한 김 군은 물어볼 것이다. “선생님! 저는 이 활동들을 할 때 그렇게 깊은 생각이 없었는데요. 그러면 끝인가요?” 끝 아니다. 그 활동을 할 때 충분한 자기 성찰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자각이 있으면 그것도 도움이 된다.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지만, 타임머신을 탔다고 가정하고 그 때로 돌아가자. 지금 학생은 그 활동을 목전에 두고 있다. ‘나는 이 일을 왜하는가’ ‘이 일은 나의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렇게 타임머신을 이용하여 자기성찰을 하면 활동 준비나 활동과정의 미비한 점들이 확연히 들어 날 것이다.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실질적으로 그 활동은 연장됐고 지금 의미 있는 마무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반성적 사고는 학습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자기성찰을 하고 난 다음 이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학생의 선택사항이다. 요즈음 유행하는 표현으로는 ‘골든타임’은 지났지만 ‘만시지탄’까지는 아니다. 아직 고등학교 과정에 있기 때문에.

◇공감을 부르는 글쓰기 : ‘디테일’이 내 글을 살린다

기쁜 상황을 ‘기쁘다’, 슬프면 ‘슬프다’는 언어로 표현하는 것. 그 추상적인 언어는 초등학생도 쉽게 쓸 수 있다. 지극히 단순하면서 재미도 감동도 주기 어렵다. 글을 읽으면서 슬픈 마음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슬프다’라는 추상적인 표현이 아니라 ‘슬픈 상황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이다. 상투적이거나 추상적인 표현은 해롭다. 자기소개서는 남과는 다른 나를 표현하는 글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상투적인 문구나 뜻을 짐작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문구로는 입학사정관에게 ‘나’를 표현하고 자신의 인상을 강하게 심어줄 수 없다. “반장 역할을 잘해냈다.”, “열심히 했다.” 등의 문구로는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 막연한 내용보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원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면 단순한 경력보다는 임원 활동의 계기나 동기,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 경험, 이를 통해 향후 나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다.

다음에 고교에서 비슷한 경험을 기술한 두 자기소개서가 있다.

“저는 동아리에서 태아돼지 해부실험을 계획했습니다. 처음엔 두려웠지만, 생물은 그냥 수많은 원자의 덩어리일 뿐 이라고 생각하니 이성을 되찾아 해부를 통해 많은 걸 배워 지식에 근거해 동물을 분석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라고 기술된 자기소개서와

“여러 실험 동영상을 보면서 실험과정을 눈으로 익히며, 실험생물학 책을 참고하여 내장기관위치, 신경계, 근육조직 뼈의 기능... 꼬리를 잡아당겨 경추탈골법으로 즉사시켰고, 갈비뼈를 자르면서 단단함을 느낄 수 있었고, 갈비뼈를 들어내고 외피, 내피를 모두 잘랐지만 ...” 으로 제시된 자기소개서가 있다. 두 지원자는 명목상으로는 같은 해부활동을 했고, 그것을 자기소개서에 기술하고 있으나, 평가자입장에서 두 지원자는 서로 다른 경험을 했고, 다른 성장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디테일이 내 글을 살린다.

◇공감을 부르는 글쓰기 : 선택과 집중

디테일을 살려서 구체적으로 써야 공감을 얻기 쉽다고 한다. 이처럼 중요한 ‘디테일’을 글자 수가 한정된 자기소개서에서 구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선택과 집중이다. 두 가지를 요구한다. 첫 번째는 자랑하고 싶은 소재의 개수를 줄여라. 1번은 1~2 꼭지, 2번은 2~3꼭지, 3번은 1꼭지. 두 번째는 거두절미하고 말하고 싶은 장면의 현장으로 바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학생부라는 기본적인 근거 문서가 있다. 자기소개서에서는 내가 자랑하고 싶은 핵심적인 내용이 나타나는 사건 현장의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디테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이 스토리의 맥락 속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도록 만든다면, 나의 자기소개서는 공감을 얻을 것이다.

학생부에 기록된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그대로 나열할 것이면 왜 자기소개서를 썼던가? 대학은 학생부의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지원자의 숨겨진 특성, 자질, 노력 등을 자기소개서를 통해 확인하고 싶다. 따라서 단순한 사실을 나열하기보다는 같은 수상실적이라도 어떤 동기와 목적, 어떤 생각과 의지가 있었는지, 특별히 노력한 과정이나, 어떻게 그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공부해왔는지, 그래서 그 결과가 나에게 어떤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았는지를 나타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소재의 개수를 최소화 하는 데는 전략적인 이유도 있다. 대학에서의 평가 작업을 상상해보자. 연세 좀 있는 교수님께서 모니터 앞에서 오르내리는 글을 스크롤하고 있다. 화면은 좌우로 분할되어, 한 쪽은 학생부 한쪽은 자기소개서가 보인다. 자기소개서에 나오는 자랑거리를 학생부 기록을 다시 찾아서 근거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것이다. 학생부 기록과 같은 내용은 아니더라도, 근거 찾는데 시간 다 보내면 공감은 언제 할 수 있나? 예쁘다는 느낌이 들기 어렵다.

◇공감을 부르는 글쓰기 : 도전과 역경 극복, 태도의 문제

기성세대들은 다음 세대들이 도전의식이 투철하고 적극적이며 진취적인 태도를 가져줄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자기소개서를 읽은 느낌이 운명에 그냥 순응한다거나, 이런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었나? 같은 분위기인 것은 안 된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쓰라고 했지만 학생이 지금 경찰 조사를 받아서 자백문서를 쓰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대학이 궁금한 것은 학생이 처했던 상황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가졌나 하는 것이다. 예로 경제적으로 심히 어려운 환경에서 고교생활을 했다고 하면, 누가 더 가난한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상황에서 누가 더 치열하게 노력했는가, 주어진 상황에서 누가 더 성취를 했는가는 평가 대상이 된다.

도움말=이진호 대구교육연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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