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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대한민국 위한 도약…국민 공감대 넓힌다

기사전송 2017-08-06, 21: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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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공화국시대를 연다-<1>프롤로그 - 지방분권을 요구하기 전에
국민 관심·참여 저조 걸림돌
‘단체장 권한만 커진다’ 오해도
주민발안·소환 제도 등 통해
‘주민 참여권 강화’ 도입 취지
서울·중앙집권식 제도 한계 봉착
선진국 진입 위한 개헌 ‘골든타임’
개헌 필요성·방향·전문가 의견 등
12차례 걸쳐 심도깊게 다룰 예정
국회
국회는 내년까지 지방분권이 포함된 개헌안을 만들 예정이다. 연합뉴스
문재인대선협약-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후보가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 관계자들과 만나 지방분권개헌 협약서에 서명한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도내에서 군수와 국회의원을 지낸 한 정치권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도 군수나 단체장의 권한은 왕처럼 막강하다. 지방분권이 돼 자치경찰에 재정 권한까지 주게되면 단체장은 ‘지방의 황제’로서 모든 권한을 움켜쥐게 될 것이다.” 실제 모 군수는 자주 가던 식당이 마음에 들지 않자 뭔가 트집을 잡았다. 이후 그 식당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찾지 않아 문을 닫게 됐다는 얘기가 전한다. 군 단위에서 공무원은 지역 유지이다. 때문에 공무원의 눈 밖에 나면 살아 남을 수가 없다. 광역시도 역시 마찬가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전국의 모든 광역 및 기초단체장들은 자치단체에 권한이 없다며 재정권, 입법권을 달라며 요구한다. 하지만 실제 시민들이 느낄 때 현직 단체장의 권력은 지금도 절대 작지 않다. 단체장을 감시한다던 시민단체까지 단체장이 취임한지 얼마 안돼 한통속이 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단체장이 나눠주는 돈이 적잖고 만들어 줄 수 있는 자리도 상당수다. 의회는 또 어떤가.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유례없는 수해에도 불구하고 해외연수를 갔다가 되돌아 왔다. 꼭 필요한 해외연수였다면 수해를 이유로 도중에 돌아올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국민들이 분개한 이유는 ‘연수’가 아니라 ‘관광’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언론은 지방의회, 국회의원들의 해외 연수가 ‘외유성 관광’이며 국민혈세를 낭비한다고 수없이 지적했다. 그럼에도 ‘혈세 관광’은 한해도 거르지 않고 지속됐다. TV카메라 앞에서 드잡이를 하던 여야 의원들은 함께 떠난 해외 연수 후에는 형님 동생이 되어 어깨동무를 하고 돌아온다. 그들의 권한, 권능은 국민들 위에 있다. 의원들이 국회에서 지역 예산을 깎으면 단체장 재선에 차질이 온다. 이 때문에 단체장 이하 지역 공무원들은 주민 모시기가 아니라 중앙부처 공무원에다 의원님을 상전으로 모신다. 그렇게 따낸 지역 예산은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쓰이기보다 윗선과 닿는 유력자들에게 더러 사용된다.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기보다 엉뚱한 곳에 잘못 사용하기때문에 분권이 시민들속으로 파고들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절박함이 없으니 지방분권에 힘이 실리지 않고 메아리가 없는 게다.

단체장들가운데 주민들의 신뢰를 받는 단체장이 과연 얼마나 될까. 1995년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20년 간 비리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광역 및 기초단체장은 모두 102명이나 된다. 전체의 8.3%이다. 경북 청도군은 3명의 군수가 잇따라 비리혐의로 현직에서 물러나면서 지난 2005년부터 3년 연속 해마다 재보궐선거를 치렀고 재선거 과정에서 금품살포 혐의를 받던 선거운동원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주민을 위한 공무원’이 아니라 ‘단체장을 위한 공무원’이 양산되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지방분권보다 중앙집권이 더 낫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한다. 과거 임명직 단체장 시절 공무원들은 소신있게 자기 주장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한 번 찍히면 끝’이다. 때문에 아무리 무리한 지시라도 단체장 말에 토를 달지 않는다. 인사권을 거머쥔 단체장 앞에서 정책이나 업무지시가 잘못됐다고 말할 정도로 영혼있는 공무원은 이 세상에 없다. 능력과 무관하게 승진에서 탈락하거나, 한직을 전전할 각오가 아니라면 바른 말을 할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지방분권은 해야 할 것인가.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전략을 짜게 될 태스크포스 ‘자치분권전략회의’ 안성호 공동위원장은 “사실 ‘지금도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단체장, 지방의원들에게 권한을 더 주면 어떻게하느냐’는 말을 듣고 있다. 하지만 지방분권은 시도지사, 시장군수, 지방의원들에게 권한을 더 주자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이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민들에게, 국민들에게 권한을 돌려 주자는 것이 지방분권”이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주민소환이나 주민투표가 현재의 법에도 있지만 이빨이 빠졌다. 문대통령도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해 중앙통제보다 시민통제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헌법과 하위법에 주민발안, 주민소환 제도를 강화해 단체장들이 주민 눈치를 보도록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단체장들이 마음대로 하던 권한을 주민에게 이양하는 것이 지방분권이라는 것이다. 결정권을 주민이 갖는 국민주권시대가 지방분권시대이다. 시민이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통제의 주체로 참여하면 지역 혁신을 가져와 단체장은 단체장답게 공무원은 공무원답게 주권자는 주권자답게 본래 자기위상을 회복하게 된다.

지방분권 실시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은 더 있다. 읍·면·동까지 스위스식 주민자치를 점차 도입하겠다고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스위스만한 주민공동체사회를 이루고 있느냐 하는 문제다. 이상은 좋지만 현실이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또 지방분권이 됐을때 주민소환을 밥 먹듯 해야 한다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집권화(centralization)란 의사결정권 및 명령지휘권이 중앙정부ㆍ상급기관ㆍ최고관리층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말하며, 분권화(decentralization)란 의사결정권과 명령지휘권이 지방정부ㆍ하급기관ㆍ하위계층에 위임되는 것을 말한다. 중앙집권하에서는 국가가 안보상의 위기나 시련에 처해 있을 때 전국적으로 힘을 모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획일주의적인 업무처리로 인해 지역적인 특수성과 실정에 적합하고 적시적인 행정활동이 곤란하고, 민주적 통제가 약화되어 권위주의적ㆍ전체주의적인 경향으로 흐르기 쉽다. 인간이 타인의 지시에 의해서 피동적이고 타율적인 입장에서 문제를 접근할 때 자기의 존재성마저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자발적인 입장에서 문제에 접근할 때는 주인의식을 느끼고 보람도 갖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자발적인 입장에서 문제를 접근하고 해결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생기고 창의력이 발휘된다. 분권화는 창의력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지방실정에 맞는 융통성 있는 행정을 할 수 있고, 관계된 여러 사람을 문제해결에 참여시킴으로써 민주성을 제고시킨다. 지방분권제도가 마련된다고 해도 당장 지방관리나 주민들이 분권에 맞는 의식을 갖게 되거나 그동안의 행동양식을 바꿀수는 없을 것이다. 조선시대 이래 수백년에 걸친 중앙집권식 사고를 어찌 한 순간에 바꿀 수 있으랴. 하지만 가야할 길이기에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지방분권을 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서울과 중앙에 집결되고 결국 지방은 고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분권은 필연적인 선택사항이다. 중앙의 말 한마디에 지방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시대는 지났다. 지방이 살아 움직이지 않으면 나라 전체가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피가 말초혈관까지 돌지 않으면 살이 썩는 것과 같다. 중앙집권 국가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지방분권은 대한민국이 제2의 도약을 하기위한 발판이다. 그 수단인 분권개헌은 이제 마지막 ‘골든 타임’에 놓여 있다. 분권을 요구하기 앞서 지방정부 구성원들은 자신의 임기연장과 권력확대가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이번 분권개헌 기획을 통해 지방분권국가를 어떻게 건설해야 하며 법적·제도적 개선점은 무엇인지 면밀히 살필 것이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청와대가 지방분권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국회는 개헌특위를 가동해 새로운 헌법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지방분권과 개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대구신문과 지방분권전문 언론 티엔티뉴스는 ‘지방분권 공화국시대를 연다’를 공동기획해 분권과 개헌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로했다. 분권개헌의 필요성과 당위성, 분권헌법 제정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해외사례를 살펴 12차례에 나눠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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