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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뜨기 강도 삼총사, 나이트클럽을 접수하다

기사전송 2017-08-31, 21: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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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으로 몰린 차량 털이범들
1주일간 나이트클럽서 인질극
진부한 설정·개연성 부족 ‘발목’
감동·웃음 ‘두 토끼’ 모두 놓쳐
로마의 휴일
영화 ‘로마의 휴일’스틸 컷.


친형제보다 우애가 깊은 삼총사가 있다. 듬직해 보이는 ‘인한(임창정)’과 어딘가 어설픈 ‘기주(공형진)’, 그리고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두만(정상훈)’이다.

이 셋은 어느날 러시아 마피아에게 총을 구입한다.

현금수송 차량을 털어 한몫 챙기기 위함이다. 하지만 어딘지 어색해 보이는 이들은 현금수송 차량 내 있는 CC(폐쇄회로)TV에 찍혀 경찰에 추격에 쫓기게 된다.

가뜩이나 정상적이지 못한 이들에게 완벽한 도주는 무리. 결국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까지 내몰리게된 삼총사는 부둣가에서 미리 잡은 인질로 경찰을 협박, 나이트 내부까지 점령한다. 원래 의도와 달리 흉악범이 돼버린 셈이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고 특수부대까지 투입되는데….

‘로마의 휴일’은 얼뜨기 삼총사가 나이트클럽 안에서 인질을 데리고 일주일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영화다. 전형적인 20세기 코미디색이 짙은 이 영화는 임창정, 공형진, 정상훈을 캐스팅하면서 극장가에 큰 웃음을 선사할 요량으로 충무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기대는 이하. 당초 청사진과 달리 현실은 평이 갈리고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옛말처럼 너무 많은 것을 담고자 한 이 영화는 되레 관객을 108분씩이나 인질로 삼아버렸다.



◇그 어느것 하나도 챙기지 못했다

영화 ‘로마의 휴일’은 이덕희 감독의 욕심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는 작품이다. 웃음과 재미, 감동을 한꺼번에 잡으려는 욕심이 너무나 쉽게 드러난다.

캐릭터부터 이미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피식’하는 게 고작이다.

사실 이마저도 매끄럽지 않으니 거북할 수밖에. 시종일관 진중한 모습으로 리더 노릇을 하는 임창정까지 여기에 힘을 보탰다면 영화 도중 진즉에 일어섰을 것이다. 20세기의 전형적인 코미디 요소에 충실했지만 감성마저 예전 그대로였기에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감동 또한 얕고 허무하다. 기주와 두만이 웃음을 주는 캐릭터라면 인한은 감동을 선사하는 인물.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입양시켜야 했던 안타까운 과거가 있다. 이 감독은 이 같은 인한의 아픈 과거를 영화 중반에 삽입시키면서 관객에게 감동을 전하고자 하지만 2% 부족했다.

진부한 설정은 ‘역시’라는 말과 함께 탄식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고, 캐릭터 간의 개연성 부족은 오히려 궁금증을 증폭시키기에 이른다. 두만의 ‘러브라인’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뜬금포다.



◇무리한 설정

인질 중 대기업 그룹의 아들이 있다. 영화는 기이하게도 그룹의 아버지를 ‘악질 인물’로 표현하고 있다.

경찰청장과 뒷거래를 통해 자신의 아들을 위한 구출 작전을 무리하게 감행해달라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나쁘게 묘사한다.

부하 직원들에게는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까지. 여기에다 아들은 ‘돈이면 다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물이며, 돈으로 여성을 휘두르려는 ‘쓰레기’다.

이 뿐만 아니다. 인한은 집에 홀로 아들을 두고 온 나이트클럽 직원 여성에게 훔친 돈을 기꺼이 내주는가 하면, 불법 땅투기로 부자가 된 인질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시 나이트클럽 안으로 잡아들여 응징한다.

문제는 이 같은 장면들이 편할 리 만무하다는 것. 돈이 많으면 ‘나쁜 사람’이 되고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은 ‘착하다’는 공식이 암묵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코미디가 깔끔하지 못한 영화에 무리한 설정을 택한 것은 지나친 욕심일 수밖에 없다. 법정에서 삼총사를 대변하는 장면은 어디선가 봤던 ‘데자뷰’처럼 진부하기 짝이 없다.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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