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그놈이 나타났다…두 노인의 사생결단 추격전
30년 전 그놈이 나타났다…두 노인의 사생결단 추격전
  • 윤주민
  • 승인 2017.11.30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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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원작 영화 ‘반드시 잡는다’
마을서 일어나는 연쇄살인
예전 미제사건과 수법 같아
범인 실마리 찾아 고군분투
주연급 배우 평균 연령 60대
연륜·내공 실린 명연기 호평
뻔한 전개·개연성 부족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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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드시 잡는다’스틸 컷.

전라도의 한 마을 아리동(가상 도시). 70대 초반의 덕수(백윤식)는 아침마다 ‘아리연립맨숀’ 곳곳을 돌아다니며 월세를 독촉한다. 겉으로 열쇠방을 운영하지만 사실은 건물이 몇 채나 되는 ‘알부자’다. 그러나 세입자들에게 월세를 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서민 마을인 만큼 세입자들의 사정이 여의치 못하기 때문. 몇 달 치 월세를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하루하루 벌어먹고 살기 힘들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에서 연달아 노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자신의 처지 역시 비슷하다고 생각한 덕수는 그날 밤 최 씨(손종학) 집에 들러 술 한 잔을 기울이며 작은 부탁을 전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처지에 자신의 집에 한 번씩 들러달라는 것.

다음 날 아침 최 씨네 집 고장 난 문 손잡이를 수리하러 간 덕수는 싸늘한 주검이 된 최 씨를 발견한다.

최 씨의 죽음에 뭔가 꺼림칙한 느낌이 든 덕수는 그의 유품을 확인하러 집에 들렀다가 30년 전 동료 형사였던 평달(성동일)에게 오해를 사 두들겨 맞는다.

정신을 차린 덕수는 그에게 그동안 동네에서 일어났던 살인사건을 전하는데 평달은 순간 30년 전 이곳에서 일어났던 미제살인사건임을 확신, 아리동의 ‘터줏대감’인 덕수에게 협조를 요청한다. “노인을 상대로 살인을 연습한 뒤 긴 생머리여자를 살해한다”는 말을 내뱉으며 덕수에게 “이 아파트에 그런 여자가 없냐”고 묻는다. 덕수는 205호에 사는 지은(김혜인)이 걱정돼 집으로 찾아가지만 그녀는 없고, 가끔 들렀던 친구 수경(박지현)의 시체만 남아있다.

덕수는 경찰에게 신고하려 하지만 평달이 이를 말린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 바로 납치한 여자를 살해하는 범인의 수법을 알기 때문이다.

덕수는 평소 흠모하던 토스트 가게 민 사장을 찾아가는데 따라온 평달이 이때 정혁(천호진)을 발견, 30년전 동료 형사를 죽인 진짜 범인임을 직감하고 그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사람마다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르다.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비판의 쓴 소리를 피해갈 수 없는 경우도 이 때문이다.

웹툰 제피가루의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가 원작인 영화 ‘반드시 잡는다(감독 김홍선)’ 역시 이를 피해 갈 수 없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릴 수밖에.

영화 ‘반드시 잡는다’는 주연급 배우들의 평균 연령대를 60대로 정했다. 그동안 줄기차게 쏟아져 나온 상업영화 주인공들이 젊은 톱스타 위주의 영화였다면 이 영화는 오랜 연륜과 내공을 가진 베테랑들을 앞세우고 있다.

관록의 배우 백윤식과 성동일이 열연을 펼쳤고 천호진과 배영옥이 견고하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뻔한 스토리를 연기력으로 보란 듯이 잘 메운 셈이다.

그러나 관계 설정에 있어서 부연 설명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덜컹 잘린 듯한 느낌의 인물 간의 설정이 되레 의아함을 품게한다. 스릴러물답게 긴장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엿보이지만 속도감 없는 전개가 지루한 느낌을 준다.

더욱이 한 방을 위해 숨겨놓은 ‘비장의 카드’ 또한 묵직함이 부족했다. 잽으로 던져지는 유쾌한 코미디만이 고군분투할 뿐이다.

김홍선 감독은 노장의 주연 배우들을 캐스팅하면서 여러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사회에서 외면당하는 노인, 비록 몸은 늙었지만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그들의 활약상을 보여준다. 쓸모없는 인생이 아니라는 메시지인 셈. 또 이웃에 살고 있지만 구더기가 들끓을 정도로 소외되고 있는 독거노인들이 처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여기에다 지은의 삶을 통해 막막한 20대들의 삶을 대변하고, 동네 ‘양아치’들의 행동으로 노인을 공경하지 않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20~30대 인기스타를 지향하는 현 충무로에 칼을 빼들었지만 ‘티켓 파워’가 약할 수 있다는 게 조금 아쉽다.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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