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아버지에 간 기증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제 몸을 일부를 드릴 수 있어 오히려 행복해요. 아빠가 빨리 쾌차 하시길 바랍니다.”
이 말에 아버지는 밝고 곧게 자란 딸에게 미안한 감정을 내비치면서도 대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3 딸이 간 경화를 앓는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해 미담이 되고 있다.
5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 장은소(18)양은 수능시험을 준비하던 중 아버지 성기(48)씨 간 경화가 악화하자 간 기증을 결심했다. B형 간염 보균자였던 아버지는 간 경화가 간암으로 진행해 지난달 간부전(간이 단백질 합성과 대사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상태)으로 급히 이식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였다. 수능 전 간 기증 적합 확인 절차를 마친 장양은 시험을 치르고 나서 지난 2일 동산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간담췌외과 강구정·김태석 교수와 이식혈관외과 김형태 교수가 11시간에 걸쳐 한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아버지 장씨는 “수술 후 눈을 뜨자마자 딸 걱정이 앞섰다”며 “망설임 없이 아빠에게 간을 떼 준 딸이 안쓰러워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눈물을 내비쳤다. 그는 “1.8kg으로 작게 태어났지만 누구보다 큰 용기와 사랑을 가진 딸이 자랑스럽다”며 “딸과 함께 새해에 건강을 더욱 챙기겠다”고 말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