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구하기 힘들었지만 설렘이 더 커”
“표 구하기 힘들었지만 설렘이 더 커”
  • 강나리
  • 승인 2017.01.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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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설 승차권 예매 전쟁
아들·딸 등 대신 중장년층 몰려
인터넷 서버 다운돼 현장 오기도
2017년설귀성열차예매3
설 귀성열차 예매 첫날인 10일 오전 대구시 동구 동대구역 대합실은 귀성열차표 예매를 위해 모인 시민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코레일은 10일 경부·경전·충북·동해선의 승차권 예매를 시작으로 11일에는 호남·전라·장항·중앙선의 승차권 예매가 진행된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아이고 말도 마소. 해마다 전쟁이라예.”

설 열차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10일 오전 8시 30분께 대구 동구 동대구역(KTX) 매표소. 현장 예매를 하러 온 350여명의 시민들이 ‘명절 예매 창구’ 앞을 에워싼 채 장사진을 이뤘다. 마스크와 목도리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승차 일자와 열차 종류 등이 기재된 예매 접수증을 손에 쥐고 하염없이 시계만 쳐다봤다.

현장 방문자 대부분이 인터넷 예매에 능숙치 못하거나 자녀를 대신해 승차권을 구매하러 온 중·장년층이었다.

가장 앞 줄에 있던 권해자(여·75·대구 북구 노원동)씨는 지난 8일 오전 6시부터 이틀동안 역사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쪽잠을 잤다.

권 씨는 “이번 설에 경기도 광명에서 딸과 손녀가 내려온다. 원하는 좌석에 앉아 편히 내려왔으면 해서 남들보다 더 서둘렀다”며 “대합실을 왔다갔다 하며 한숨도 못 잤지만 딸을 볼 생각에 힘든 것보다 설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인터넷 예매에 실패하고 현장 예매라도 하기 위해 황급히 뛰어와 줄을 서는 이들도 있었다. 이보라(여·25·달서구 죽전동)씨는 “새벽부터 일어나 인터넷 예매 버튼을 수 십번 눌렀는데도 서버가 계속 다운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줄 서서 기다리는 게 빠르겠다 싶어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오전 9시께 승차권 판매가 본격 시작되자 코레일 대구본부 직원과 철도경찰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대기자들을 창구로 안내했다. 4개의 예매 창구에서 시민들의 승차권 구입 행렬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예매 시작 20분만에 구간별 매진과 잔여 좌석 등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지만 대기 인원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동대구역(KTX) 매표소에서 현장 판매된 승차권은 1천196장이다.

원하는 표를 구매한 시민들은 들뜬 표정으로 역사를 빠져 나갔다. 승차권을 구매한 뒤 출근길에 오른 도희재(59·수성구 중동)씨는 “설 연휴에 막내 아들이 군 제대를 한다. 대신 열차표를 사려고 어젯밤부터 줄을 섰다”며 “매진됐다는 방송을 듣고 조마조마 했지만 입석이라도 끊어서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한편 코레일 대구본부는 올해 설 열차 승차권을 10~11일 이틀간 홈페이지(www.letskorail.com)와 지정된 역 창구, 승차권 판매 대리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10일 경부·경전·충북·동해선 등은 대부분 매진됐으며, 11일 호남·전라·장항·중앙선 등의 승차권을 판매할 예정이다. 설 승차권은 1회 최대 6장까지 예매 가능하며 1인당 최대 12장까지 구입 가능하다.

강나리·윤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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