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조장·청소년 탈선 막을 길 찾아야”
“사행성 조장·청소년 탈선 막을 길 찾아야”
  • 강나리
  • 승인 2017.01.18 18: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형뽑기방 부작용 목소리
중독성 커 짧은 시간에 큰돈
무인 운영에 탈선 온상지로
구청 “계도 후 단속 강화 계획”
인형뽑기방(4)-칼라
지난 17일 오후 10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인형뽑기방에서 시민들이 인형 뽑기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인형뽑기방은 ‘청소년게임제공업’으로 분류돼 규정상 오후 10시 이후 청소년 출입이 제한되지만 대부분 업소에 관리인이 상주하지 않고 있어 출입 통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강나리기자

대구 지역 곳곳에서 성업 중인 ‘인형뽑기방’이 사행성을 조장하고 청소년 보호를 외면하는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오후 10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인형뽑기방.

매장 내부로 들어서자 뽑기에 실패한 사람들의 탄식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준비한 현금을 모두 써 버린 이들은 지폐교환기 앞을 에워쌌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인형에 사람들은 연신 돈을 쏟아 부으며 뽑기에 열을 올렸다.

7천원을 써서 캐릭터 인형 1개를 뽑는 데 성공한 대학생 이현웅(23)씨는 “중독성이 생겨 계속하게 된다. 뽑아 올릴 때 ‘손맛’ 한번 보고 나면 쉽게 끊기 힘들다”며 “뽑기를 하다 보면 1만~2만원은 금방 쓴다”고 말했다.

간혹 청소년으로 보이는 무리가 뽑기 기계 앞에 진을 치기도 했다. 대부분의 뽑기방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어 심야시간 청소년의 출입을 막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인형뽑기방은 ‘청소년게임제공업’으로 분류, 규정상으로는 오후 10시 이후 청소년 출입이 제한되지만 관계당국의 단속의 손길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를 지켜보는 인근 상인들은 인형뽑기방이 청소년 탈선의 온상지가 되고 있다며 걱정어린 시선을 내비치기도 한다. 동성로에서 분식을 판매하는 최모(62)씨는 “업주가 상주하지 않다보니 밤 늦게까지 중·고등학생들이 드나들어도 막을 방법이 없다”며 “간혹 뽑기방 안에서 학생들끼리 욕설을 하거나 담배를 피기도 해 보기 안좋다”고 말했다.

관할 지자체인 중구는 주말을 중심으로 계도 차원의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뽑기방 업주들에게 공문과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청소년 출입 통제와 5천원 이상의 경품 제공 금지 등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계도 차원의 관리·감독은 형식적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법 경품 제공과 출입 규정 위반에 대해 경찰과 지자체 등이 협조해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구 관계자는 “건전한 게임·놀이 문화 정착을 위해 업주들에게 규정을 이행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며 “계도 효과가 미흡할 시 단속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