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 유력후보지’ 군위 찾는 부자들
‘대구공항 유력후보지’ 군위 찾는 부자들
  • 남승렬
  • 승인 2017.02.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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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호재에 외지인 잇단 발길
평소보다 부동산 문의 2~3배
주민 “낯선 고급차 부쩍 늘어
우린 고향 떠나야 하나” 불안
대구공항과 K-2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경북 군위군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현재까지 정부가 입지를 결정하지 않은 탓에 수요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땅을 보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대구통합공항 유치에 따른 개발 호재를 바라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이 지역 부동산업계에는 땅을 사겠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항 유력 후보지인 군위 우보면 주민들 사이에선 땅값 상승 등 개발 호재를 좇는 분위기가 달갑지 않다는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공항 유치를 바라는 주민들은 “땅값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반면, 반대하는 주민들은 “고향을 잃게 된다”며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군위군과 이 일대 공인중개사 사무실, 주민 등에 따르면 우보면에는 투자할 땅을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공인중개사 이모(남·52)씨는 “외지의 부동산 중개업자가 사람들을 데리고 땅을 보러 오는 경우도 많다. 통합공항이 군위에 유치될 경우 이 일대 땅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공항을 유치하면 땅값을 보상받을 수도 있다는 기대 때문인지 부동산 매물은 사라지고 있다는 게 이 지역 부동산업계의 전언이다.

군위읍에서 공인중개사를 하는 박모(남·55)씨는 “평소보다 땅값을 알아보는 문의는 2~3배 증가했는데 매물은 갑자기 쑥 들어갔다. 수치로 따지면 60~70% 정도가 될 것”이라며 “공항 후보지로 최종 결정될 경우 매물이 다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땅값 상승은 가시화되고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군위의 경우 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떠오르기 전 농지는 평당 가격이 15만∼20만원, 싼 곳은 5만∼6만원이었다. 당시에는 투자금액 1억원 미만인 실수요자가 땅을 찾았다.

하지만 군위가 유력 후보지로 부상하고 정부의 입지 발표가 임박한 최근에는 수억대의 자금을 굴릴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외지인들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보면 주민 박모(여·68)씨는 “동네를 찾는 낯선 고급차량이 부쩍 는 것이 실감난다. 대부분 땅을 보러 온 사람 아니겠느냐”며 “하지만 밖(외지)의 사람이나 부동산에 관심이 있지 실제 이곳에 사는 우리들은 조상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위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요동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무분별한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과 무등록 부동산 중개업소에 대한 단속도 요구되고 있다.

군위군 관계자는 “무등록이나 무자격 중개행위, 특히 부동산컨설팅을 가장한 중개행위는 모두 위법행위로, 분쟁이 발생하면 법적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세무서 등과 함께 단속을 벌여 이른바 ‘기획부동산’과 부동산 투기를 근절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달 중으로 민간공항-군공항 등 대구통합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를 발표할 방침이다. 유력 후보지로 군위 우보, 군위 소보·의성 비안 등이 꼽히고 있다.

남승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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