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1명도 참석 안해
분권개헌 국민 열망에 ‘찬물’
정략적 수단 이용 드러나
金 지사 “절박한 심정으로
개헌 공동전선 동참” 호소
분권 개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유력 대선후보들에게 분권개헌 의지 천명 기회를 제공하는 분권개헌 경북도민 결의대회가 15일 경북 포항에서 열렸으나 그동안 분권개헌을 주장해온 대선후보들은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포항공대 실내체육관에서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지역방송협의회 등 총 9개 단체가 참여한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 주최로 지방분권개헌 경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도내 시장군수와 도민 등 2천여 명이 참석해 대한민국의 쇠퇴를 막기 위해, 광역경제권 단위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실질적 국민주권 실현을 위해, 언제 닥칠지 모를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 당장 지방분권 개헌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대통령에 집중된 무소불위의 권력을 나누고 국민에게 주권을 돌려주자면서 지방분권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대선 후보들은 1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국회의원도 정동영 국민의당 국가개혁위원장 1명만 참석했을 뿐 지역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나마 안철수, 안희정, 유승민, 심상정, 남경필 등 일부 대선후보들은 영상 메시지로 행사 참석을 대신했으나 문재인,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후보는 영상메시지조차 보내지 않았다. 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후보들은 당내 행사와 방송 토론회 때문에 불참한다는 뜻을 전해왔다.
이 때문에 대선 후보들이 직접 참여하는 분권개헌 서명식 퍼포먼스를 준비했으나 포기했다.
지방분권개헌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국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그간 지방분권을 주장해온 대선후보들이 의사표명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는데도 불참한 것은 권력 나누기에만 관심이 있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 아니냐”며 질타했다.
특히 각 정당 측은 김관용 경북지사가 조만간 자유한국당 후보로 대선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아 김 지사가 마련한 이날 행사 참가가 득될 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이날 결의대회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지방분권협의회 출범식 및 지방분권 촉구대회’의 후속 조치로 본격적인 지방 분권 투어의 시작이며 앞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개최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관용 지사는 “분권은 단순히 나누고, 뺏는 의미가 아니라 중앙에 집중된 권력과 권한을 나누고 갈라서 기능과 역할을 분화시키고, 이를 조화롭게 융합해 협치로 가자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못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개헌 공동전선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대구시는 다음달 3일 대구시 지방분권협의회 주최로 대선후보와 유력 정치인,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방분권개헌 대구시민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상만·김기영·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