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83% “옥내소화전 사용법 몰라요”
시민 83% “옥내소화전 사용법 몰라요”
  • 김무진
  • 승인 2017.02.1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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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참사 14주기
본지 안전 관련 설문조사
73% “스크린도어 열 줄 몰라”
절반이상 驛 소화기 위치 몰라
연령 높을수록 대처 요령 미흡
“생애주기별 교육 법제화해야”
부르고싶은이름
부르고 싶은 그 이름… 지난 13일 오후 대구 중앙로역사에 마련된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남긴 글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일어난 지 1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난 2003년 2월 18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부상을 입었다. 생존자 상당수는 뜨거운 공기를 들이마셔 호흡기가 망가졌다. 21명은 시신의 흔적도 찾지 못했다. 그야말로 대형 참사였고,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다. 이 사고를 계기로 대구를 비롯한 전국 모든 지하철의 ‘안전 매뉴얼’ 강화, 안전예방 합동훈련 실시 등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둔 다양한 조치가 취해졌다.

또 많은 돈을 들여 당시 불쏘시게 역할을 했던 전동차 시트 등을 불에 타지 않은 불연재로 모두 교체했고 비상유도등, 환기설비, 전기통신 등 허술했던 방재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등 안전이 강화됐다.

하지만 이 같은 뼈아픈 경험을 겪은 이후에도 전국에서 지하철 사고는 빈번하게 계속 이어졌다. ‘여전히 진행 중’인 것이다. 다시 말해 언제, 어디서든 지하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지하철에서의 비상 상황 발생 시 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안전대피요령 등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 전동차 출입문의 여는 방법 등 제대로 된 대피행동요령을 몰라 인명피해가 컸다.

이에 대구신문은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14주기를 맞아 최근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비상 시 전동차 내 비상버튼 위치 숙지 여부 등 10여개 항목에 대한 안전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참사 14년이 흐른 지금도 상당수 시민들이 비상 시 가장 중요한 안전대피요령 중 하나인 전동차 수동 출입문 개폐 방법 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지하철을 이용하는 대구시민 2명 중 1명은 비상 시 전동차 출입문을 수동으로 여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14주기를 맞아 이달 10~13일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과 2호선 두류역, 1·2호선 반월당역 등 총 3곳에서 이용 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직접 서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집계됐다.

본지는 △지하철 화재 시 대피 가능 △전동차 비상버튼 및 소화기 위치 인지 △비상 시 전동차가 멈췄을 때 출입문 및 스크린도어 수동 개폐 작동 숙지 여부 등 총 12개 항목에 대한 OX 설문지를 작성, 지하철 이용객들을 상대로 직접 설문조사 방식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는 남녀 50명씩 총 100명이었다. 표본은 지하철 이용객 중 △10대 20명(남 10명·여 10명) △20대 20명(남 10명·여 10명) △30대 20명(남 10명·여 10명) △40대 20명(남 10명·여 10명) △50~70대 20명(남 10명·여 10명) 등 성별 및 연령별로 총 100명을 추출했다.

우선 ‘비상 시 전동차 출입문을 수동으로 여는 방법을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 전체 100명의 응답자 중 절반에 이르는 48명(48%)이 ‘모른다’고 답했다. 이 중 40대 이상은 24명이었다. 연령이 높을수록 비상 시 대처 요령 인지가 미흡했다.

‘비상 시 스크린도어 여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도 전체의 73명(73%)이 ‘모른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7명은 스크린도어 수동 조작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10대 및 20대 각 13명, 30대 17명, 40대 16명, 50~70대 14명 등 전 연령대에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또 ‘화재 시 역에 비치된 옥내소화전 이용을 통한 초기 진화 방법에 대해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100명 중 17명(17%)만 ‘안다’는 답을 얻는 데 그쳤다. 80%가 넘는 시민들이 옥내소화전 사용법에 대해 몰랐다.

아울러 ‘역사 내 비치된 소화기 및 비상전화 위치를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56명(56%)이 ‘모른다’고 답했고, ‘역사 내 비치된 피난 도움 구호용품 보관함 위치를 아느냐’에 대한 물음에서도 51명(51%)이 ‘모른다’는 의사를 표했다.

반면 소화기 사용법 등에 대해서는 상당수 시민들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소화기 사용법을 알고 있나’라는 물음에 전체 중 89명(89%)으로부터 ‘안다’는 답을 얻었다. 또 ‘전동차 내 소화기 위치를 알고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68명(68%)이 ‘안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지하철 대피방법에 대한 영상 등 홍보 매체 접촉, 지하철 대피 체험교육 참가 여부에 대해 상당수 시민들이 부정적으로 답해 관련 홍보 강화와 교육 참여도를 높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지하철 대피방법과 관련한 영상 등 홍보 매체를 접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100명 중 40명(40%)이 ‘그렇다’고 답했고, ‘지하철 대피 체험교육에 참가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전체 중 10명(10%)만 ‘있다’는 의사를 표했다.

김태일 2·18 안전문화재단 이사장은 “대구 지하철 화재 및 세월호 참사 등 거듭되는 사고를 겪으면서도 아직 우리나라의 안전문화에 대한 관심, 지식, 의식 수준 등은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모든 국민이 생애주기별로 참여할 수 있는 안전교육 의무 법제화를 통한 안전교육 강화, 국가의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 마련 및 추진 등이 이뤄져야 하며 국민과 국가 간 유기적인 공동 노력도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무진·남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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