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안전 최우선” 모토…5천만명 이용 ‘움직이는 전망대’
“승객 안전 최우선” 모토…5천만명 이용 ‘움직이는 전망대’
  • 김종현
  • 승인 2017.07.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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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3호선’ 오늘을 있게한 주인공 전배운 전문위원
서문시장역 일평균 8천300명
구도심 낙후지역 경제 활성화
지역 ‘랜드마크’·신 교통수단
설계팀장 “모노레일이 적합”
지방심의위 신청 ‘신의 한 수’
시의회·주민·시민단체 설득
빔 설치 소음 적고 조망권 우수
창문흐림장치·자동운전 ‘자랑’
타 지역 ‘노하우 전수’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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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 3호선.

대구도시철도 사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대구에서는 처음 열려 세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사장 후보자 청문회가 열릴 정도로 도시철도는 이제 대구에서 중요한 교통수단이자 지역의 관광, 문화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도시철도가 모노레일로 개통된 곳은 우리나라에서 대구가 유일하다. 지난 2006년 대전·광주와 함께 대구도 경전철 심의가 통과됐지만 대구만 지난 2015년 경전철(모노레일)도시철도가 만들어졌고 대전과 광주는 아직 시스템도 결정하지 못했거나 이제 설계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오늘과 3호선 건설의 주인공을 만났다. (편집자 주)

◇하루 7만 명 이상의 승객이 이용

지난해 8월 시내버스 노선 개편 이후 도시철도 3호선은 하루 7만 명 이상의 승객이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개통 첫해 하루 평균 수송인원은 6만8천167명, 현재는 7만4천553명으로 7천 명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3월에는 이용승객 5천만명을 돌파해 전국 경전철가운데 유일하게 성공한 경전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은 인원이 이용하는 역은 서문시장역으로 일평균 8천300여 명이 이용하며 이용인원이 가장 적은 역은 학정역으로 일평균 360여명이다. 최대인원이 승차한 날은 2015년 8월 14일 수성못에서 신바람 페스티벌 불꽃놀이 행사가 열린 날이었다. 그 날은 3호선 열차가 터져 나갈 정도로 11만 403명의 승객이 3호선에 몰렸다.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신교통수단으로서 대구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3호선은 칠곡·범물 지역의 교통난 해소에다 동서남북 어디든지 1시간 내 갈 수 있는 도시철도망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도시경관을 지상 10m 이상 상공에서 바라보는 ‘움직이는 전망대’로 자리잡았다.

당초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걱정과 달리 역세권 개발의 활성화로 팔달로, 달성로, 명덕로 등 구 도심 낙후지역의 경제 활성화 및 중구 서문시장, 북구 팔달시장, 농수산물도매시장 등 재래시장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완공 과정

10년 전 대구는 대전·광주와 함께 경전철로 도시철도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대구는 모노레일 경전철이 쌩쌩 달리는 반면, 대전·광주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지하철은 1863년 영국 런던에 건설됐다. 서울 지하철은 1974년으로 영국보다 110년이나 늦다. 대구는 서울보다 23년 뒤진 1997년 1호선을 개통했다. 2005년 대전과 광주에 지하철 1호선이 생겼고 대구에는 지하철 2호선이 완공됐다. 2006년 경 이들 3개 도시는 새로운 도시철도 건설안을 내 국토부의 승인을 받았다. 이때 대구도시철도본부에 근무하던 전배운 설계팀장(현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전문위원)은 당초 정부와 협의했던 K-AGT(Korean Automated Guideway Transit, 한국형AGT)대신 모노레일이 대구의 도시철도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전 위원은 철도대학 철도시설토목과를 졸업하고 철도청에서 근무하다 대구시의 제안으로 1996년부터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에 근무하고 있었다. 전 위원은 당시 중앙정부가 개발했던 K-AGT로 도시철도를 놓을 경우 도시미관을 해치고 시민의 반대로 철도건설이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 위원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 모노레일 변경안을 내면 십중팔구 부결될 것으로 보고 고민하던 중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거치는 묘안을 생각해 낸다. 심의규정에 반드시 중앙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이 확실하지 않은 것에 착안해 지방에서 심의를 하도록 밀어붙인 것이다. 전위원은 김범일 당시 대구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들에게 생소한 모노레일의 장점을 설명하고 K-AGT를 모노레일로 바꾼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이와 병행해 시의회와 시민단체, 언론 홍보 등 총 45차례의 주민설명회를 거치며 시민들에게 모노레일이 대구시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임을 설득했다.

같은 경전철의 한 방식이지만 고무차륜 방식의 AGT는 두꺼운 기둥 위에 폭 7~8m의 고가도로가 얹혀져 도로의 시야를 가리고 일조권 등 민원이 빈발하게 된다. AGT를 도입한 의정부와 부산 김해의 경우 도시경관 저해, 철제 차륜으로 인한 소음, 첨단 시스템 적용 한계로 외면받는 실정이다. 다른 도시는 지금 경전철 예상수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용률을 보이지만 대구는 70%를 넘어 유일하게 경전철이 성공한 도시가 됐다. 대구시가 채택한 모노레일은 AGT에 비해 얇은 기둥위에 80㎝의 빔만 설치하면 돼 조망권이 우수하고 소음이 적으며 주행차량이 완전 노출돼 관광상품 가치까지 엿보이고 있다.

함께 정부 승인을 받았지만 대전은 모노레일로 할 것인지 트램으로 할 것인지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고 광주는 ‘저심도 열차’라는 방식을 선택하고 이제 설계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는 이미 2015년 3호선을 완성해 2년 넘게 운행 중이다.

이처럼 대구 모노레일의 안착 소식에 3호선 건설의 노하우를 배우려는 견학이 잇따르고 있다. 대전시 공무원 23회, 1천533명을 비롯해 전배운 위원의 특강 등 대구시의 노하우 전수를 청한 인원이 지금까지 총 157회 8천 371명에 이른다.

계명대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는 등 지금도 철도관련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전배운 전문위원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모노레일을 도입할 때 반대와 걱정도 많았지만 철도대학을 나오고 철도청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일을 추진할 수 있었다. 앞으로 시의 다른 분야에서도 전문인력들이 많아져 추진력과 사명감으로 대구발전을 위해 일한다면 대구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은 특히 도시철도 3호선이 세계최초로 교각사이 거리를 30m로 만들고 (일본 22m, 중국 25m) 국내 최초로 창문흐림장치, 자동운전, 무인역사, 화재시 자동분사장치 등을 갖췄다고 자랑한다. 그는 “열차내 승객 비상탈출장치(스파이럴슈트) 탑재는 지하철 참사를 겪은 대구에서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자는 연구끝에 설치하게 됐다”며 “아마 전세계 다른 도시철도에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도시철도 공사에서는 수익 창출을 통한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모노레일 1대(3량)를 ‘통째로’ 빌려주는 특별 이벤트 열차를 운영하고 있다.

커플만남 이벤트, 한·중 국제청소년스포츠교류대회, 인문학 강의 이벤트 열차, 웨딩 열차, 해맞이 열차 등 각종 이벤트에 개통이후 현재까지 총 91건, 1만 여명이 이용했다. 대구지하철 1호선 참사여파로 아직 경영이 정상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지하철 승객 증대를 위한 보이지 않는 이들의 노력으로 대구지하철은 9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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