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 가요제는 상인만 구경
원고개, 입구서 행사만 진행
일부상인, 축제 사실도 몰라
“시장축제요? 잘 모르겠는데요. 그냥 살 거 있어서 들렸어요. 평소와 별 다를 바 없던데요”
국내 쇼핑관광축제인 ‘2017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맞춰 지난 19일부터 31일까지 대구 지역 내 전통시장들이 릴레이로 가을축제를 열고 있다.
‘칠성종합시장 Good 페스티벌’ 첫날인 20일 오후 3시께 칠성시장. 대구의 대표 시장으로 꼽힐 정도로 대형 시장이지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마침 ‘칠성상인가요제’가 열리고 있음에도 일부 상인들만 구경할 뿐 행사장은 조용했다.
주차대란을 대비해 주차요원과 교통안내요원을 곳곳에 배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손님이 없어 요원들은 오히려 한가한 모습이었다.
칠성시장에서 해산물 가게를 30년 이상한 김은자(54) 사장은 “행사 첫 날이라 그런지 손님이 없다. 예전에는 시장 축제한다면 사람이 몰리곤 했는데 요즘은 다들 마트가 편하다며 대형마트에 가지 시장으로는 잘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 김 사장은 “손님들이 행사 있는 줄 모르는 것 같다. 홍보 좀 잘 부탁한다. 시장이 살아야 한다”며 거듭 당부했다.
칠성시장을 찾은 주부 이미숙(50)씨는 “시장축제인 줄 몰랐다. 저녁거리 준비하려고 장에 들른 것”이라며 갸우뚱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른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대구 서구에 위치한 원고개 시장. 아들과 함께 시장을 찾은 A씨는 “시장 와서 경품 추첨하는 줄 알았다”며 “플랜카드도 시장와서 봤다”고 말했다.
오후 4시께 원고개시장 입구에 경품추첨 행사장이 마련돼 상인과 손님 등 100여명이 어우러져 축제의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이도 행사장 인근 뿐이었다. 정작 원고개 시장의 안은 평소보다 더 한산했다.
시장에서 20여년 반찬가게를 운영한 백분자(60)씨는 “(가을축제) 행사하는 날이면 오히려 장사가 더 안된다. 행사하는 장소가 시장 입구다보니 사람들이 시장에 들어오지 않고 행사하는 것만 보고 가버린다”며 “시장 중앙에서 행사를 하면 모를까 저렇게 입구에서 할 거면 우리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백경숙(56)씨도 같은 의견이었다. 백 씨는 “여기서 보면 상인들이 장사가 안돼서 다 가게 밖으로 나와있다”며 “시장 초입은 시끌벅적한데 시장 안은 오히려 조용하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하는 것은 알겠는데, 홍보도 좀 더 하고 진짜 시장을 위한 행사들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통시장 축제 관련 홍보가 부족하다보니 고객뿐 아니라 상인들도 어리둥절하긴 마찬가지였다.
대구 서문시장 내 옷가게, 과일주스 가게 등 상인들은 “서문시장에 축제가 있다고요?”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서구에 위치한 서부시장 상인들도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다.
석미경(47) 상가번영회 총무는 “팜플렛에 서부시장은 없어서 가을축제 대상 시장인 줄 몰랐다”며 “포스터를 붙여놓으라고 해서 가게에 붙여놓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 가을축제 참여시장 및 일정을 소개하는 시장애(愛) 홈페이지(sijangae.or.kr)에는 서부시장이 19일부터 31일까지 룰렛돌리기 경품이벤트 등의 행사를 연다고 안내돼 있다.
홍하은기자 haohong73@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