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 부상자 39명 집계
경북도내 부상자 39명 집계
  • 남승렬
  • 승인 2017.11.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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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초 동안 흔들려 공포감
수업중 학생들 운동장 대피
마트 등 진열장 상품 쏟아져

“이런 처참한 광경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말로만 듣던 아수라장을 목격한 느낌입니다.”

15일 오후 역대 두 번째 강진이 내습한 경북 포항시 지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특히 재난영화에서나 볼 법한 건물 벽 붕괴와 도로 끊김 현상이 눈앞에 펼쳐지자 포항시민들은 “마치 전쟁터 같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포항은 원전 관련 시설이 많은 경주와 인접한 지역인 탓에 국민들은 해일 등 지진에 따른 2차 피해 발생을 우려하며 오후 내내 불안에 떨었다. 이날 지진은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규모의 지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두번째 규모다.

지진 피해는 진앙지인 포항에 집중됐다. 지진이 발생하자 대다수 시민들은 건물 밖으로 나와 대피했다. 주민들은 “건물이 수십여초 심하게 흔들리고 집안의 가재도구가 무너져 도저히 집안에 머물 수 없어 밖으로 몸을 피했다”며 “경주 지진 때보다 더 심한 공포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경북도와 포항시,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포항 지진으로 도내에 부상한 사람은 39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경상으로 알려졌으나 한 70대 할머니는 무너진 담에 깔려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자는 오후 5시 현재 42명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추가 신고가 계속 들어와 재산 피해는 눈두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 관계자는 “추가 피해 상황 등을 확인 중인데 건물 피해를 비롯한 피해 규모가 지난해 경주지진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민들은 건물 외벽 등의 붕괴가 눈앞에서 펼쳐지자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선린대, 한동대, 양덕초등학교, 송라초등학교 등 주로 북구에 있는 각급 학교의 피해가 컸다.

특히 한동대는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가 학생들이 긴급대피했다. 한동대 일부 건물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중 혼비백산해 대피했고 건물 주변에 있던 승용차도 여러 대 부서졌다. 학생 500여명이 운동장으로 뛰쳐나가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지자 대구 등 다른 지역 주민들도 한동안 두려움에 떨었다.

당시 학교에 있던 한 대학생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심하게 흔들려 지진인 걸 직감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무작정 운동장으로 내달렸다”고 했다. 대학 측은 외벽 추가 붕괴, 여진 등을 우려해 일단 이달 19일까지 휴교하기로 했다. 양덕초교는 땅이 갈라지면서 건물이 뒤틀렸다. 땅에 생긴 틈을 본 시민들은 집을 나와 승용차 안 등으로 대피했다.

북구 두호동에 있는 한 아파트 관리소는 벽체가 떨어지는 등 포항 곳곳의 건물이 흔들리고 붕괴됐다. 환호동, 장성동 등 포항 도심지도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차량 피해도 잇따랐다. 포항시민 김 모(남·55)씨는 “건물 외벽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건물 밖에 세워둔 차가 파손됐다는 이야기가 저기 저기서 들려오고 있다”며 “사람이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포항지역 각 가정과 상가, 마트 등에서 액자나 책이 떨어지거나 진열장의 상품이 쏟아져 내리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흥해읍에 사는 주민 권모(여·69)씨는 “거실이 심하게 흔들리고 식기가 떨어져 아들에게 연락하니 지진이라고 하더라”며 “아들 내외가 데리러 와 영덕 아들 집으로 왔지만 아직도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불안해 했다.

권씨처럼 여진 공포로 포항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은 이날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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