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말도 못꺼내” 서러운 직장인들
“연차? 말도 못꺼내” 서러운 직장인들
  • 장성환
  • 승인 2017.12.1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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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77% “올해 다 못써”
이유는 “상사 눈치” 1위
“한명 빠지면 업무 가중 심각
중기 입장선 어려운게 현실”
2017년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대구 지역 직장인의 상당수가 자신에게 주어진 연차 휴가를 다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의 경우 서울·수도권과는 달리 중소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많은 직장인들이 연차휴가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

대구의 한 중소기업에서 4년째 근무 중인 최 모(31·대구 달서구 월암동)씨는 올해 연차 휴가가 7일이나 남았지만 더 쓰기를 포기했다. 연말이라 부서 전체가 바빠 상사와 다른 부원들 눈치가 보일뿐만 아니라 해야 할 업무량도 많아 도저히 자리를 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최씨는 “내가 쓸 수 있는 연차 휴가를 다 사용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우리가 중소기업이라 한 명이 맡고 있는 직무와 역할이 크다 보니 쉽게 휴가를 쓸 수 없다. 연차를 쓰는 사람이 이기적인 사람이 돼 버린다”라고 했다.

다른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김 모(29·대구 서구 중리동)씨도 “회사에서는 연차수당을 줄 수 없으니 차라리 휴가를 쓰라고 하지만 사무실 분위기는 연차 휴가를 쓰겠다고 말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할 수 없이 휴가를 날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5인 이상의 근로자를 보유한 사업장은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연차휴가를 주도록 돼 있다. 또 근무기간 2년마다 1일씩 연차휴가가 추가되며, 만일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할 경우 1일 근무수당에 해당하는 연차수당을 줘야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법을 다 지키며 기업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대구의 한 중소기업 부장인 정 모(52·대구 서구 중리동)씨는 “한 직원이 연차 휴가 써서 하루 빠져버리면 다른 직원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너무 크다”며 “인력과 자본이 충분히 뒷받침돼서 직원들이 휴가를 마음껏 쓰며 일하면 좋겠지만, 우리 같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7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77.7%의 직장인이 ‘올해 연차를 다 소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상사의 눈치가 보여서’라는 대답이 39.4%로 가장 많았고, ‘업무가 많아서(37.9%)’·‘연차를 잘 사용하지 않는 사내 분위기 때문에(27.5%)’라는 대답이 그 뒤를 이었다.

장성환기자 s.h.jang@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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