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여학생일기’ 세상 밖으로
일제강점기 ‘여학생일기’ 세상 밖으로
  • 남승현
  • 승인 2018.01.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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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교육박물관 전시
15~16세 여고생 11개월 기록
황국신민화 교육 실상 등 담겨
혼란·불안했던 모습들 ‘생생’
여학생일기
대구시육청이 공개한 일제강점기 시대 대구공립여고에 다니던 학생이 쓴 여학생일기.

‘무엇을 해도 마음이 안정되지 않습니다’

황국신민화 교육으로 인한 ‘혼란’스럽고 ‘불안’한 학생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는 기록자료가 공개된다.

2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6월 개관 예정인 대구교육박물관에 주요 전시 유물인 ‘여학생일기’(대구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경북여고), 1937, 일본어)를 공개한다.

총 232쪽으로 구성된 이 일기장은 1936년 ‘대구 양문사’에서 판매된 35전짜리 일기장에 대구공립여고에 재학 중이던 K양이 1937년 2월 18일부터 12월 12일까지 약 11개월에 걸쳐 쓴 일기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일기장의 주인공은 대구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에 1934년 4월 4일 입학해 1938년 3월 14일 제10기로 졸업한 학생으로 일기장을 작성할 당시의 나이는 15~16세로 추정된다.

일기장에는 황국신민화 교육으로 인해 혼란스럽고 불안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불안정한 상태 속에서 보낸 당시의 학교생활이 그대로 기록돼 있다.

일기장은 모두 경어체로 쓰여 있으며, 매일 담임선생님께 제출해 검열을 받았다.

담임선생님은 매일 일기를 검열해 학생들의 면학, 언동, 생활을 관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기장은 모두 일본어로 적혀 있는데, 당시 학교차원에서 일본어 상용을 규정하고 강제화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의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자료로 평가되는 이 일기장은 2007년 서울의 한 헌책방에서 오타 오사무교수(교토 동지사대학 글로벌 스터디즈 연구과)가 구입한 것으로 ‘식민지 조선의 일상을 읽는다(2010)’ 심포지움을 통해 연구결과가 세상에 공개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 일기는 일제 식민지배 정책 아래 교육이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보여줘 원본이 아니더라도 내용만으로도 전시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대구근대역사관이 소장한 대구공립고등보통학교(현 경북고) 남학생 일기장도 똑같이 만들어 소개할 예정이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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