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사라진 공중화장실, 적응 안된 시민들
휴지통 사라진 공중화장실, 적응 안된 시민들
  • 장성환
  • 승인 2018.01.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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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변기 아닌 바닥에 ‘툭’
안내 문구 없는 곳도 많아
“내집처럼 깨끗하게 사용”
시민의식 개선 힘 쏟아야
#. 3일 오전 8시 20분께 대구 중구 공평동에 위치한 2.28기념중앙공원의 남자 공중화장실 한 칸은 시민이 버리고 간 휴지 뭉치로 매우 지저분했다. 인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경상감영공원 공중화장실도 여기저기 휴지가 바닥에 널려있는 칸이 눈에 띄었다. 올초부터 시행된 공중화장실 정책으로 화장실의 휴지통이 모두 사라졌지만, 이를 안내하는 포스터나 홍보문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개정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공중화장실 변기 옆 휴지통이 사라졌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휴지를 화장실 바닥에 그냥 버리고 갔다. 여성 화장실의 경우 여성위생용품 수거함에 휴지를 버리는 등 아직 새로운 화장실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무작정 휴지통을 없애기에 앞서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시민 의식부터 바꿔야 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자체가 휴지통 없는 공중화장실 이용 요령을 적극 홍보해 시민들이 올바른 공중화장실 이용문화를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공중화장실 휴지통을 없애자는 논의는 ‘화장실문화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이미 2008년부터 진행됐다. 화장실 휴지통이 미관·위생상 좋지 않고, 악취·벌레 꼬임의 원인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화장실에 휴지통이 있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등 몇몇 나라에 불과하다.

그러나 공중화장실 휴지통 철거를 불편하게 여기는 시민도 적지 않다. 잦은 변기 막힘으로 공중화장실 이용이 더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휴지통 없는 화장실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시민은 그냥 바닥에 휴지를 버려 공중화장실이 더 지저분해진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따라서 공중화장실도 자신의 집처럼 깨끗하게 사용하자는 시민 의식을 일깨우는 캠페인이 먼저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시·구·군 등 지자체가 다양한 홍보·캠페인 활동을 펼쳐, 화장실에서 사용한 휴지를 변기에 넣는 문화가 하루빨리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는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만큼 화장실 문화 역시 선진국 수준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냐”며 “이를 위해 시민과 지자체가 올바른 공중화장실 문화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자 대구시 물관리과 주무관은 “시민들이 너무 오랫동안 공중화장실 휴지통을 사용해 왔기에 아직은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며 “휴지통 없는 화장실이 훨씬 깨끗한 데다 위생에도 좋아 하루빨리 이러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성환기자 shjang@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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