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텃밭 90% 가까이 분양
최근 20~30대 참가자 늘어
도심 유휴공간을 활용해 농사를 즐기는 도시농부들이 봄을 맞은 주말농장으로 몰리고 있다.
잠시나마 도심 속에서 농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주말농장은 ‘힐링’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주말농장을 비롯한 도시농업은 환경오염 개선 방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일 대구 동구 대림동 동구행복나눔텃밭에서는 올해 첫 작물재배·관리교육이 열렸다. 오전 10시 교육 시간이 되자 온실은 주말농장 참여자 30여명으로 붐볐다. 참여 가구 형태는 노부부부터 부자와 부녀, 모녀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이론교육을 들은 뒤 배정받은 텃밭에 치커리와 상추 등 모종을 심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 1시간 동안 야외에서 몸을 움직여야 했지만 표정은 연신 밝았다.
정하욱(8·대구 동구 신서동)군은 올해로 3년째 주말농장에 참여했다. 정군은 “3년 전 아빠의 권유로 주말농장에 처음 참여한 뒤 관심이 커져 매년 참여하고 있다”며 “아빠와 함께 심은 채소가 잘 자라는 걸 보면 신기하고 재밌다”고 말했다.
아들 정군과 주말농장을 찾은 정해용(41)씨는 “매년 재배 실력이 늘어 식탁이 풍성해지고 있다. 아이도 직접 재배해본 뒤 채소를 더 잘 먹게 됐다”고 했다.
주말농장은 통상 절기 ‘청명’ 전후인 4월 초~중순 개장한다. 대구지역 내 37개 주말농장 대부분은 최근 개장했다. 동구행복나눔텃밭은 전체 234개 구좌 중 199개 구좌 분양을 마치고 지난달 28일 개장했다. 대구환경공단도 지난달 28일 44가구를 대상으로 분양 신청 접수를 마쳤다.
주말농장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동구청 관계자는 “주말농장 텃밭은 매년 90%가량 분양되고 있다”며 “매년 주말농장 참여 인원이 늘어 3년 전 대림동 농장을 새로 개소, 동구청이 운영하는 주말농장을 기존 1개소에서 2개소로 늘렸다”고 말했다.
대구환경공단 북부사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28가구 모집에 55가구가 몰린 등 수요가 증가해 올해 지원 대상을 44가구로 늘렸다”며 “참여자 연령대도 기존 중·장년층 중심에서 최근 20~30대로 넓어졌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주말농장 등 도시농업이 가진 심리적 효과에 주목한다.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도시농업은 어린이 정서발달 교육과 심리치료 등 수단이 되고 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