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갈등, 험난한 사드 배치
풀리지 않는 갈등, 험난한 사드 배치
  • 남승렬
  • 승인 2018.04.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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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장비투입 강행 또 충돌
전·현 정부 모두 소통 부재
악순환 되풀이 공권력 추락
민심 다독일 묘책도 안보여
경찰과대치중인주민들
국방부가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에 시설공사를 위한 건설 자재와 장비 반입을 강행키로 한 12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사드 반대 단체와 주민들이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온전한 한반도 배치가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정부는 ‘사드 경북 성주 배치’라는 일방적 카드를 꺼내 이 지역 초전면 일부 주민들의 반발을 키웠고, 현(現) 정부는 전(前) 정부에 이어 최근까지도 주민·반전(反戰) 단체 간 갈등의 골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공권력의 위신은 나락에 떨어졌고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위기에 직면했다.

12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 기지에 장비를 반입하려던 국방부와 반대 주민 등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소성리 주민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일부 경찰관도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경력 3천여 명을 동원해 오전 10시 35분부터 소성리 진밭교에서 강제해산을 촉구했다. 일부 주민과 반전 단체 회원들은 이 당시에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충돌 현장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중재에 나서 일정 부분 수습됐다.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가인권위 측 인사는 주민 대표와 국방부 측 인사간 만남을 주재, 타협을 시도했다. 이 타협으로 인해 국방부 차량 등은 사드 기지 내로 진입할 수 있었다. 당초 국방부가 계획한 트레일러 12대, 중장비 기사용 승합차, 트레일러 안내 차량 등 15대를 들여 보냈고, 사드 기지 내에 있던 포크레인, 지게차, 불도저 등도 빼냈다.

하지만 주요 장비와 자재 등의 반입은 오는 16일 재협상을 통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여 사드 배치를 둘러싼 군·경과 주민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을 앞둔 민감한 시기인 탓에 관계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반도 사드 배치를 주장해 온 일부 주민들은 “한줌도 안되는 세력의 반대에 부딪혀 경력 3천 명이 퇴각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노를 터트렸다.

국방부는 12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성주지역 주민, 반대측과 대화를 통해 성주기지 시설 보수공사 반대 농성을 해제하고, 기지 내 잔여 중장비 반출을 위한 트레일러 통행을 보장하며, 장병 생활여건 개선공사를 위한 원활한 인원·차량 통행에 대해서는 오는 16일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현 정부의 한반도 사드 배치 시나리오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지난 정부와 현 정부간 국정 업무 이관의 불협화음이 화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주민여론 수렴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드배치를 서두른 것도 주민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당초 사드 기지 수용을 대가로 정부는 ‘대구 다사(문양)~성주 경전철 연장 건설’ 카드를 꺼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지역 민심을 달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홍식·남승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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