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등 5만여명 참석
희망상징 나비 날려보내기도
“오늘은 슬픔 아닌 기쁨의 눈물”
“노무현 전 대통령, 오늘만큼은 ‘야! 기분 좋다’고 하실 것입니다.”
‘바보’ 노무현이 떠난 지 8년. 문재인 대통령이 ‘친구’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전에 밝힌 소회다.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그를 잊지 못하는 인파로 가득찼다. 추도식에는 시민 등 5만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공식 추도식이 시작된 오후 2시 부인 김정숙 여사, 미망인 권양숙 여사와 그의 아들 건호 씨와 행사장에 도착했다. 검은 정장에 검은색 타이를 맨 문 대통령의 뒤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문희상 국회의원,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등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함께했다. 시인인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 ‘운명’을 읽어내려가자 김정숙 여사는 눈물을 닦았다. 문 대통령도 추모곡이 울려 퍼지고, 희망을 상징하는 1천4마리의 나비를 날려 보내는 대목에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추도식을 찾은 시민들도 연방 눈물을 흘렸다.
부산에서 온 신종철(남·37)씨는 “예년의 추도식은 슬픈 감정이 앞섰지만 올해 추도식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기쁜 마음이 더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경북 성주에서 온 이루라(17)양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알게 됐다”며 “참여정부의 정통성을 잇는 문재인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고등학교 시절 친구라고 밝힌 정영현(70)씨는 “학창시절 가장 정의롭고 똑똑한 친구였다”고 말한 뒤 묘역으로 발길을 옮겼다.
추도식에서 문 대통령은 “노무현의 꿈은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꾼 꿈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라며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봅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습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립니다”라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그리움을 드러내면서도 국가 원수로서의 공적인 사명을 다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김해 봉하마을에서 =
김종현기자·백승엽·배정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