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롯데·신세계와 손 잡을까
11번가, 롯데·신세계와 손 잡을까
  • 승인 2017.06.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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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11번가 분사·매각설에
“아직 협상 단계 아냐” 선긋기
온라인 유통업계 변화 주목
국내 전자상거래기업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업계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SK그룹이 11번가를 분사해 롯데, 신세계 온라인 쇼핑몰과 합작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11번가와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의 합작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외국계 이베이코리아가 1위를 지키고 있는 국내 온라인쇼핑몰 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은 사업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는 중국 최대 민영투자회사 ‘중국민성투자유한공사’로부터 1조3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 위해 협상을 벌이기도 했지만 무산됐다.

11번가는 단일 쇼핑몰 기준 업계 1위를 다투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2천억원 가까이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을 주력으로 하지 않는 SK로서는 적자가 누적되는 11번가 사업을 계속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분석된다.

투자 유치가 여의치 않자 SK는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카드를 검토하며 ‘빅딜’에 나섰다.

현재 인수자를 물색 중인 단계로, 국내 유통업체인 롯데, 신세계에 매각하거나 대규모 투자를 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SK그룹이 SK플래닛에서 11번가를 분사해 롯데나 신세계 측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그중 하나다.

현재 SK와 롯데, 신세계 측 모두 구체적인 협상을 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투자은행(IB)업계와 유통업계 등에서는 11번가 매각이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롯데 등이 11번가를 인수하면 자사 온라인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1위 자리도 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번가 거래액은 6조8천억원 수준이며, 롯데와 신세계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각각 8조원, 2조원대로 추정된다. 11번가와 롯데가 합치면 현재 거래액 1위인 이베이코리아(약 14조원)를 넘어설 수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11번가 매각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논의 초기 단계로 롯데나 신세계와 구체적인 협상을 하고 있지 않다”며 “오프라인 중심 유통기업에 매각할지 다른 온라인 기업에 매각할지도 정해지지 않았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1번가의 몸집이 커 매각이 쉽게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SK플래닛의 기업가치는 3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11번가를 인수하려면 지분율에 따라 1조∼2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11번가 매각설은 국내 온라인쇼핑시장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업체들의 영업적자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의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은 3천651억원인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1천800억원 안팎이 11번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시장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전자상거래업체는 외국계 기업인 이베이코리아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6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G마켓과 옥션을 합치면 이베이코리아의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60%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이 직접 고용 배송인력인 쿠팡맨에 대한 수당 미지급 논란, 부당 해고 논란에 휘말리는 등 국내 온라인쇼핑 업계에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는 악순환 속에 일부 국내 업체는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11번가의 매각이 성사되면 이베이에 맞선 국내 업체들의 연합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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