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사각지대 도심공원…살인사건까지
범죄 사각지대 도심공원…살인사건까지
  • 남승렬
  • 승인 2017.06.14 17: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원 산책로서 30대 여성 피살
대구 안전등급 공원 58.8% 불과
전국 평균 76.1% 한참 못 미쳐
CCTV 확보 등 치안망 강화해야
삶의 여유를 즐기는 휴식공간인 도심공원이 범죄의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치안 확보를 위한 촘촘한 순찰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공원에서의 강력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공원범죄 예방대책을 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공원 내 강력범죄는 잊을 만하면 발생하고 있다. 14일 대구의 한 도심공원에서 일어난 30대 여성 피살사건도 안전이 취약한 도심공원 내 강력범죄의 전형적 성격을 띠고 있다.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10분께 북구 관음동의 한 도심공원에서 A(여·37)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공원 입구 산책로 잔디밭에서 발견된 A씨는 티셔츠와 바지 차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예리한 흉기에 찔린 복부의 상처로 미뤄 타살로 추정하고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변사자의 사망 전 행적을 추적했다.

당초 경찰은 변사자 발견 장소가 CCTV 촬영의 사각지대인 탓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주변인 탐문과 현장에서 확보한 유류품 등을 토대로 수사망을 좁혀갔다. 경찰은 주변인 탐문을 통해 숨진 A씨의 남성 직장 동료 B(35)씨가 최근 며칠간 출근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사건 발생 14시간 만인 이날 오후 6시 20분께 구미 자택에서 B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B씨가 ‘공원 안에서 A씨를 살해했다’는 범행 사실만 자백했을 뿐 살해 동기 등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고 있다”며 “구체적 범행 동기를 확보한 뒤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도심공원에서의 강력범죄 발생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나 아파트단지 인근에 위치한 도심공원에서 발생하는 강력범죄는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도시공원이 ‘여가공간’이라기보다는 ‘두려움의 공간’으로 여겨지는 것도 공원 내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과 성폭행 등 강력범죄 때문이다. 특히 도시공원은 여성과 아동이 주로 이용하고 있어, 이곳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사회적 약자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대구여성가족재단이 지난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공원안전진단(2015년 기준) 결과에 따르면 대구의 도심공원은 상대적으로 안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공원안전진단 결과를 보면, 안전한 공원인 ‘GREEN 등급’의 비율은 전국 평균 76.1%였지만 대구의 경우 58.8%에 불과했다. 반면 안전이 취약한 ‘RED 등급’의 공원 비율은 전국 평균 4.5%에 비해 대구는 8.7%로 높아 전국 평균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군별 공원 안전등급을 살펴보면 안전성이 높은 GREEN 등급의 공원은 수성구가 94.9%로 가장 많았고, 동구 82.7%, 남구 82.4% 순이었다. 반면 안전성이 취약한 RED 등급의 공원은 북구가 17.5%로 가장 많았으며, 중구(16.7%), 달서구(13.5%)가 뒤를 이었다.

대구여성가족재단 관계자는 “도심공원 내 강력범죄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원 출입구와 내부에 CCTV와 음성인식 비상벨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순찰활동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담장과 우거진 수목 등을 제거하고 가로등의 조도를 높여 시야를 트이게 하는 것만으로도 도심공원 내 강력범죄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