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 차례상·어른들 잔소리…“설날이 두려워요”
독박 차례상·어른들 잔소리…“설날이 두려워요”
  • 정은빈
  • 승인 2018.01.21 15: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절 스트레스 호소하는 시민들
치솟은 물가에 준비부터 막막
친척 질문 피하려 여행 떠나
워킹맘 “벌써부터 집안일 걱정”
설 명절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직장인과 주부 등 상당수 시민이 ‘명절 스트레스’를 우려하고 있다.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장보기 비용과 세뱃돈 등 경비 부담을 비롯해 친척들의 잔소리, 차례상 준비 등 집안일이 꼽힌다.

중·장년층 시민들은 장보기 비용과 세뱃돈 등 경비로 고민이다. 최근 식품과 생필품 등의 물가가 크게 올라 설음식 장보기 비용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조모(여·66·대구 남구)씨의 경우 올해 오징어 등 해산물을 장보기 목록에서 빼고 과일 종류를 줄이는 등 설음식 가짓수를 줄이기로 했다.

조씨는 “매년 설에 30여만 원으로 장을 보는데 올해는 물가가 많이 올라서 고민이 크다”며 “특히 값이 많이 오른 오징어는 사지 않고 문어도 크기가 작은 것을 구매하는 식으로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20~30대 청년 상당수는 잔소리 때문에 귀성을 꺼리는 상황이다. 미혼 직장인들의 경우 ‘결혼 계획’, ‘친척 간 월급 비교’, ‘외모 지적’ 등에 대한 대화가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직장인 임모(30·대구 동구)씨는 지난해까지 설이면 친척집을 찾았지만, 올해는 설 연휴 동안 여행을 떠나기 위해 부산행 기차표를 예약했다.

임씨는 “매년 설이면 일부 친척들이 나와 사촌동생을 두고 비교를 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몇 해 전부터는 나이와 애인 여부, 결혼 계획 등을 자꾸 물어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며 “올해는 고향에 가지 않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워킹맘’ 등 주부들은 차례상 준비 등 집안일로 걱정이 앞선다.

여성들의 사회진출 일반화에도 불구, 여전히 명절 집안일을 여성의 역할로 여기는 문화가 명절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는 해석도 나온다.

직장인인 동시에 결혼 13년차인 정모(여·40·대구 달서구)씨의 경우 지난해 설 연휴 전날과 당일 각각 7시간가량 동안 전을 부치고 설거지를 하는 등 집안일을 했다.

정씨는 “워킹맘들에게 설 연휴는 연휴가 아니다. 오죽하면 가짜 깁스가 유행을 했겠냐”며 “친척들이 다 모이는 설 명절을 기다리는 것이 즐거워야 하는데 전 부칠 생각에 걱정부터 앞선다”고 말했다.

한편,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 등 성인 51%가 명절 스트레스를 겪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43%는 명절 스트레스 때문에 귀성을 포기한 적이 있었다. 가장 큰 설 명절 스트레스 원인은 ‘잔소리’(35%)였고, 이어서 ‘경비 지출’(22.7%), ‘장거리 운전 등 교통체증 피로’(12.5%), ‘차례상 준비 등 집안일’(6.3%) 순이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