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4개 홈런·4,069 루타·1,495 타점·1,353 득점·464개 2루타
624개 홈런·4,069 루타·1,495 타점·1,353 득점·464개 2루타
  • 윤주민
  • 승인 2017.10.0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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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떠나는 ‘전설’
팬들도 ‘기립 박수’ 화답
‘제2의 인생’에서 다시…
이승엽 선수 내일 마지막 경기
고교 특급 투수, 타자 전향 성공
타격 5개부문 독보적 존재 우뚝
잠자리채 등 인기몰이 1등 공신
WBC 결승 홈런 ‘전 국민과 눈물’
이승엽힘찬타격

기나긴 여정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불리는 전설이 그라운드를 떠나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 멀리던지기 대회에서 입상한 일을 계기로 야구를 시작한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의 선수생활은 화려했다. 그를 빼 놓고는 한국 프로야구를 얘기할 수 없을 만큼 끼친 영향이 컸다. 숱한 대기록과 영광의 순간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비록 올 시즌을 끝으로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지만 그가 남긴 활약상은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이승엽은 1995년 경북고를 졸업한 뒤 푸른색 유니폼을 입었다. 당초 특급 좌완 투수로 성장을 기대했던 삼성이지만 뜻밖의 시련이 닥쳤다. 고교 시절 무리한 탓에 왼쪽 팔꿈치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좌절하지 않았다. 당시 우용득 감독과 박승호 코치의 권유에 타자로 전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프로 데뷔 첫해부터 두 자릿수 홈런(13개)을 기록하며 타격에서 자질을 보였다. 이듬해 홈런 갯수는 한 자리에 머물렀지만 3할대 타율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이승엽은 데뷔 2년 만에 ‘홈런 타자’로 발돋움했다. 1997년 무려 32개의 홈런을 생산하면서 2003년까지 7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변신했다. 2004~2011년 8년 간의 일본 생활을 마무리 하고 돌아 온 이승엽은 여전히 ‘명실상부’한 홈런 타자임을 입증했다. 2012년부터 올 시즌까지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유지하면서 팀 선배였던 양준혁의 종전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1일 현재 1천495타점에 머무르고 있다. 남은 넥센전에서 5타점을 기록할 경우 KBO 역대 첫 번째 1천500타점의 주인공이 된다. 이뿐만 아니다. 2017시즌 이승엽은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5개, 한·일통산 624개), 최다루타(4천69개), 최다타점(1천495타점), 최다득점(1천353득점) 2루타(464개)로 타격 5개 부문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우뚝섰다.

선배 양준혁이 보유하고 있던 각종 기록을 새로 썼다.

이승엽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단연 ‘홈런’이다. 또 홈런하면 2003년 10월 2일 이승엽이 터뜨린 한 시즌 최다 56홈런이다. 이승엽은 한국 프로야구의 인기를 올린 ‘1등 공신’이나 다름 없다. 잠자리채가 등장하는 진풍경이 이어졌고, 대한민국 모든 언론은 물론 팬들이 그를 주목했다. 당시 직장인들이 출근하면 “야 이승엽 홈런쳤냐?”라고 물을 정도로 대한민국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승엽 스스로도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이 되지 않을까”라며 56호 홈런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승엽에게는 이 기록 만큼이나 큰 기쁨이 있다. 2006년과 2008년 국가대표 팀으로 뛰면서 만들어낸 홈런이다.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3차전 일본전 8회 역전 투런 홈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 일본전 8회 투런 홈런이다. 2008년 당시 이승엽은 국가대표 팀 7경기에서 1할대 타율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어떤 한 팬이 내던진 한 마디에 이승엽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야 이승엽 좀 빼라.” 이승엽은 보란 듯이 홈런을 때렸고 전국민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결승전인 쿠바전에서도 결승 투런포를 때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승엽은 이 홈런을 터뜨린 뒤 인터뷰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그간의 마음고생이 고스란히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전국민이 함께 울었다.

이제는 이런 이승엽의 홈런을 볼 수 있는 날이 불과 1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3일 치러지는 대구 넥선전이 마지막이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이승엽은 한국 프로야구사에 수많은 발자취를 남겨둔 채 떠난다.

이승엽은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미비했던 팬 서비스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은퇴 후에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사인 등 팬 서비스를 기꺼이 할 생각이다. 나를 사랑해준 모든 팬들께 고개 숙여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은퇴 경기에서 만큼은 내가 주인공이 되고 싶다. 그날은 예전의 이승엽으로 돌아가려 한다. 나를 위해 팀이 꼭 이겨줬으면 좋겠다”면서 “팬들 앞에서는 발표형식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즉흥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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