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선수생활 ‘마침표’
한국 프로야구의 상징인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이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끝으로 23년 야구 인생을 마감한다.
대구 출신인 이승엽은 ‘국민타자’로 불릴 만큼 한국 야구계에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경북고 졸업 후 1995년 투수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프로 데뷔 후 타자로 전향했다. 이후 그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성장했다. 2003년 56호 홈런을 쏘아 올려 한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기록을 수립했고, 2013년엔 리그 통산 최다 홈런(352개)에 이어 최초로 400홈런 시대를 여는 등 프로야구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는 홈런 외에도 프로야구사에 기록된 각종 타자 기록을 양산했다. 이승엽은 은퇴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최다루타, 최다타점, 최다득점, 2루타까지 타격 5개 부문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2004년부터 8시즌 동안 일본 무대에서 뛴 후 복귀한 국내 무대에서도 그의 존재가치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올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승엽이 평소 말한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을 하지 않는다”라는 좌우명은 프로야구 선수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귀감이 됐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 큰 족적을 남긴 이승엽은 은퇴를 선언한 올해 마지막 시즌에서도 전성기 못지 않은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그를 떠나 보내는 야구팬들에게는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제 그라운드에서 그를 볼 시간도 단 1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각 구단은 이승엽의 업적을 기려 KBO 리그 최초로 ‘은퇴 투어’를 진행했다.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의 경기 전 마지막 은퇴 투어 행사를 가진 이승엽은 3일 대구 홈에서 누구보다 화려했던 선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승엽의 은퇴경기 입장권 2만4천장은 지난달 26일 일찌감치 매진될 만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승엽은 “약속은 약속이다. 예전에는 홈런을 치고 기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기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진짜 떠나야할 때가 된 것 같다”면서 “내가 떠나야 팀도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아쉽지만 지금 떠나는 게 사랑하는 삼성을 위한 일이다”고 말했다.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